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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갔다 나온지 이제 한달이 넘어가네요.
게시물ID : military_315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레이후드
추천 : 2
조회수 : 42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0/02 20:50:14
그동안 있던 일 때문에 좀 힘들었기도 해서 심심한 차에 이야기나 풀어 볼까 글씁니다.
원래대로라면 지금 쯤 각개훈련 행군 사격훈련 끝내고 훈련 6주차(추석이 낑겨서 그런지 6주훈련이었습니다.) 접어들 무렵이네요 씁...

그런데 여기서 글쓸 수 있는건 뭐.. 귀가 조치 됐으니까 말이죠.
예상치도 못한 일이어서 아직도 생각하면 당황스럽던 그날 기분이 다시 느껴집니다 ㅋ...

1주차가 적응 훈련인가 라서 그 시기안에 적성검사라던지 신체검사를 다시 간단하게 하는 건 알았지만, 적성검사는 조금 아슬하긴 했지만 통과했고 신체검사도 마쳤었습니다.

적성검사에서 불통과되서 귀가 된 인원이 이때 돌아갔는데 그 인원이 상당해서 좀 놀랐습니다. 향토사단에 입소 하긴했지만 생활관 인원의 3분의 1정도는 빠져나가 더라고요 ㄷㄷ;;
여튼 저는 통과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훈련 받을 일만 남았구나 싶었는데....

금요일이었나요...
갑자기 방송으로 혈액이상자라면서 이름을 호명하는데 거기에 제 이름도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갑자기 걱정이 되긴 했지만 큰일 아니겠지... 설마 이제와서 다시 돌려보내겠어? 했었습니다.

이상자들 다 집합해서 제일 가까운 군병원으로 가는데 한 12명 정도 됐습니다.
차에 타면서 지나치던 도시 풍경을 보자니 한주도 안지났지만 꽤 그리운 느낌이 들더군요 ㅎ..

군병원에 도착하니 그때 부턴 기다림의 연속...
군행정이라는게 원래 그런진 모르겠지만 수속부터 시작해서 받기까지 장장 5~6시간이 걸렸습니다 ㅡㅡ;;
아침에 출발해서 점심먹고 겨우 검사 받을 수준이었죠 뭐 ;;

훈련도 훈련이지만 기다리는것도 참 힘들다고 느낄 때쯤 겨우 군의관님한테 진단받고 채혈 재검사를 시작했습니다.
다 끝내고 나니 하는 소리가 채혈 결과가 오늘 안나온다더군요 그때가 금요일이니 다음주 월요일까지 꼼짝없이 묶여 버린다는 소리였습니다 ;;

그렇게 불안속에 군대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에 다시 집합해서 결과 들으러 갔죠

결과는?
아시겠지만 귀가조치 대상자로 낙점 됐습니다...
듣자하니 간수치가 상당히 높았다 더군요.
200이 넘어서 300을 바라볼 수준이었다는데 저도 어째 그렇게 올라갔는지는 의문입니다.
평소 기름진 음식이라던지 술도 좀 먹긴 했지만 좀 놀랍더군요 ㄷㄷ;;

여튼 규정을 지켜야 된다면서 어쩔 수 없다는 말만듣고 그렇게 그날 저녁 사복입고 귀가 했습니다 하...
나가면서 남들 기합받는거 보고 오면서 미안한 감정도 들고 앞으로 어떻하나 싶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무엇보다 크게 든 생각은...
부모님 볼 낯이 없다라는 거였죠...

보내시면서 참 걱정 하시고 걱정하시고 계시는 부모님인데 훈련소에서 귀가 됐다는 말을 들으시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두려웠습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예상 대로 많이 실망하신 눈치시더군요.

그동안 너무 나태하게 생활한 네 잘못이 크다며 그러시는데 솔직히 뭐라 드릴 말씀이 없었습니다.
저도 괴로웠지만 부모님 심정도 오죽 하셨겠냐 싶었습니다.

그후 심적으로 고난스런 나날이 계속 됐습니다.
그 동안 부모님이랑 다투기도 많이 다퉜고 서로 마음이 상할 일도 많았습니다.

군대만 잘갔으면 이런일이 없었을 텐데 자책 해도 이미 끝난일이니 어쩔 수도 없죠
그저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재검 까지 몸조리를 잘할 밖에요.

그래서 재검이 저번주 금요일이었습니다.
결과는...









4급판정이네요.
웃긴건 제가 애당초 귀가된 간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겁니다.
판정 사유는 어이 없게도 척추 측만증이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뭐 그렇습니다.

지금 부모님은 현역으로 갔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씀 하시는데 뭐... 제 생각엔 현역으로 일부러 갈 필요까지 있나 싶네요.
있는 병을 숨길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지금은 남은 공백을 어떻게 채울까 고민중입니다.
계획이 완전히 틀어져 버렸고 대학 복학도 못하니 계획을 다시 세우는 수 밖에 없게 되었네요.
되도록 빠른 시일안에 소집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무리일 것 같습니다.

여튼 쓰고보니 꽤 요약해서 적었는데도 길긴하네요.
남들보기에 변변찮은 일이라 부끄럽기도 하고요.

어쨌든 여기 까지 갑작스런 일이 터져서 고민하는 사람 이야기 였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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