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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병시절 대령에게 전화건 썰 (쫌 스압)
게시물ID : military_239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후라보노보노
추천 : 13
조회수 : 206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6/11 23:23:37

밀게에 처음으로 내 썰을 풀어보려고 함. 

참고로 100% 레알 ㅋㅋㅋ

 

때는 03년, 어느 시골 산꼭대기에 있는 쪼그마한 부대에 '정보병'으로 가게 됨.

정보병은 부대의 비밀문서(줄여서 비문) 를 접수하고 보관하고 보안업무를 하는 등...꽤 많은 일을 함.

(땡보라고 생각하는데 아니야!)

한 100명 정도 되는 부대에서 이 업무를 나 혼자하는 상황 ㅠㅠ

(선임 정보병이 말년휴가 나가있을때 내가 들어옴. 인수인계따위...ㅠㅠ)

 

어리버리까며 눈치껏 업무를 하고 있는 와중! 저 높디 높은 사령부에서 눈부신 비밀문서가 하나 날아옴~

(참고로 사령부 밑에 몇개의 여단이 있고, 여단 밑에 여러 대대가 있고, 그 대대마다 여러 포대가 있는데, 

나는 제일 바닥의 포대, 제일 바닥의 이등병 찌끄레기였음ㅋㅋ)


바로 기존의 비문을 수정하라! 는 내용의 비문임.

문제는 수정대상인 A 비문과 수정하라고 날라온 B 비문에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음!

사실 이런 비문 수정은 병사가 하는게 아니라 간부가 해야 하는 거지만, 뭐 알다시피 대충대충임.

제가 "이거 문서가 이상합니다!" 라고 보고해도, 한번 쓱 보고 '그냥 대충 수정해~' 라고 함 ㅡㅡ

(그러다가 검열나와서 트집잡히면 나한테 옴팡 뒤집어 씌울거면서...)

 

그!러!나!! 당시의 난 국가군사보안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험난한 특기교육을 마치고 온 열혈 정보병!

소중한 군사비밀문서를 대충 수정할 수 없다! 점하나, 획 하나라도 확실하게 하고 넘어가야겠다!

라고 마음먹음  (잠시후 대참사가 일어남)


문서에 보면 기안자라고 하나? 그 문서를 만든 사람의 직책과 이름이 나와있음.

무슨 정보과장 홍길동 이런 사람이었는데, 이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면 되겠다 싶었음 ㅋㅋㅋㅋㅋ 

쉽게 말해서, 삼성에 갓 들어온 인턴 나부랭이가 문서가 이상하다 생각되니 이건희한테 물어봐야지~ 이런 느낌? ㅋㅋㅋ

사실 대대의 정보과장이 소위였으니까, 공군본부면 뭐 중위나 대위쯤 되려나? 싶었음.


그!래!서 전화 검 ㅋㅋㅋㅋㅋ

군대 갔다온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무슨 직통번호 눌러서 통화하는게 아니라 

막 통신반 거치고, 상위부대 통신반 거치고 막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함.

당시 난 군기 충만한 이등병이었으니, 

"필!승! 000포대 정보병 김!갑!환!입니다! 홍길동 정보과장님께 용건있어 전화했습니다!" ㅋㅋㅋ

사령부에서 전화받은 사람도 왠 저 아래 부대의 이등병 찌끄레기가 정보과장을 왜 찾나 황당했을꺼임

나한테 무슨일 때문이냐 물어봤는데, "비밀문서 관련 문의드릴께 있습니다!" 이러니까, 걔네도 뭐 중요한 일인가 싶었나 봄 ㅋㅋㅋ

그래서 결국 바꿔줌! 


내가 이등병이라고 하니까 조낸 얼척없어하는 목소리가 느껴짐 ㅋㅋ

그래서 이래저래 내가 설명을 하니, 결론적으론 내 생각이 맞았음! 수정하지 말고 냅두라함.

지금생각해보면 그 정보과장이란 사람 참 착한듯 ㅠㅠ 짜증안내고 친절히 알려줬음.

암튼 감사합니다 필승 이러고 끊으니, 내 주변에서 내 통화를 듣던 모든 고참과 간부들이 날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음 ㅋㅋㅋ


"야 너 어디다 전화건거냐? "

"사령부 정보과에 전화했습니다!" (다들 경악)

"그래서, 너 지금 누구랑 통화한거냐?"

"정보과장이신 분과 통화했습니다!" (다들 경악X2)


선임들은 나보고 미쳤냐고 하고, 우리부서 제일 높은 간부는 조낸 황당해하며 포대장에게 보고하러 감.

참고로 우리 포대장이 소령이었음 ㅋㅋ 

우리 부대의 대빵이다보니 나로썬 소령도 조낸 높아 보였음.


포대장 등장~ 나한테 막 이것저것 물어봄.

"김갑환 이병. 사령부 정보과장이랑 통화했나?" 그러고 

옆의 간부한테 "사령부 정보과장이 누구시지?" "네. 홍길동 대령이십니다." 이럼 ㅋㅋㅋㅋ

짜잔~ 대!령! 내 앞에 계신분이 소령! ㅋㅋㅋㅋ 나 무슨짓을 한거지? 막 멘붕왔음 ㅋㅋㅋㅋ


포대장도 막 간부들이랑 "야 이거 사령부에 전화해서 사과해야할까?" 막 이러고, 난 조낸 쫄아있었음;;;

근데 포대장도 내 얘기 듣고보니 딱히 문제 될 건 없어보임.

그래서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나보고 공군본부나 국방부로 전화안 걸어서 다행이라고 농담도 하심 ㅎㅎㅎ 젠장


암튼 100명정도 밖에 안되는 작은 부대다 보니, 우리 부대는 물론, 대대까지 내 소문 다 퍼졌음

이등병 시끼가 사령부 대령한테 다이렉트로 전화걸었다고 ㅋㅋㅋ



마무리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음. 암튼 이거말고 다른 썰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나중에 쓰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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