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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방송'에서 정치권력 풍자는 무리?.. tvN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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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이군
추천 : 1
조회수 : 89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02 03:50:06

'최일구의 끝장토론' 이어 SNL코리아도 위축

움직임…"국민 알권리 차원, 다양한 포맷 필요" 반론도

 

[미디어오늘민동기 기자]

 

'대기업 방송'에서 정치시사 풍자 프로그램 제작은 불가능한 것인가. 최근 검찰이 CJ그룹과 이재현 회장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면서 CJ E & M의 tvN을 두고 방송계에서 회자되는 얘기다.

실제 tvN은 지난 29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 예정이었던 < 최일구의 끝장토론 > 을 잠정 연기했다. 또 지난주엔 정치풍자로 인기를 끌었던 < SNL코리아 > '글로벌 텔레토비'도 갑작스레 방송을 하지 않았다. 방송계에선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의 시위와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 등으로 부담을 느낀 tvN이 정치시사 관련 아이템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tvN은 최근 사태와 관련해선 철저히 '노코멘트' 입장이다. '글로벌 텔레토비' 불방과 관련, tvN 측은 "그 문제와 관련해선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tvN 안팎에선 이재현 회장을 비롯해 CJ에 대해 '싹쓸이' 수준의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회비판적 내용의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불방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일구 끝장토론' 방송연기·SNL코리아 '글로벌 텔레토비'도 불방… '눈치보기'

실제 일부 보수 인터넷매체는 최근 tvN < SNL코리아 > 가 'CJ 검찰수사'에 대해선 침묵한다며 tvN을 비판하기도 했다. tvN 관계자는 "'SNL코리아'는 물론이고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최근 상황에 상당한 부담과 위축을 느끼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여러 사정을 감안한 tvN측이 방송내용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걸러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방영이 잠정 연기된 tvN < 최일구의 끝장토론 > ⓒtvN

 

문제는 tvN의 이 같은 위축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방송계에선 검찰 수사진행 상황이나 결과에 따라 tvN 편성방향이 영향을 받는 건 불기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이번 수사를 계기로 tvN이 지금까지 강화해 왔던 '정치시사 풍자'가 아예 다른 기조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대기업 방송'이 가진 본질적 한계가 이번에 정확히 드러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CJ E & M이 글로벌 미디어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편성 등을 해왔는데 그런 전략 자체가 이번 검찰수사로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면서 "지금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CJ 미디어 부문은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CJ E & M이 정치풍자와 시사코미디라는 장르를 확대하면서 젊은 층의 지지를 많이 이끌어 냈지만, 검찰수사나 정치적 압박이 가해지면 단번에 위축될 수 있음을 이번 사건은 보여주고 있다"면서 "결국 '대기업 방송'이 가진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김 평론가는 "tvN이 '정치비평'을 하고, 최일구 앵커 등을 영입하는 등 보수적인 지상파가 하지 못하는 '시사풍자' 장르에 대해 역할을 정립해 온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하지만 엄밀히 보면 그것은 CJ의 확장성이라는 자본의 증식논리에 따른 것일 뿐 방송철학 등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현재 CJ에 대한 여러 압박은 CJ E & M의 규모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에 대한 권력의 견제성격도 다분히 포함돼 있는 것 같다"면서 "일종의 'CJ 길들이기'인데 자본의 속성상 CJ측이 보수진영의 눈치를 앞으로 계속 볼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기계적인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보수적인 색깔이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tvN 'SNL코리아'의 한 장면 ⓒtvN

 

 

한편에선 '정치비평' '시사풍자' 장르가 조금씩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번 파문으로 다시 위축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CJ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면서 "tvN이 '대기업 방송'이고 그것이 가진 한계도 분명하지만,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다양한 포맷의 방송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은 긍정적인데 그것이 위축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처장은 tvN의 정치시사 풍자 프로그램을 '유사보도'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단정적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처장은 "교양과 시사, 연예와 오락프로그램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유사보도'로 얘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왜곡된 내용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다양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 미디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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