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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장의 하루
게시물ID : military_293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해저격수
추천 : 28
조회수 : 3783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3/08/26 21:06:40
베오베 이등병의 하루 보고 제 군생활 할 때가 떠올라서 써봅니다.
 
출근(이라고 쓰고 행정실에서 눈 감고 일어남 이라 읽는다)을 하면 눈꼽떼고 하품 한번 하고 시계보면 대충 6시 쯤이다.
 
일어나서 행정실 책상에 깔고 잔 모포를 게고 병사들이 못보게 아래로 숨겨 둔다.(이거 들키면 이런데서 잣다고 선임소대장이 갈군다. 그럼 어쩌라고)
 
6시 30분 되면 애들 기상하고 있고 그 틈에 잠시 씻고 아침 체조 나간다. 멘 앞에서 지휘해야 해서 도수체조 틀릴까봐 X나 긴장 타면서 한다.
 
구보 지휘하는데 당직사관이랑 호각불면서 뛴다. 호흡딸려서 호각 못불면 이것도 애들이 수근수근 거리기 때문에 애들보다 체력적으로 안 후달려
 
보이려고 존나 참고 뛴다. 숨쉬고 싶은데 입에는 호각이 물려있어 코로만 쉰다.
 
체조 끝나면 중대장이 출근한다. 들어가서 간밤의 특이 사항 보고 하고 어제 못다한 행정업무 진행 사항을 보고 한다. 무사히 넘어 가면 다행이고
 
아니면 아침 댓바람 부터 살해위협을 중대장으로 부터 받는다. 이걸 당직 교대하는 애들이나 부사관들이 듣고 놀릴 까봐 또 긴장탄다.
 
이래저래 털리다가 아침 먹으로 가는데 보면 타 중대 선임들이 있다. 애들 밥 다 먹을 시간이라 애들이 먹고 남은 김치 조각이랑 떡진 밥 몇술갈 뿐이다.
 
아침과업정렬 15분 전을 부른다. 각 소대별로 인원 보고 받고 그거 잘 기억했다가 중대원 총원 앞에서 중대장에게 인원보고를 하는데 이거 존나 틀린다.
 
그러고 나면 부사관들과 애들이와서 오늘 일정 물어본다. 나보다 군생활 올래 한 사람들이 자꾸 나만 처다보고 나한테만 물어본다.
 
이거 대답 못해주면 안되기 때문에 다 외우고 있다가 준비물 잊지 않고 챙겨가게 한다. 간혹 부사관이나 병장들이 나를 간본다고 사격훈련 나갈때 방탄복
 
빼먹고 집합하곤 하는데 중대장이 이걸 보고 왜 애들 방탄복 안 입혔나고 지랄하면 혼자 개털린다. 방탄복은 기본인데 소위때는 존나 이병이랑 똑같아서
 
털리다보면 어느덧 과업이 시작되고 있다.
 
내일은 전차기동훈련(본인 병과 전차)훈련이란다. 전차가 위병소로 통과하려면 진짜 거짓말 하나도 안하고 A4용지 100장을 소모해야한다.
 
헌병대 콘보이, 작전과, 인사과, 작전계획, 중대계획, 각 소대 계획, 각 전차계획, 지원사항, 밥추진, 정비소대 정비소요 신청, 기억나는 것만 이거다.
 
특히 중대계획 찐빠나면 존나 털리고 털리고 털리다 겨우 하루 전에 완성시킨다. 중대장 앞에서 보고 해본다. 그리고 중대원들 모아놓고 작계브리핑
 
한다. 이거 못하면 완전 쪽팔려서 밤샘 연습한다. 근데 어떤 병장놈이 질문을 하네? 소위는 완전 당황한다.
 
전차가 출발한다. 어제 오후에 전차주차장 내려가서 통신병이랑 같이 무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코드값 다 맞춰 놓는다. 어젠 아무이상도 없었다.
 
근데 중대장이 무전으로 날 찾는 다는데 난 못듣고 있다. 헌병대 콘보이에서 내려 중대장이 점점 가까워 진다. 내 전차로 올라온다. 날 때린다.
 
무전기 코드 확인 해보란다. ㅅㅂ 내가 틀렸네.
 
훈련이 시작된다. 어디다 주차 하냐고 물어본다. 1소대 소대장 차가 가장 먼저 주차해야 줄줄이 차례로 주차가 쉬워진다. 중대장이 미리 정해놓은
 
명당에 넣기만 하면 된다. 반대로 갔다. 내뒤 전차 수십대가 후진하는 진풍경을 연출 한다. 중대장이 전차로 올라온다. 날 때린다.
 
어찌 어찌 훈련이 진행 된다. 
 
점심시간이다. 욕을 하도 처먹어서 배도 안고프다. 오늘은 오삼불고기네! 아침을 부실하게 먹었더니 고기 생각이 가득하다. 중대장이 와서
 
애들부터 퍼가라고 한다. 애들 상병장 일이병, 상중하사, 내차례다. 없다 시발. 고기가. 김치랑 똥국이랑 대충 먹는다. 좀 쉬려니 어서 전차시동걸란다.
 
훈련이 계속된다. 힘들다. 복귀하자는 중대장의 무전이 들린다. 복귀한다. 전차는 온갖 흙을 공공도로에 찧어 놓고 간다. 전차 주차해놓고
 
애들이랑 같이 빗자루로 그 흔적을 지운다. 애들이 소대장이라고 시키지만 하고 일 안한다고 할 까보 좆나 열심히 한다. 이병처럼 한다.
 
그럼 하사가 와서 이제 됐다고 그만 가자고 한다. 소대 하사가 형같고 내가 더 의지한다... 중대로 가면 애들은 바로 밥먹고 나는 인원이상무 보고 하고, 중대장이 밥처먹지 말고 어서 와서
 
훈련성과보고 해보란다. 좆나 빨리 작성해서 대대장에게 보고할거 만들어 준다. 중대장이 오타 났다고 지랄한다. 존나 털리고 다시 만들어간다.
 
나머지 내용은 중대장이 추가 시켜서 대대장 보고 들어간다.
 
정말 배가 고프다. 서랍을 뒤저보니 애들이 먹기 싫다고 버린 쌀국수가 있다. 이거 정수기 물받아서 먹으려는데 정수기가 복도 중간에 있다.
 
애들이 보면 소대장님 이거 드시냐고 물어 보면 내가 너무 서글퍼서 그냥 씹어 먹고 뜨거운 물 하잔 하기로 한다.
 
아 시발.
 
중대장이 돌아 올때 까지 퇴근 하지 않고 기다린다. 벌써 8시다. 중대장 회의가 길어지나 보다. 10시다. 11시다. ㅅㅂ 중대장 퇴근 했다.
 
말 좀 해주고 가지.
 
만약 당직이면 당직사관 완장차고 컴터 작업 들어간다. 애들 교대 할때 마다 돌아가서 탄약이랑 후레쉬랑 챙겨주고 암구어 확인 한다.
 
11시 넘었는데 위병소에 연락이 온다. 대대장님 방문이란다. 갑자기 대대장이 와서 신임소대장 당직 브리핑 해보란다.
 
해본적 없다. 좆나 털린다. 1시간뒤 중대장에게서 전화가 온다. 시바. 내일 아침...
 
 
반말이라 죄송합니다! 하하 쓰고 나니 추억이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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