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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정치인가, 비-정치인가?
게시물ID : sisa_4417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명논객
추천 : 13/8
조회수 : 52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9/26 22:32:01


Written by 무명논객


통념적으로 우리는 정치에 대한 몇 가지 환상에 젖어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의회정치로 수렴시키는 권력교체가 정치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명백히 이것은 환상이며, 그것은 단지 정치의 '현상'에 불과할 뿐이지 근본적인 정치를 말해주지 않는다. 그것은 관리의 문제이며 조정의 문제이다. 정치는 이것보다 더 깊은 곳에 존재한다. - 나아가 우리의 이러한 환상은 기존 정치 틀 내에서 '근본적인 변혁'에 대한 '불가능성'을 못박음으로써 사유의 전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며, 애시당초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 '정치'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이 환상을 어떻게 극복해내느냐가 바로 정치의 가장 표면적인 무대가 될 것이다. 요컨대, 의회정치로 수렴되는 권력교체라던가 다수당의 장악, 혹은 법의 입안이나 법의 개량, 좀 더 나아가서 촛불시위 등은 우리가 체제-외적 사유와 행동의 전개와는 아주 많이 동떨어진, '안에서의 몸부림'에 불과하며 비-정치적 언어들의 집합이다. - 멍청이들에게 한 마디 해주자면, 권력은 너희들의 존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정치적 '선택'의 문제에 부쳐, 우리는 그것을 '정치적'으로 전유하고자 할 때 우리는 정치와 만난다. 선택의 문제에 있어 우리의 선택지는 사실상 무한하다. 그러나 그것을 단순히 법 몇개와 권력이라는 단순공식으로 치환하는 것은 '정치적' 전유라고 볼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선택지의 '가능성'이며, 그것을 규제하고자 하는 모든 이데올로기적 시도에 대한 저항을 담는 것이다.

정치는 담론과 연결된다. - 예컨대, "친일파 숙청" 따위의 정념적 언어들은, 시대적 과제로 부여된 것인 양 착각하게 만들지만 그 어떤 담론도 사실 우리에게 '의무'를 부과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안에서 우리는 헤엄칠 뿐이며 더욱 적절타당한 것에 대한 찬사를 보낼 뿐이다. - 동시에 우리가 '말할 수 있느냐'라는 전제의 성립 여부가 민주주의의 중요 잣대가 된다.

천박한 언어들에 대한 일갈은 사실 이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다만 우리는 '정치'를 전유해야 할 뿐이며, 그것에 대한 고민 없이는 우리에게 '정치'의 문제는 여전히 비-정치로써 다가올 것이다. - 여러분에게 부과된 '임무'는 없다. 다만 우리는 '덕목'을 견지해야 할 뿐이다. 덕목이 사라진 채 정치의 외부로만 겉도는 언어들의 최종 종착지는, 애석하게도 어리석음과 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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