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이라고 돈 안드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아침에 먹던거 좀 덜어서 싸면 되니까 돈이 많이 드는 건 아니지 싶다..
쉬는시간 짬짬이 인터넷을 본다..오늘은 높으신 양반네들이 뭔 사고를 쳐놨을까 하는 궁금증과
조중동은 오늘 어떤 거짓말을 씨부리고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정 머시기가 버스요금이 한 70원 하나? 하고 말했단다..미친놈..
그놈들에게 지금 우리 국민들이 점심 한끼로 나가는 돈이 5천원쯤 됩니다..라고 하면
5천원이면 싼거 아니야? 라고 하겠지..
5천원의 가치...우리가 생각하는 5천원의 가치와 그놈들이 생각하는 5천원의 가치의 차이는 정말 어마어마하겠지..
하긴..한끼 밥값이 10만원씩 나가도 별로 아까워하지 않을 놈들 같으니 그렇다 치자..
돈 많은건 죄는 아니니까..다만..정당한 수단으로 벌었다면 말이지..
고위공직자들 재산 까발리라고 한다..물론 돈 많은거 자체가 문제되진 않는다..
불법이든 탈세든 어쨌든 열심히 모았을테니까..근데..그런 놈들이 그 한 끼 밥값의 가치를 아느냐는거지..
후덜덜 떨면서 오늘 점심 드럽게 맛없네 하고 투덜거리며 5천원을 내고 나면 덥다고 한 잔 사먹을 수 있는 음료수값, 밥먹고 한잔 하고 싶은 커피의 유혹..어느 정도는 뿌리쳐야 한다..
그런 삶의 의미도 모르는 새끼들이 민생을 운운한다..참 어이가 없다..
또 뭐라더라..에너지를 아끼자고 했나?
뭐..좋지..지구의 생명을 살린다는 의미에선..아껴야지..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10여년 후 기름이 바닥을 드러내고 더이상 쓸 기름이 없어지면 ..아마도 무척이나 억울할 것 같다..기름값 열심히 아껴서 돈은 좀 모았다 치고..(사실 모을게 없다..줄일 수 밖에 없어서 줄인건 아껴서 저축하는거랑은 다르니까..)
아끼자 아끼자 했던 놈들은 관용차에 외제차에 더운날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내돈 내맘대로 쓰는데 뭐...라고 지껄이며 참 열심히 써주시는데..
와..이거 생각해 보면 미친듯 허리띠 졸라매고 남들 말하는 BMW 버스 지하철 걷기운동 열심히 했더만 쓰는 놈들은 실컷 쓰고 에너지 바닥내고 아끼는 사람들은 아끼다가 바닥난 에너지 감상하고..
니미..가고 싶었던 정동진이나 드라이브 즐겨둘걸...하고 후회될 듯...
아껴야 된다는 말엔 동조하지만 그런 말을 운운하는 놈들이 솔선수범하지 않으니 별로 아끼고 싶은 맘 안생긴다..
한달 100만원 번다치고 90만원이 기름값으로 나가도..그래서 내 통장에 잔고가 말라도 쓰는 놈들이 하는 말은 실감 안난다...아니..못하겠다..그런 놈들이 민생운운하는거 이젠 역겹다..
참 서럽다...나라가 어려울수록 정신 못차리는 권력가들은 더 잘살게 되네..불법을 즐겁게 누리면서도 한세상 살다 가면 훗날 후손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쓰지 않을 수 있구나...
오늘 하루 에어컨을 한 30대쯤 팔았다..
다 아끼자고 난리인데 에어컨 매출은 가만 앉아있어도 늘어난다..신기하다..
난 내가 쓸 수 있는 한도에서 쓰고싶은 만큼 써야겠다는 생각이 참 나쁜 생각이라고 여겼는데..꼭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선풍기가 더 많이 팔릴 줄 알았는데...
재테크고 나발이고...열심히 살아서 그나마 밥먹고 사는게 부담은 좀 없어졌지만 그래도 서러운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자격지심일까...자본주의 특성이지만..돈이 돈을 번다고..쌔빠지게 일 안해도 한달에 몇천 몇억씩 그냥 불려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배아파 하는..나는 그런 속물인가보다...
전두환 이후로 다시는 공안정국따위 찾아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어찌 이렇게 잘 들어맞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