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정의 (定意, Definition) 를 피해 정의하는 방법
게시물ID : phil_69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버샤이닝
추천 : 0
조회수 : 446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10/06 21:26:04
예전부터 궁금하던 건데 누구하고 이야기해 봐야 할 지 모르겠어서 철게 여러분께 문의드립니다.



힌두교의 철학적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우파니샤드를 읽어보면 그 논지전개가 매우 독특합니다.
대부분의 종교 경전이 A는 B이다. D는 C와도 같다. 라는 형식에 치우쳐 있다면
우파니샤드는 A는 무엇인가? A는 B라고도 할 수 없고 C도 아니며 D로도 설명할 수 없다 라는 식의 '부정' 에 상당량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즉  A는 도저히 정의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니므로 무엇이 아니다 라는 부정으로써만 설명할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예시문은 '브라흐만' 이라는 개념의 설명을 시도하는 께냐 우파니샤드 1장 입니다.


1)
이 마음은 어느 누구에 의해 원하는 곳으로 움직이는가? 누구와 (무엇과) 결합하여 첫 호흡이 시작되었는가?
모든 생명체들은 누구에 의해 감화받고 말을 하는가? 눈과 귀 뒤에 어느 누구의 힘이 숨어있는가?

2)
귀의 귀, 마음의 마음, 말의 말 바로 그가 숨의 숨이요 눈의 눈이라.
현명한 자는 이 진리를 알고 이 세상을 넘어 불멸을 얻으리라.

3)
그곳은 눈도, 언어도, 마음도 도달하지 못하는 곳. 그러니 제자에게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까.
우리는 그 브라흐만을 이해하지 못하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과 다르며, 또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과도 다르다고
우리는 우리를 위해 이야기해준 옛 현인들에게서 들었노라.

4)
말로써 표현할 수 없으나 그로 인해 말이 표현될 수 있으니
그대여, 바로 그가 브라흐만인 것을 알라. 이 세상 사람들이 숭배하는 것, 그것은 브라흐만이 아니다.

5)
그를 마음속으로 생각할 수 없으나 그로 인해 마음속의 생각이 이루어질 수 있으니
그대여, 바로 그가 브라흐만인 것을 알라. 이 세상 사람들이 숭배하는 물건들, 그것은 브라흐만이 아니다.

6)
눈으로 볼 수 없으나 그로 인해 사물을 볼 수 있으니
그대여, 바로 그가 브라흐만인 것을 알라. 이 세상 사람들이 숭배하는 것, 그것은 브라흐만이 아니다.

7)
귀로 들을 수 없으나 그로 인해 귀가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그대여, 바로 그가 브라흐만인 것을 알라. 이 세상 사람들이 숭배하는 것, 그것은 브라흐만이 아니다.

8)
숨이 그를 숨쉬게 할 수 없으나 그로 인해 숨쉬는 것이 가능하고 생명이 있게 되니
그대여, 바로 그가 브라흐만인 것을 알라. 이 세상 사람들이 숭배하는 것, 그것은 브라흐만이 아니다.


자기도 뭔지 모르면서 알라고 하면 내가 알겠냐 브라흐만이 무엇인지 설명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A도 아니고 B도 아니고 C도 아니라는 식의 아니다, 아니다 라는 부정을 반복함으로써 무엇인지 가르치고 있습니다.



비슷한 글귀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습니다.
"나는 신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나 신이 무엇이 아닌지는 안다."



어떤가요? 세상에는 말로써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것들이 무척 많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뭐라고 정의를 할 수 없다면, 무엇은 뭐는 아니라고 여집합의 요소들만은 확실하게 정의할수 있지 않을까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