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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미안해..
게시물ID : lovestory_558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하대디
추천 : 4
조회수 : 60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04 15:11:31

넋두리.다짐.

 

아이에게 아빠란 모름지기 한겨울 모진 눈보라도 거뜬히 막아주는 든든한 고목이고

번개맨과 맞짱떠도 단칼에 눕힐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영웅일진데...

아직 철이 덜 든 저는 그렇지 못해서 아이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보통 사람처럼이라도 살아가려면 정말 목숨걸고 살아야 하는데...

세상을 너무 쉽게 생각했는지 이제와 쉽질 않습니다.     

덕분에 같이 철 못들은 와이프와도 종종 싸우는데...

누구의 잘못이라기 보다 이해랑 배려가 부족한 탓일듯 합니다.

 

어젠 아이 앞에서 싸웠습니다.

나름 개념있는척, 애들 가정교육에 신경쓰는척 하면서..

순간의 감정을 못참고 애 사이에 놓고 소리높여 싸우고 말았네요....

애는 눈치봐가며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고...

왜그러냐고 조심스럽게 묻는 아이한테까지 소리 질렀습니다...

자격도 없을 아빠 엄마 둘다 그래버렸습니다....

소리치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소리 낮추고 안아줬지만...

눈물이 나오는데 울지도 못하고 눈말 빨개진 아이의 표정은 평생 잊지 못할겁니다...

그렇게 가만히 있다 잠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어린이집에 보내주시는 할머니댁에 데려가면서...

뒤에 앉아 핸드폰으로 게임하는 아이한테 나혼자 미안해서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했습니다...

 

"아들...미안해"

"응..."

"!!....너 아빠가 왜 미안하다고 하는줄 알아?"

"알아..아까 엄마랑 아빠랑 싸워서..."

"..........."

"인제 괜찮아.."

 

미안하다는 말에 바로 저렇게 대답하는건..

아이도 맘속에 그 생각이 계속 남아 있었다는건데....

운전하면서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너무 미안해서....

다섯살배기 아들보다도 철이 못든 아빠가 너무 미안해서 맘이 말로할수 없이 아팠습니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때 했던 다짐...

삶에 치여 긴 시간도 아닌데 잊고 지내던 다짐을 다시한번 새겼습니다..

이제 아빠는 아빠일 뿐이라고, 우리 두 아들이랑..아무것도 없는 날 보고 결혼해준 마누라 위해

살겠다고...아빠 인생은 그게 행복이라고...

미안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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