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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를 빙자한 먹부림용 동유럽 빈약한 여행기(1~2일차)
게시물ID : travel_36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appyBear™
추천 : 3
조회수 : 100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8/08 03:49:28
나이 스물아홉. 직업 초등교사. 결혼한지 8개월차. 

결혼 전 군대에서 삽질중이던 나를 버려두고 유럽이며 동남아며 쏘다니던 와이프, 당시 여자친구에게 동유럽만은 남겨두라고 절규했고, 그 결과 여름방학을 맞이하야 함께 보름동안 동유럽으로 떠나게 되었다. 

틈틈히 모아둔 통장을 싹 털어서 꽤 럭셔리하게 간 여행이므로 고생, 낭만 등등은 별로 없으나, 어제에서야 끝이 난 내 첫 유럽여행에 대한 기억을 남기고자 오유에 글로 올려본다. 아직 시차적응이 안되었으므로 이 시간에^-^

1일차.

대구에서 출발, 인천으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인천공항은 이번이 두번째, 첫번째는 태국으로 떠났던 신혼여행때였다. 신혼여행을 갈때는 결혼식 시간이랑 비행기 시간이 절묘하게 크로스오버하여 거의 쉬지도 못하고 달리기만 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인천공항을 좀 보고 싶었다..고 하지만 결국 면세점에서 시간을 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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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타고간 비행기는 네덜란드 항공으로, 암스테르담을 거쳐서 베를린으로 가는 경유 비행기였다. 아까도 말했듯이 비행기는 태국갈때 타본 4시간짜리가 제일 긴 비행기였으므로, 10시간이 넘는 비행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결과적으로도 거의 가사상태로 암스테르담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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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내내 다이어리에 우리가 한 일과 쓴 돈을 기록했던 와이프는 엄청 고생했을거다. 난 쓰는데 취미가 없어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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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스벅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유럽에서 스벅은 목마른 사슴에게 우물과도 같았다. 와이파이가 터졌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와이파이가 안터질때는 거의 매일 간 듯 하다. 여기는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서 환승대기중 간 스벅. 내 발음이 좋지 않았나, 분명 난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주문했으나 돌아온건 모카 프라푸치노였다. 영어를 못해서 바꾸지도 못함.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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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이렇게 깜깜할때 도착할 예정이 아니었는데, 베를린에 도착해서 짐을 찾기 위해 기다렸지만 와이프의 캐리어가 나오지 않았다. 독일인데? 나 독일말은 한마디도 모르는데?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데? 첫날부터 너무 큰 시련이 주어졌다. 이런 비슷한 시련은 여행 내내 우리를 괴롭힌다.

다행히 주변에 몇몇 유러피언들도 나와 같이 발을 구르고 있었고 그 사람들과 눈빛을 교환한 다음 조용히 뒤를 따라 로스트 앤 파운드를 찾아갔다.
손짓발짓으로 우리 짐 없어요 ㅠ 하니까 직원이 너네 짐 암스텔담에 있네효^^ 라고 말해주며 작은 손가방을 주고 내일 호텔로 배달해줄게라고 하길래 쓸쓸히 호텔로 향했다.

호텔은 3성급 호텔. 와이프가 여행준비할 때 반드시 숙소는 3성급 이상으로 주문을 했기때문에 잠은 아주 편안하게 잘 수 있었다.

물론 멘붕은 가시지 않았지만.

1일차 총 쓴돈 프라푸치노 4.9유로 + X9번 버스 티켓 4.8유로 + 약 먹겠다고 생각없이 딴 호텔 내 물 한병 3유로(디지게 혼남) = 12.7유로


2일차.

본격적인 베를린 여행이 시작되었다. 난 이미 흥분 호르몬이 과다분비되어 조식을 먹자마자 푸르릉거리며 나가자고 재촉함.

