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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을 죽여서는 안됩니다.
게시물ID : lovestory_549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빔밥삼백원
추천 : 1
조회수 : 4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16 13:26:36

BGM 정보: http://heartbrea.kr/index.php?mid=animation&search_target=title&search_keyword=%EC%97%94%EC%A0%A4%EB%B9%84%ED%8A%B8&entry=document_srl%2F3696694%2Fpage%2F1&document_srl=3696694


예를 들어,

 

 

사람을 죽이는 건 나쁜일일까? 라고 어른이 착한 아이에게 질문합니다.

 

 

나쁜일이에요. 라고 전쟁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던 착한 아이가 대답합니다.

 

 

이해 할 수 없다는 얼굴로요.

 

 

자아, 우리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나쁜일이에요. 그런데 왜 저 사람들은 사람을 죽이고 있죠?

 

 

 

 

 

사실 살인은 나쁜 짓이 아닙니다.

 

 

무슨 개소리냐구요?

 

 

아아 욕하지 말아요. 설명해 줄테니까.

 

 

지금부터 나는 궤변을 늘어놓을 겁니다. 받아들이든 흘려버리든 그건 당신들 마음이에요.

 

 

 

 

간단한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죠.

 

 

나는 짝꿍에게 지우개를 빌릴겁니다.

 

지우개 좀 빌려줘. 라고 말하겠지요.

 

내게 호의적인 짝꿍은 흔쾌히 응. 이라고 대답합니다.

 

나는 지우개를 썼고 짝꿍의 자리에 두었습니다.

 

어라, 다시 지우개가 필요해졌습니다.

 

나는 좀 전에 짝꿍에게 허락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엔 그냥 지우개를 가져다 씁니다.

 

그러자 짝꿍이 얜 뭐야? 라는 얼굴로 바라봅니다.

 

너 왜 말 안하고 내 지우개 써? 라고 짝꿍이 질문합니다.

 

말했잖아. 빌려달라고. 내가 대답합니다.

 

그건 처음에 그런거지. 또 빌려갈 거면 다시 허락을 받아야지. 넌 돈도 그런식으로 빌리니?

 

나는 어이가 없습니다.

 

짝꿍도 어이가 없습니다.

 

 

 

 

이 상황은 어떤 문제일까요?

 

 

물어보나마나 나와 너의 차이이지요. 예? 관점의 차이요? 아아 그런 말도 있죠.

 

 

생각의 차이, 관점의 차이.. 뭐, 어쨌든 너와 나의 차이라는 뜻이잖아요.

 

 

 

우리는 사소한 것 하나도 받아들이는 것이 다릅니다.

 

 

국에 밥을 말아 먹는 것과 밥에 국을 부어 먹는 것처럼요. <무슨 소리냐구요? 짱구에서 봤어요. 가끔은 철학도 나오더군요.

 

 

 

 

살인은 나쁜 짓입니다.

 

 

라고 우리는 배웠죠.

 

 

이유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라고 함축 할 수 있겠군요.

 

 

우리의 도덕, 도리 같은 도구에 맞춰서 만들어진 이유입니다.

 

 

하지만 사자도 사자를 죽이고 소나무도 발밑의 풀을 말라 죽이는 데

 

 

왜 사람은 사람을 죽이면 안될까요?

 

 

사람이기 때문이라서요?

 

 

정답입니다.

 

 

 

사람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을 죽여서는 안됩니다.

 

 

음.. 왠지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군요.

 

 

그럼 말을 조금 바꿔볼까요?

 

 

사람은 사회이기 때문에 사람을 죽여서는 안됩니다.

 

 

이제 조금 쉬워졌군요.

 

 

예. 그렇습니다. 사람은 사회입니다.

 

 

사회를 창조하고 구성하고 유지하는 생물이 사람입니다.

 

 

 

아, 물론 동물과 식물에게도 사회가 있긴 합니다.

