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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정치? - 진정한 민주주의의 적은 누구인가?
게시물ID : sisa_4147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명논객
추천 : 11
조회수 : 48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7/16 00:27:23

Written by 무명논객


박근혜 대통령이 발끈하고 나선 모양이다. 새누리당은 연일 '사과하라'며 난리춤을 춘다. 어디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에서 저급한 '막말'이 나올 수 있느냐며. 심지어 '당신'이라는 높임법마저도 물고 늘어지는 걸 보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자신들의 과거 막말이 떠오르는가 보다. - 사실 국회의 도덕성 자체가 이미 추락할 대로 추락한 마당에 도덕성 시비를 걸고 있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스러운 상황이다.


나는 이 글에서 새누리당의 그 뻔뻔한 면전도, 민주당의 멍청한 대응도 문제 삼고 싶지 않다. 다만 이 글에서 다룰 문제들은 소위 '막말' 논란으로부터 터져 나오고 있는 우익들의 '더러운' 권위의식에 대해 비판하고자 함이다. 민주주의 사회의 보편적 규범과는 동떨어진, '품격'에서 정치를 논하고 있는 이 멍청이들의 저열함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더불어 그들의 허위적 권위의식으로부터 발견되는 전체주의자들의 광기를 비판하는 것은 덤이다.


우리는 통념적으로 정치를 권력의 문제로 치환해서 보곤 한다.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이다. 정치에 있어서 권력이란 떼어 놓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력은 언어로 뒤덮혀 있다. 핵심은 이것이다. 권력 위에 얹어진 언어를 바라보는 것. 권력은 언어로써 기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바라보아야 할 대상은 권력 그 자체라기보다는 권력 위에 얹어진 언어다.


권력은 강제하는 힘이다. 그러나 이 '권력'과 대비되는 개념이 있는데, 바로 '권위'이다. 권위는 자발적 복종과 동의를 이끌어내는 언어체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권력자는 피지배자로부터 이러한 권위를 인정받기 위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한다. 이데올로기, 광고, 홍보, 전통, 역사 등등... 우리는 이러한 언어체계들을 학습 혹은 체득함으로써 권위를 인정한다.


과거 봉건 왕조 시대에서는 보통 권력은 세습되며, 권위는 전통에 의해 뒷받침되었지만 민주주의 사회로 점차 바뀌면서 권력과 권위가 지탱되는 방식은 달라졌다. 권력은 합법적 절차에 의해 제한되었으며, 권위 역시 이러한 절차적 정당성에 의해 합리적으로 부여되는 가치가 되었다. 물론 여전히 전통적 측면, 역사적 측면, 개인적 측면(카리스마 등)으로부터 이양되는 권위도 있지만, 가장 기초적으로 정당성이 상실된 권력은 권위를 인정받기 어렵다. 이게 민주주의 사회다.


대통령을 향한 비난 - 이것이 과연 민주주의적 윤리규범을 파손 내지는 훼손하였는가? 대통령 자신의 명예는 훼손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그러한 '막말'들이 민주주의적 기본 규범을 훼손하였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귀태' 발언이 법을 파괴하였는가?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은 순전히 도덕적 차원의 문제일 뿐, 민주주의적 윤리규범과는 사실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들이다. - 이런 점에서, 새누리당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 운운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기초적 이해조차 결여된 멍청한 행동들이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지배자에게 절대적 복종과 존경에의 표시를 강요하는 행위 자체야말로 진정 민주주의의 적이 아닌가?


다른 한 편에서, 우익들은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될 수 있는가? 민주주의가 기본적으로 보편성에 기대고 있으며, 그러한 규범에 의해 통제되는 사회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근본적으로 이러한 텍스트가 훼손되었는가 아닌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NLL을 고의적으로 오독하며 물고 늘어지는 치졸한 행동들에서 드러나듯, 이들의 언어들은 철저히 정념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 애국은 실재적 텍스트인가? 그리고 그것이 민주주의의 근본적 훼손과 어떻게 맞닿을 수 있는가? 나는 아직 이 질문에 대해 그들로부터 유효한 대답을 얻지 못했다.


권위는 쉽게 조작된다. - 비실비실한 삼류화가였던 히틀러는 순식간에 카리스마적 독재자로 탈바꿈했다. 우리는 이러한 권위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과 존경이 옳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다. - 정념적 관계로 이어진 치자와 피치자의 관계는 위험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애국"은 실제로 권위를 부여하는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반동적 흐름들은 아버지의 부활을 예견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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