우선 TagesKarte라고 일일 교통권이 있다. 모든 교통수단 이용가능. 근데 우리는 어디서 그걸 사야되는지 모른다? 물어물어 찾아간 티켓 창구에서 겨우 구입을 할 수 있었는데, 13유로라는 말에 내가 잠시 한눈 판 사이 우리 사랑스러운 와이프는 10유로 한장과 팁 용으로 들고간 1달러짜리를 어떻게 꺼내서 세 장 내고는 티켓 창구 언니가 안받는다며 성질을 내고 있었고, 이 이야기는 달러를 볼 때마다 내가 웃어서 여행내내 날 때리는 소재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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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차례대로 전승기념탑, 훔볼트 대학, TV타워.

참고로 우리가 있던 기간 내내 유럽은 폭염이 계속 되었다. 최고온도 38도를 찍는 것도 그거지만, 구름이 없어서 땡볕이 그대로 때린다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덕분에 물, 콜라는 미친듯이 흡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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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돔. 여행 중에 참 인상깊었던 것이 돔이나 지붕 색깔이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선생이라는게, 저걸 보면서 음, 산성비로 인한 부식의 자료로 쓸수 있겠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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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섬에 있던 페르가몬 박물관 내부이다. 자기네 유물이 아니라 약탈, 혹은 수탈의 결과물을 전시하고 있는 것일텐데, 어쩐지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 여행 내내 박물관을 보면서, 와 이 쇼키들 영혼까지 털어왔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따위가 없어서 설명을 제대로 들으며 한 관람이 아니라 그냥 슥 지나가듯이 보기만 한 것이 꽤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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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으러 지나가는데, 인류 역사에 꽤 큰 영향을 끼치신 두분이 계셨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이다. 이 공원 이름이 마르크스-엥겔스 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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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난 동유럽 여행을 다른 이유때문이 아닌 바로 이 먹부림을 위해 오고 싶었다! 특히 맥주!!! 맥주!!!
이날 이후로 난 식사때마다 맥주 한잔 혹은 두잔씩은 꼭 마셨다. 덕분에 오지게 걷고 걸었음에도 살은 더 쪄서 왔다. 으하하

맥주는 정말 맛있었다. 어느 가게를 가서 맥주를 시켜도 실망하지 않을 정도? 물론 가장 맛난 맥주는 뮌헨과 짤츠부르크에서 흡입함.

두번째 사진은 독일식 족발인 슈바인 학세다. 단수일때 '학세' 고 두개 이상이면 '학센'이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큼직한 덩어리의 족발이 있고 칼로 쑹덩쑹덩 썰어서 먹는데, 맛은 감자탕에 든 등뼈 고기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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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였는데, 상당히 만족! 뒤에도 학센을 먹긴 하는데, 이 가게 만큼 냄새도 안나고 맛도 괜찮았던 집이 없었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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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나와 다음으로 간 곳이 바로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이다. 정확한 지는 모르겠는데, 베를린 장벽에 그림을 그린것 맞나 모르겠다. 사실 장소만 알고 내용은 잘 모름.

하지만 가슴아픈 내용들이 몇 있었다. 낙서가 허용된 곳이라 심심찮게 한글 낙서가 보였는데 내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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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클을 걸 분이 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 느낌 그대로를 이야기 하자면, 통일이라는 주제가 언제부터 빨갱이의 이야기였고, 오글거리는 이야기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또, 굳이 이 내용에 주석을 저렇게 달 필요가 있었을까. 씁쓸한 마음.


너무 더워서 호텔에서 잠시 쉰 다음, 쿠담 거리와 운터 덴 린덴 거리를 거닐면서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고 하지만 지쳐서 사진을 못찍음.

2일차 쓴 돈 TagesKarte 13유로 + 알렉산더 광장에서 물,콜라 4유로 + 페르가몬 박물관 21유로 + 점심 슈바인학세, 립, 맥주, 콜라 30.2유로 + 먹지도 못할 탄산수에 스프라이트 4.22유로 + 쿠담 스벅 자바칩 벤티 4.95유로 + 숙소 돌아오며 마트에서 요거트, 물, 콜라, 맥주 3.37유로 = 78.74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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