 

 

인간들의 것보단 좀 덜 복잡하고, 더 얽매이지 않은 사회죠.

 

 

 

사람의 사회는 복잡합니다. 말도 못할 정도죠.

 

 

법과 규칙, 예의범절, 씨족, 혈족, 도덕과 윤리, 예술과 종교, 의학, 상상, 언어, 이성과 본능, 또는 추동, 역사, 과학, 꿈<이하 생략

 

 

수 많은 도구들이 우리를 고정시키고 정체시킵니다.

 

 

결과적으로 도구들은 발전하고 우리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만 걷고 있는 실정이지요.

 

 

도구의 발전에 대해서는 생략하도록 하고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사회를 창초한 사람은 그 창조한 세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사회라는 것은 쓸모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위에서 말했던 수많은 도구들을 다시 창조해 갔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도구들은 불완전해서 그 불완전한 부분들을 다른 도구들로 막아야했습니다.

 

 

많은 도구들이 만들어졌지요.

 

 

그리고 인간의 본능이라는 부분도 도구로 막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파괴라는 본능입니다. 프로이트는 타나토스(죽음과 파괴의 추동)라고 말했지요.

 

 

 

 

사회를 붕괴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불완전한 도구들이 아닙니다.

 

 

그 도구들을 만든 원인인 인간의 본능입니다.

 

 

인간의 가장 위험한 본능인 파괴, 즉 죽음입니다.

 

 

 

 

생물의 삶에서 죽음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생명을 유지하는데 이 죽음을 사용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죽음은 사회를 유지하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붕괴시킵니다.

 

 

사회를 혼란에 빠지게 하지요.

 

 

사람의 죽음만이 아닙니다. 생물의 죽음이라면 어느 곳에라도 혼란이 발생합니다.

 

 

그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은 혼란에 빠진 인간에겐 아무 의미없는 쓰레기일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사회는 법이라는 도구로서 '타에 의한 죽음'을 막고 혼란을 최소한으로 방지합니다.

 

 

그리고 도덕이라는 이름의 도구를 명분으로 세웠지요.

 

 

이렇게 해서 '살인은 나쁜 것이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라는 논리가 완성된 겁니다.

 

 

 

 

우리는 우매한 짐승과는 다른 고결하고 우월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라는 밑도 끝도 없는데다 근거도 없는 주장은 거절하겠습니다.

 

 

짐승이 우매한 이유는 뭐고, 인간이 고결하고 우월한 이유는 뭔가요?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은 '많은'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 뿐,

 

 

파괴해서 먹고 유지하고 싸는 건 똑같습니다.

 

 

 

 

싸이코패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격적 결함의 일종이라나요? 죄책감 따위를 상대적으로 덜 느끼는 인격장애라는군요.

 

 

그렇다면 싸이코패스를 가진 사람들 중 몇몇은 살인을 아주 별거 아닌 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네요.

 

 

아 물론, 싸이코패스 중에서만 그런다는 건 아니고, 일단 저도 살인이 나쁜 것이라고 전제하지는 않으니까요.

 

 

뭐 일단, 이런 사람들은 '사람을 죽이는 게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인가'라고 말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살인 = 나쁘다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설득당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사람들은 대체로 이런 이들을 이렇게 부릅니다.

 

 

미친놈, 또라이, 변태, 곱게 말하면 정신 이상자 쯤 되려나요?

 

 

 

중요한 건, 살인에 대한 두 관점 모두 각자에게는 믿음이고 신념이고 진리라는 겁니다.

 

 

나와 당신에게는 다른 사람의 가치를 판단 할 자격이 없습니다.

 

 

국과 밥을 먹는 방법을 명확히 할 수 없는 것처럼요.

 

 

 

들어두세요.

 

 

우리가 좋고, 나쁨을 말하는 것은 그것들이 사회를 유지하는데 이로운지 해로운지를 따지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회의 발전이 아니라, 유지를 위해서에요.



-소설가 이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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