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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게시물ID : gomin_7315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음악쟁이
추천 : 0
조회수 : 28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6/11 06:34:37
세상 그 누구보다 싫었던 사람이 있었다.
학교에서 배우고, 내가 지식이라 여겼던 테두리에서
그사람은 옳지 못한 행동을 내게, 우리 가족에게 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세상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인자한 그런사람이었다.

군대에서 누군가 내게 말했다.
아홉번 못하고 한번 잘해준것보다
아홉번 잘하고 한번 못하는게 더 ㅈ같이 느껴진다고.

사실 그사람의 행동은 빈도로 따지면 7:3 정도 되셨던것 같다.
근데 세번의 강도가 좋은쪽의 70배에 달할정도로 무서운 분이셨다.
굳이 비교하자면 체감온도로 비할수 있을것 같다.
어렸고, 시야가 좁았다.
좋은건 하찮아보였고 나쁜건 그 어떤 일보다도 커보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사람은 그분으로, 그분에서 아버지로 변했다.

나는 아버지를 사랑한다.
단 한번도 사랑하지 않은적이 없었던것 같다.
싫었던 모습이 그렇게도 커 보였지만, 
마음한켠에는 내가 그를 사랑하고,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걸 알고 있었다.

철없던 시절, 매몰차게 그를 밀어내고 부정해도
난 항상 그의 품안에서 바둥거렸을 뿐이었다는걸
군대에 입대하고서야 알게되었다.

나이 서른에 아직도 아빠, 아빠, 하면서 통화를 하지만
아버지라는 단어를 들을때면 웬지 숙연해진다.
내 지난 잘못에 대한 반성과, 그분의 희생에 대한 존경은 물론이거니와
그가 걸었던 길을 내가 또 걸으려 함이 나를 그렇게 만드는것 같다.

오유인답게 여자친구가 없다.
가정을 꾸릴래도 뭐 이건 젠장이지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넥스트가 내게 음악인의 꿈을 꾸게 해줬고
독수리 오형제의 남박사0가 내게 과학자의 꿈을 꾸게 해줬다.
하지만 단 한순간도 나는 그들을 미워한적이 없었다.

하지만 애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
2년간 목소리와 글로만 안부를 전해야했던 아버지.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안아드리고 싶지만
너무나도 내가 멀리있는 탓에 그러지 못하고 있다.

물론 형과 동생이 내 빈자리를 채우고 남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그를 향한 내 마음은 채울수가 없기에
홀로 울적해 이렇게 술을 마시는것 같다.

수화기 넘어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도
부족하기 그지 없다.
아버지의 까칠한 수염을 느끼며 안아드리고 싶다.
육성으로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멀리 나와서 내 갈길을 잃은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죄송하다.
나답지 않게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 안쓰럽다며
다부지게 살라는 아버지의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부지게 살라는 말은 자신있게 스스로를 믿고 열심히 밀고 나가는거야

사전적 의미가 맞을지 알게 뭐람.
아버지가 나를 믿는데...
나를 믿는 아버지를 믿고 다부지게 살아 볼란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빛을 제게 보여주시고 그렇게 저를 사랑해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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