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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비운의 항공순양함 "민스크"
게시물ID : military_295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6
조회수 : 225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8/29 23:39:47

※ 몇 년 전에 아고라에 썼던 글인데 생각나서 옮겨 왔습니다.


항공모함 전력에서는 도저히 미국을 따라갈 수 없었던 구 소련 해군은 핵추진 엔진을 탑재한

초대형 전투함을 건조해 대항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러나 항공력에 대한 집착이 강했으므로 순양함에 경항모 기능을 더한 ‘항공순양함’을 만들었다.

항공순양함은 일반적인 순양함보다 훨씬 덩치가 큰데 그 대표가 1970년대 3만5000t(제1번함)에서

4만5000t(제4번함) 사이로 내놓은 ‘키예프(Kiev)급’ 4척이다.

그러나 구 소련의 기술력이 낮은 탓에 키예프급 항공순양함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작전에 나가 있는 시간보다 도크에 들어와 수리받는 기간이 길었다.

여기에 경제 사정마저 나빠지자 러시아는 이 배의 수리를 포기하고 매각을 추진했다.

이렇게 해서 2번함인 ‘민스크’와 3번함인 ‘노보로시스크’는 1994년 한국의 ‘영유통’이라는 회사에

고철로 매각을 하게 된다.

(영유통은 완구회사인 영실업과는 다른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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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크2.jpg
민스크3.jpg


그러나...

태생부터 러시아 해군의 골칫거리일 수 밖에 없었던 '민스크'와 '노보로시스크'는

불명예스럽게 퇴역을 한 후에도 골칫덩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신세를 면할 수 없었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단지... 한국의 민간기업이 해체해서 고철 장사 좀 해 보려는 요량으로 매입한 두 거구를 두고

일본과 중국이 가만히 있질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은 NHK를 동원해서 연일 '민스크'의 내부를 샅샅이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를 내 보냈다.

당시 '민스크'와 '노보로시스크'에는 전자장비를 비롯한 주요 장비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NHK에서 다큐멘터리를 내 보낸 이후 화재로 대부분의 장비가 소실되어 버렸다.

중국도 가만히 있질 않았다.

이 독특하고 거대한 두 거구가 한국으로 넘어 가면 분명히 한국해군에서 전력화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실제로 당시 우리 해군에서는 2차 대전 때 미군이 사용하던 구축함을 40년이 넘게 별 탈 없이

사용하고 있었으니 그런 억측도 전혀 무리는 아니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일본과 중국의 노골적인 경계로 인해 러시아측에서는 비록 불에 탄 것일지라도

주요 장비를 모두 철거해 버렸고, 영유통은 말 그대로 껍데기뿐인 고철을 한국으로 가져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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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에서의 운명도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국의 환경단체에서 두 거구의 원자로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일어날 수 있다며

국내에서의 해체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영유통은 구 소련의 극동함대에서 퇴역한 군함 259척을 도입하기로 계약을 했기 때문에

다음 일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 두 애물단지를 빨리 해체해 버려야 했는데

이래저래 해체가 미뤄지다보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국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이 항구 저 항구를 전전하던 두 애물단지들 중 '민스크'는

임시로 진해에 있는 해군부대의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게 된다. (물론 비공식적으로...)

사실... 부대내 주도로가 왕복 6차로나 되고, 부대 안에 산도 있고 들도 있고 섬도 있는....

굉장히 넓은 해군부대 안에서 민스크가 부대 안에 정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우연한 기회에 갈대들이 무성한 구석진 곳에서나마 그 위용을 자랑하는 민스크를

직접 볼 기회가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그 때가 1995년이었던 것 같다.)

 

005-anjunhyeong.jpg

 

"결국 왔구나...."

민스크를 처음 대하던 순간 제일 처음 입밖으로 나온 말이다.

항간에는 '노보로시스크'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역설계를 통해 항공모함 설계기술과

운영체계를 습득했다는 말이 있는데, 내 생각에는 아마도 민스크를 대상으로 우리 해군에서

항공모함 운영체계에 대해 연구를 했던 것 같다.

 

이미 해체를 위한 수순에 들어간 '노보로시스크'와 달리 이 비운의 항공순양함 '민스크'는

결국 어느 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1998년 중국의 한 기업에게 팔려 가게 된다.

이후 수리를 거쳐 2000년 9월께부터 세계항모·군사 테마파크로 변신하고 톈진해안에 자리를

잡는 듯 했으나, 2005년 소유주인 ‘선전시 민스크항공모함 세계실업유한회사’가 파산선고를

받음으로써 경매에 부쳐져 다시 주인이 바뀌었다.

결국... 2006년 3월 31일 주업종이 부동산 개발인 중신(中信)선전그룹이 경매에서 최종적으로

낙찰을 받음으로서 민스크의 새 주인이 되었으며 이 회사는 추가 투자를 하되 전 주인이

사용하던 용도를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런 아픈 역사를 가진 민스크는...

구 소련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해 지난 1978년 2월 니콜라예프 조선공장에서 탄생시킨,

러시아의 자존심이 담긴 키예프급 항공순양함으로서 태평향함대에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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