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을 현역(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들어감)으로 들어갔어. 들어갔더니 재수,삼수, 사수, 예비역까지 있더라구.. 삼수이상은 나이가 많이 먹어서 자연스럽게 형이라고 불렸지만 재수생들한테는 호칭문제로 한동안 혼란스러웠지.. 동기는 무조건 말 트는거라는 둥, 알아서 하자는 둥.. 결론은 알아서 각자하기로 했지.. 어떤 재수생한테는 형이라고 하고 어떤 재수생한테는 말까고..
새학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포장마차촌에 가게 됐는데(그 도시는 포장마차들이 몇십개 모여있는 포장마차촌이 있었거든 저녁부터 새벽까지 술꾼들이 버글버글했어) 내 앞자리에 재수생이 마주앉았고 그 옆에 현역애가 하나 있었고 내 바로 옆엔 기억안나고.. 그런데 그 재수출신이 재수가 없는거야.. 그래봐야 한살차인데 재수한 얘기를 뭐 엄청난 인생이 경험처럼 얘기해주는데 꼴불견이더라구... (나야 재수생 고충을 모르지만 성적낮게 나왔다고 재수한다고 그러는 애들 이해 못했거든 그냥 아무대나 가자.. 이런 마인드였으니 재수생들 고생좀 했겠네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엄청 고생했다는 식으로 니들은 그래서 어리다 뭐 이런식으로 말을 하니 재수가 없었지.. 재수출신중에 몇은 진짜 형같은 사람들 있었고 이런 사람들은 나도 깍듯이 대했지만 얘는 별로 였어..)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특히 호칭문제 ㅋㅋ 대충 결론은 형! 이라고 부르고 존대말은 안하는 정도에서 대충 합의 보고 서로 만족하면서..ㅋㅋ 많이들 먹었는데 재수출신 옆에 현역 애가 속이 안좋다고 나갔다 온다고 하는거야.. 그랬더니 재수출신애가 자식 형이 따라갈게 하면서 따라가더라구 ㅋㅋㅋ
좀 있는데 나도 오줌이 마려워서 화장실쪽으로 가는데.. 화장실 옆 잔디밭에 현역애는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재수출신은 뒤에서 등두드려 주면서 있더라구.. 아직 피자굽기 시작은 안했는데 곧 따끈하게 한판 굽기 직전인 긴장감이 늦겨지더라구.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