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방명록에 요청글이 올라와서 언젠가 한번 만들어봐야지 벼르고 있었던 콘비프.
이사하고 학교 적응하느라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느새 한달 반이 지나서야 제작에 착수 -_-;
재료는 쇠고기 양지, 굵은 소금, 황설탕, 통후추. 여기까지가 기본.
덤으로 들어가는 향신료는 취향껏 맞춰서 넣으면 된다. 이번엔 정향(Clove), 월계수잎, 계피, 마늘을 투입.
콘비프라고 하면 왠지 옥수수를 곁들인 쇠고기 요리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Corned beef.
옛날 영어로 Corn이 조그맣고 딱딱한 알갱이를 뜻했다던데, 그중에는 소금 알갱이도 포함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corned라고 하면 소금에 절였다는 의미. 영어학 박사학위 가진 교수가 해준 말이니 맞겠지...
일단 물에 고기를 제외한 재료를 다 넣고 살짝 끓인다. 팔팔 끓일 필요 없이 소금과 설탕이 다 녹을 정도로만 끓여주면 된다.
소금과 설탕이 다 녹으면 완전히 식힌다.
고기를 밀폐용기에 담고 식은 염지액을 부어준다. 고기가 찰랑찰랑 잠기게 부어주는게 중요.
이렇게 염지액에 담근 고기를 냉장고에 넣고 5일~7일 정도 절여준다.
콘비프만 먹기엔 심심하니 항상 따라오는 게 양배추. 주요 레시피를 봐도 콘비프 앤 캐비지가 항상 붙어다닌다.
삶아낸 콘비프를 먹기좋게 썰고, 콘비프 삶은 육수에 양배추와 당근을 숨이 죽을 정도로만 삶아서 곁들이면 완성.
맛은.. 햄맛나는 장조림이랄까? 짭조름한게 밥반찬으로 어울린다.
평소엔 양배추도 잘 안먹는데 이렇게 고깃국물에 한번 삶아내니 왠지 고기 먹는 느낌이라 잘 먹게 되는 듯.
콘비프 캐비지만으로는 뭔가 부족한듯 해서 또 다른 응용메뉴를 만들기로 결정.
콘비프 캐비지보다 더 많이 사랑받는 건 콘비프 해쉬.
고기는 손으로 쭉쭉 찢고 감자와 양파를 잘게 썰어둔다.
팬에 버터 두숟갈을 녹인 다음 양파와 감자를 볶는다.
양파와 감자가 다 볶아지면 콘비프를 넣고 다시 달달 볶는다. 통조림으로 파는 콘비프를 잘게 다져서 넣으면 햄버거 패티처럼 만들 수도 있는데 수제 콘비프인 만큼 이번엔 그냥 볶아주기만 했다.
콘비프 해쉬에는 달걀을 곁들여줘야 제맛.
원래 아침식사로 많이들 먹는 메뉴이니만큼 달걀도 써니 사이드 업으로~
유명 식당 콘비프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동네 다이너에서 파는 것보다는 맛있게 만들어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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