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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무신론과 근대과학, 나의 니체...
게시물ID : phil_69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티카의정신
추천 : 0
조회수 : 4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0/07 00:00:30

뭉크의 니체.jpg


- 어느 사랑이 살해된 밤에...


언젠가 악마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신에게도 지옥이 있으니,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이 그것이다."


또 최근에 나는 악마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신은 죽었다. 인간에 대한 동경 때문에 신은 죽었다."


그러므로 동정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곳으로부터 인간들에게 짙은 먹구름이 몰려온다!
참으로 나는 뇌우의 징조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음의 말도 명심하라!
모든 위대한 사랑은 모든 동정을 넘어 선다.
위대한 사랑은 사랑의 대상조차도 창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나는 자신을 나의 사랑에 바친다. 그리고 나와 마찬가지로 내 이웃들도
나의 사랑에 바친다."
모든 창조하는 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모든 창조하는 자들은 냉혹하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나는 그를 사랑한다. 내 안에 있는 강렬한 허무주의적 열정이 그를 사랑하도록 이끌었다.

그러나 내가 비록 그를 사랑하지만 나는 그의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하지는 않는다.

나는 다른 모든 사람이 그러한 것처럼 그를 나의 방식으로 사랑한다.


나는 그 어떤 사람도 니체의 저서를 완독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수십, 수백 페이지를 문자적으로 완독하고 페이지를 다 덮어도 니체의

책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이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니체는 서구 세계를 2천년 동안 지배해온 기독교에 대한 안티테제로 자신의 위상을 정립했지만

그가 정말 모든 종류의 신에 대해서 적대한 것이었을까?? 

그는 정말로 인간의 행복을 위해 신과 같은, 신적인 존재의 필요성이 없다고

자신있게 단언한 것일까??


아니다. 만약 그러한 물음에 니체가 긍정적인 대답을 했는지를 살펴보려면 니체가

동시대의 모든 정신적 경향에 얼마나 우호적이었나를 살펴봐야 할 것인데,

니체에겐 당대의 무신론적 지류를 대표한 근대과학과 경험적 유물론은 서구적 "병"의 또다른 증상이었을 뿐이다.

어떤 의미에선 니체에게는 그것은 기독교보다 더 심한 병적 증상이었다.

왜냐하면 신의 죽음이란 표상은 사실은 "인간의 죽음"이라는 현상이 우리의 잠재의식속에 투영된,

거울 속 이마주에 지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니체는 당대의 모든 정신을 뛰어넘길 원했다.


나는 니체가 새로운 시대의 형이상학을 창조하길 원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니체는 인간이 신의 죽음을 받아들일 순 있어도 '신성'의 죽음까지 받아들일 순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있었다.

"신성"에 대한 갈망 만이 인간을 짐승과 구분시켜주는 거의 유일한 인간적 본능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시대에 이해받지 못했고, 그 자신이 설정한 사명을 완수하지는 못했다.

어쩌면 그것은 인류가 시험해볼만한 마지막 사명일 수도 있다. 새로운 신을 창조하는 것!!!!


우리 인류는 이제껏 기독교, 자본주의, 심지어는 마르크스주의까지 모든 종류의 사상을

충분히 탐색하고 시험해봤다. 어떤 의미에서 지난 세기는

그 세가지의 과업을 거의 동시대적으로 시험해본 시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니체의 사상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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