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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았던 아주 이상한 집
게시물ID : panic_549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마아사미
추천 : 1
조회수 : 234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8/06 12:51:39
때는 2002년 5월경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반말 죄송)
 
중학교 3학년이던 나는 강원도 원주시의 모 대학교 부근 원룸촌에
있는 어떤 집 주택에 살았었고, 1층 주인집은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사는듯했다.
이사간지 얼마 되지 않았었을 때의 일이다.
그 집이 내 1년을 공포의 기억으로 만들줄은 그 땐 몰랐었다.
 
그 시절 아버지의 잦은 출장으로 혼자 집에 지내던 내게 용돈이 부쩍 늘어났고,
나도 방과 후 귀가 시간이 늦어졌다.
그 아이가 보이게 된 것도 아마 그 즈음이었던 것 같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친구들과 학교에 남아 숙제를 미리 끝낸 뒤
PC방으로 갔고, 또 10시경까지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향했어.
 
그 집은 대학로와 불과 5분 거리였지만 유동인구는 적은.. 왠지 으슥하고 어두운 골목 하나를
지나야만 했는데, 50미터 정도 되는 골목엔 가로등이 없었어.
비가 미스트처럼 촉촉하게 부슬부슬 내리던 그 날도 골목을 지나는데
골목 끝 주황색 가로등 아래에 어떤 여자가 서있었어.
 
그 가로등을 끼고 우회전하면 바로 우리 집이었거든.
점점 걸어갈 수록 그 여자가 보이는데 교복은 아니었지만 교복같은 옷을 입어
내 또래 여학생 같았고,
나는 부끄러워졌어.  계속 날 빤히 바라보는듯 해서..
음..  날카롭게 자른 듯한 단발머리에 흰색 블라우스 무릎 아래까지 오는 짙은색 치마.
 
골목 끝에 다다라 그 아이를 힐끔 쳐다보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어.
날 쳐다보고 있던게 아니었거든..
 
초점없는 그 눈은 어딜 보는지 슬퍼보였고, 왠지 차인것만 같은 나는 황급히 대문으로 들어갔어.
 
2층 계단을 오르며 바깥을 살짝 봤는데 심장이 멎을 뻔 했어.
그 아이가 내 쪽을 쳐다보고 골목쪽으로 사라지는거야.
 
뒤로.. 걸어서
 
 
그 날이 그 아이를 제일 처음 본 기억이었지.
 
 
 
 
두번째 그 아이를 본건 그 일주일 정도 후였어.
 
그날은 조별로 봉사활동을 하고 횡성(원주시 외곽)에 있는 친구집에 놀러 갔다가, 버스를 거의 막차로 타고 와서
아마 11시무렵이었을거야. 이미 대학로 부근도 컴컴해져있고 빨리 집에 가서 자야지 하고
걸음을 재촉했어.
 
시발.. 그 골목을 지나가야만 했는데 문득 골목끝에 있는 가로등 불빛쪽을 보곤 깜짝 놀라
순간 걸음을 멈추고 말았어.  골목 중간쯤에 이상했던 그 아이가 서있는거야.
내 쪽을 보면서..
속으로 '이런 미X년. 밤에 여기서 또 뭐하는거야 사람 놀라게...'
하고 생각하고
다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기절할 뻔 했어.
 
그 아이가 나랑 똑같은 발걸음으로 걷는거야. 뒤로...
 
한 발 걸으면 뒤로 한발 걷고,
순간 멈추면 멈춰서 있고.. (나를 보면서)
 
 
사람이 너무 놀라면 숨이 턱 막히면서, 온 몸의 털이 쭈뼛 서는것 같고
주변을 돌아볼 수도 없었어.
그 아이의 '발'만 보고 있었거든
 
미친놈처럼 막 뛰어가고 싶었지만.. 오금이 저려서 그것도 안되겠고.
50미터도 안되는 그 짧은 거리가 미칠 듯한 환상적인 공포의 도가니탕에 빠져
너무 길게 느껴졌어.
그 짧은 순간에 오죽하면 '이 X년 따라 걸어봐라' 하곤
탭댄스나 드라군처럼 옆으로 걸어볼까 생각도 했었어.
 
그러더니 골목 끝 가로등 쪽에 멈춰서는거야. 거기서 우회전하면 바로 우리 집이었거든.
난 존나 그 아이 옆을 뛰어 지나서 대문을 열었는데 문이 잠겨 있었어.
미친듯이 담을 뛰면서 그 아이를 보니 아직도 골목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어.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두번째 만남이었지.
 
내가 꿈인가 싶어 다음날 공황에 빠졌었는데, 담을 넘다 다친 팔의 상처가 진짜였더라고.
 
 
그 이후로 딱 한번 그 아이를 더 보게 되고,
그 뒤로 더욱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해.
그 집에서...
 
 
공포는 아니지만, 왠지 흥미롭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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