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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도자기 좋아하세요?
게시물ID : art_102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이라보유
추천 : 10
조회수 : 79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6/09 16:32:20

1. 일본


저희학교 교수님은 일본을 굉장히 싫어하세요.


우리나라를 사랑하시기 때문이에요. 




일본은 역사에서 항상 뭔가가 늦었어요. 도자기도 그랬어요. 일본은 스스로 도자기를 만들 능력이 없어서 조선에 주문을 했어요.


당시의 주문서는 지금도 남아있어요. 치수와 색깔까지 정확히 표시되어있어요.


일본은 다완이라는 차마시는 사발을 좋아했는데, 이건 일본인들이 즐겨마시던 '말차'라는 차 때문이에요.






이게 말차에요. 녹차라떼같죠?


맛은 녹차라떼에서 우유맛하고 단맛뺀 그런맛이에요.


잎차가 아닌 가루차를 뜨거운물에 풀어서 오른쪽의 차선이라는 대나무를 쪼갠 도구로 거품을 내서 먹는거에요.


빨리 휘저어야 하기 때문에 찻사발이 작다면 다 흘러넘쳐요. 그래서 일본은 조선에 말차를 마실 찻사발을 주문한거에요.


당시 일본에서의 차문화라는 것은 힘있는 영주라도 함부로 즐기지 못했어요. 정말, 최고의 최고만 즐길 수 있는 최상류층의 제한된 문화였죠.


서양에서의 티타임하고는 개념자체가 달랐어요.


뭐 이런 개념을 가지고 있던 일본의 영주들은 귀한 찻사발을 얻기위해 성 하나와 찻사발을 바꿨다고도 해요.


환장하는 걔네에 비해 근데 우리나라는 그냥 주문받아서 만드는 그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에 내가 있었으면 사발에다 티안나게 '가여운것들...'이라고 적었을텐데...



이건 일본의 국보인 이도다완(井戶茶碗) 이라는 찻사발(다완)이에요. 물론 우리나라가 만들었고, 일본에서 국보가 되었어요.


어때요?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나요? 이런 사발에 일본인들은 성을 바꾸고 그랬어요.


이 이도다완은 경남 하동군에서 만들었어요. 경상도는 막사발로 유명해요. 문경, 하동, 고성 등은 예전에 일본에 수출하던 막사발을 만들던 가마터가 많았죠.


저는 처음에 막사발이 막걸리를 담아서 막사발인줄 알았는데 막 써서 막사발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막사발은 막 사용하면 깨져요.


일본이 환장했던 막사발(다완)의 수준은 우리나라에선 머슴이 썼던 그런정도의 저급도기라고 해요.


물론 나중에는 고급도기들이 수출되었고, 임진왜란 후에는 직접 만들어 썼죠.


임진왜란은 다른말로 도자기전쟁이라고도 해요. 도예과가 아니라도 임진왜란을 배운다면 '도공들을 많이 데려갔다' 라는 꼬릿말이 붙는 건 아실 거예요.


실제로도 임진왜란의 보조적인 목적은 도공을 데려오는 것이었어요.


당시 왜구가 우리나라로 쳐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접수한 곳이 가마터였다고 해요. 도공들을 잡기 위해.


당연하죠. 찻사발 하나에 성 하나가 왔다갔다 하는 그런 일본이었는데.


이때 일본 도자기의 국모, 여자 사기장 백파선이 일본으로 끌려가요. 약 900명의 사람들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서 백자를 생산했다고 해요.


그렇게 일본은 임진왜란 후에 독자적으로 도자기를 생산 할 수 있게되고, 몇 백년이 지난 후에는 우리나라를 뛰어넘어요.


임진왜란이 아니었다면 일본은 지금쯤 어땠을지 궁금해요.


일본은 뭔가 하나를 가져가면, 자문화화 시키고 향상시키는 능력은 뛰어난 것 같아요. 열받게 하는 일은 많지만.


(조선의 사기장 백파선의 이야기는 7월쯤에 '불의 여신 정이'라는 이름으로 드라마화 된다고 해요. 문근영이 주인공이라고 하네요.)




2.


도자기는 우리 주변에 보이는 그런 흙으로 만들지 못해요.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쓰는 흙은 고령토, 장석, 규석등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고 반드시 점성이 있어야해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흙을 마사토라고 하는데, 마사토도 어느정도 정제와 발효를 거치면 도자기로 만들 수 있는 흙이 돼요.




도자기에 필요한 흙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당한 흙을 찾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점토들은 처음에 이런 상태로 발견돼요.


여기서 정제과정을 거치면..




이런 점토가 돼요. 



이건 흰 백자를 만드는 흙이에요. 흙속의 산화철과 티타늄 성분이 흙을 붉게 만들어요. 백자토는 그것들의 비율을 0~1%로 낮춰서 가마에서 나왔을 때 흰색으로 보이게 하는 흙이에요.


흰 도자기라고 해서 흙도 흰색이지는 않아요. (그런것도 있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흙이 있어요.


열에 강한 내화토, 우리나라에만 있는 옹기를 만들 때 쓰는 옹기토, 흰색을 내는 백자토, 원래는 붉은 색의 청자토, 검은색을 내는 자토..등등


다양한 흙에 다양한 유약, 불을 때는 방법...도자기는 변수가 워낙 많아서 같은게 나올 수가 없어요. 공장에서 나오는 것도 사실은 조금씩 달라요. 


도자기는 절대 기계로 생산하지 못해요. 사람이 꼭 필요한 공정이 있어요.


도예를 배우고 난 다음부터는 싸구려 접시라도 함부로 보지 못했어요. 그 도자기하나가 나오려면 꽤 오랜시간이 걸리거든요.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공정이 필요해요.


제토(흙만들기) -> 성형 -> 장식(상감, 투각, 양각 음각 등...) -> 초벌 -> 장식(안료) -> 시유(유약바르기) ->재벌


적어도 열흘은 걸리는 기간이에요. 싸구려 접시도 하나 나오기 위해서 800도와 1250도를 견뎠던 장한 놈이였던 거에요.


뭔가 인내해야 할 때 제가 만든 도자기를 보면서 참아요. 걔네들은 1250도를 견뎌내고도 묵묵하니까요.


그래서 도예를 하는 사람들은 성격이 다 좋나봐요.




도예체험은 시간만 있으면 할 수 있어요.


곳마다 다르지만...아마 40분안의 거리에 공방이 있을거에요. 도자기하는 사람들은 이천이나 여주에만 있지 않으니까요.


도예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어요. 맘만 먹으면 세상에 하나뿐인 컵, 밥그릇같은걸 만드는 건 일도 아닐거에요.


너무 주절주절대서 뭐라고 썼는지도 모르겠네요. 궁금한거 있으시면 댓글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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