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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니 아빠와의 에피소드가 떠올르는군요..
게시물ID : freeboard_7032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델슨
추천 : 1
조회수 : 1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7/28 14:22:47
여름이 와서 제가 고등학교때 겪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고1때까지만해도 이웃분들에게 착실한 아이,인사성이 바른 아이,착하다며 칭찬을 자주 받았습니다.
 
따른 아이들은 사춘기로 인해 까칠해지고 예민할 시기에도 저는 그런것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사춘기가 늦게 왔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신체적 발달은 이루어졌으나 정신적인 성장이 늦게 시작한듯 싶습니다.
 
고1 겨울방학때부터 부모님과 대드는 경우가 늘고 혼자만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성적도 점점 떨어졌구요 고1때만 해도 SKY를 갈수있을것같다며 선생님들의 이쁨을 받곤했습니다.
물론 현실은 ASKY지만요... 흠.. 아 이야기를 계속 할게요
 
그렇기에 첫째아들의 그런 반응에 부모님은 얼마나 힘드셨을지,
 
 
시간이 지나고 고2 여름 방학때였는데.
 
가족들이 조용히 티비를 보다 여동생이 있긴한데, 여동생은 그때 중3이라 사춘기가 한참이었거든요.
 
혼자 컴퓨터하고 있었고 저,엄마,아빠 3명에서 티비를 보고있었습니다.
 
그러다 티비에서 장래희망,직업,청년실업처럼 저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더군요
 
그때 아빠가 한말씀하시더군요
 
저희 아빠는 참 과묵하시고 표현을 제대로 못하시거든요..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도 잘 들어보지 못했어요...
 
넌 대학교 좋은데 못갈거같으면 공장이나 전문직을 해보는건 어떠냐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당연히 아버지 세대에서는 짤릴 걱정 없고 돈 많이 주는 전문직을 추천하시는게 잘못된것도 아니고
 
아들걱정에 그런걱정해주시는게 당연하다고 생각 되요..
 
하지만 당시엔 제가 왜 그랬는지 몰라도 대들어버렸거든요
 
아빠가 해준게 뭐가 있는데 그런 말을 하느냐, 요즘엔 대학 안나오면 사람취급도 못받는다며..
아빠는 대학안나왔으면 아들이라도 보내야되는거 아니냐며,
 
그냥 살아온 지혜를 알려주시는 말에 그렇게 심하게 대들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조용히 한숨을 쉬시더니 방에 들어가시더라구요
 
그러다 갑자기 조용히 담배를 무시더니 문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평소에도 아버지는 가족들 담배냄새에 건강 해친다며
자기만 해치면 되니 한 겨울에도 한 여름에도 복도에 나가셔서 피시곤 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담배한대 태우시고 들어오실줄 알았는데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안들어오시는 겁니다.
 
평소엔 저를 이해해주려고 하는 엄마도 "이런 불효자를 애지중지 하며 10개월동안 기달렸다는게 후회스럽다"면서 큰방으로 들어가셨을정도였어요.
 
그런 말을 듣고 방에서 곰곰히 생각했더니 제가 너무 과민반응했고 말도 심한것 같아
복도를 나가보니 아버지가 계시지 않으신겁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걱정이 되며 찾으러 가봐야겠다 싶어 1층에 내려가 평소에 자주 계시던 경비실에도 안계신겁니다.
그래서 혹시 차 타고 나가셨나 싶어 매일 세워두는 위치에 가보니 다행히 차는 그대로 있더군요.
그래도 안보이길래 경비실에 가서 혹시 아빠 어디갔는지 봤느냐고 여쭤보니
밖으로 나가시던데? 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나갈려는 찰나에 멀리서 아빠가 오더라고요
손 한쪽에 뭔가를 들고 오셨는데.
미안하고 별일 없이 오시니 정말 반가워서.
저도모르게 아빠한테 달려가며 아빠~ 라고 외치며 달려가게됬어요..
 
 
그렇게 아빠앞에 가니 한 순간 뻘쭘해졌는데.. 아버지가 조용히 먼저 '아들 미안하다' 하시는거에요.
과묵하시고 표현 잘 안하시는 아빠가 그러니.. 정말..
 
그때 전 정말 뭉클해지면서 눈물이 나오려하더라고요
 
근데 남자는 함부러 우는거 아니라는 아빠말이 떠올라 참으며 '내가 더 미안해 다음엔 안 그럴게' 라고 대답했어요
그러면서 아빠가 아들 하고 싶은 일 하라고... 아빠가 어떻게든 도와줄테니깐...
.. 전 정말 불효자였나봅니다..
 
여튼 아빠가 들고있는 봉지가 궁금해서 '아빠 이거 뭐야?'라고 물으니
비밀이라고 하더군요.. 집에가면 알수있을거라고 집에가서 보라고 하시더니
그렇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엄마는 설거지 하고 계셨는데. 여름에 이거나 먹자며 아버지가 식탁위에 봉지를 올려두시더군요
 
열어봤더니... 팥 빙수였습니다.
제가 어렸을때부터 팥빙수를 좋아했었거든요 아버지는 그걸로 화해 하시려했던거였습니다...
하지만 그런걸 모르는...
가족들은 뻘줌한 마음에 묵묵하게 말한마디도 없이 식탁에 앉아 팥과 얼음을 비비며 한입 먹었는데.
뻘쭘한 마음이 단숨에 사라지더군요 정말 시원하면서도 쿨하고 달콤한 맛이었는데.
가족들이 맛있다면서 와 맜있다 이러면서 빙수처럼 어색한 분위기도 사르르 녹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아빠한테 물어봤어요 어디 빙수냐고,
아빠가 카페베네 팥빙수라고 하시더군요
정말 달콤하고 시원하더군요, 아 물론 최고는 위에 올려져있는 찹살떡이 아닐까 싶어요
가격은 8900원입니다. 사드세요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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