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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의 소중함을 폭풍으로 느꼈던 썰
게시물ID : car_345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인리히
추천 : 10
조회수 : 1353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3/10/12 18:35:26
 
 들리다가 우연히 차량사고 글을 보다가 예전에 사고난 경험이 생각나서 쓸까 해요.
 
 때는 제가 고3 겨울방학 때,
 
 수능도 끝났겠다 뭐가 걱정이었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수능 끝나자마자 그 다음날 바로 면허 필기 접수해서 겨울 방학이 시작하기도 전에 면허증을 따버렸습니다.
 
 정확히 12월 22일에 면허증이 나왔고
 
 보통은 이것저것 아끼신다고 돈 잘 쓰지도 않으시는 아버님이 큰 맘먹고 중고 코란도를 뽑아주신 겝니다!!!
 
 세상에 .... 아직 대학교 들어가지도 않은 놈한테 코란도라니
 
 그리고 코란도를 타고 방학식날 학교를 찾았습니다.
 
 애들한테 차 자랑 신나게 하고 11시에 학교 마치자마자 차를 몰고 신나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이 사실 오르막길이 엄청나게 많아요. 평소 때라면 그냥 완만한 오르막길로 가면 되는데
 
 
 
 어떤 후라질 다마스가 저희집 올라가는 길 입구를 딱 하고 막고 서 있는겁니다.
 
 '아....어쩌지.' 고민하고 있는데 제 바로 뒤에 차가 한 대 붙더군요.
 
 초보 운전자지만 남을 배려하고 싶었던 저는 ㅋㅋㅋㅋㅋㅋ...
 
 '빨리 비켜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2단(수동이었습니다.)넣고 속도를 밟아서 다른 길로 가기로 했습니다.
 
 다른 오르막길을 쭉 올라간 다음에 윗동네에서 저희집 내려오는 길을 타고 거꾸로 올려고 했었던 거죠.
 
 그런데 제가 초보니까 뭘 합니까 그냥 어르신들 하는 말 들었죠.
 
 
 1. 코란도는 힘이 좋은 차다.
 2. 일반 차들도 왠만한 오르막길은 2단기어에 올라갈 수 있다.
 3. 속도가 빠르면 오르막길은 슝~ 하고 넘어갈 수 있다.
 
 
 네...... 그래서 2단넣고 신나게 밟았습니다. 60KM/h까지요 ... ㅋㅋㅋ
 
 드디어 오르막길에 진입을 했는데
 
 속도가 서서히 떨어지는겁니다.
 
 60....40.....30....
 
 '어? 힘이 딸리나?'
 
 있는 힘껏 밟았는데 이게 좀처럼 속도가 올라가질 않습니다.
 
 '헐....? 그.... 근데 다 와가니까 좀만 더 올라가보자 ㅠㅠ'
 
 ........
 
 저는 거기서 1단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10초동안 쭉 올라갔던 오르막길의 정상에서 제 차는 속도 0을 기록했고
 
 '시동꺼지면 망하는데.....'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저는 크러치를 밟게 됩니다.
 
 수동 운전 많이 해보신 분이라면 그 다음 상황을 아시겠죠?
 
 저는 꾸역꾸역 올라왔던 그 오르막길을 미친듯이 '백주행' 하게 됩니다 -0- (기이이이이잉~~~하는 엔진음과 함께요.)
 
 
 '제....젠장!'
 
 평소에 후면주차에 재능이 있었던 저는 백미러를 보면서 서서히 내려가며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려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람이 당황하니까 아무것도 안되더라고요 ..... -0-;;;;
 
 
 시야는 미친 듯이 흔들리고 차는 굉음을 내면서 내려가는데 문득 드는 생각이
 
 
' 내가 올라온 길은 아파트 단지랑..... 놀이터랑 ..... 음식점이 있는 곳인데 ..... '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제 차 살려보겠다고 이런 식으로 내려가다가는 사람... 그것도 놀이터에 뛰어가고 있는 어린애 박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짧은 순간 어떻게 그 생각이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차가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사태는 막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미러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핸들을 왼쪽으로 서서히 꺾었고 그쪽으로 가게 되면 공터랑 빌라 담벼락이 있다는 생각에
 
꺾었죠. 그리고
 
 쾅! 하는 성공적인 음과 함께 엄청난 진동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차는 멈추...............어야 하는데,
 
 
 
 
 
각도 계산을 잘못했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
 
멈추긴 멈췄는데 그대로 박고 멈춘게 아니라 차가 오른쪽으로 꽝 -0- 하고 넘어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벼락 모서리에 박는 바람에 방향이 틀어졌는데 공터와 내리막길....그 높이 차이 때문에 차가 쓰러진거죠.
 
 
충격은 어마어마 했습니다. 아무리 중고라지만 튼튼하기로 소문난 코란도 뒤쪽이 다 찌그러지고 카센터가니까
 
이거는 엔진에 손상이 심해서 손쓸 방법이 없다고 폐차해야 된다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고 난 날은 아버지가 속상해하지 말라고 사준 술 마셨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병원에 갔습니다.
 
제 두 발로 걸어서요
 
의사 말이
 
'근육긴장으로 목 근육이 경직된 거니까 물리치료 1주만 받잡니다.'
 
.....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머지 .... ㅋㅋㅋ 내 차는 폐차가 됐는데 ㅋㅋㅋㅋ
 
 
 
보통 생각을 해보면,
 
일단 차가 위로 담벼락을 박았으니까 고개가 앞으로 튕겨져나가 핸들에 머리를 박아서 찢어져도 몇바늘이나 꼬메야 될만큼 찢어지는 게
 
정상이었을 거구요...
 
또 오른쪽으로 차가 전복됐으니까
 
운전석에 있던 저는 자연스럽게 조수석(땅쪽)에 고꾸라져서 처박혀가지고 조주석 유리창이랑 범벅이 되서 반 병신이 되는 게
 
맞았을 겁니다.
 
그런데 안전벨트를 하고 있으니까 앞으로 튕기지도, 옆으로 메다 꽂히지도 않았죠. 90도로 전복 됐을 때는 운전석에 데롱데롱 메달려있었습니다.
 
 
 
 
덕분에 지금 아무런 후유증 없이 다른 피해도 없이(담벼락은 보험처리로 15만원 물어줬어요 ㅋㅋ)
 
좋은 경험했다 생각하고 대학생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님 앉은 키가 작으신데 가끔 안전벨트가 목에 자꾸 거슬린다고 안메고 운전을 하세요....
 
너무나 불안합니다....ㄷㄷㄷ 여러분들도 다들 귀찮다고 안전벨트 안하지 마시고....
 
저도 몇번이나 왔다 갔다 하던 집가는 길 룰루 랄라 하면서 갔는데 사고 난 거였으니까요 .... ㅠㅠ;;
 
 
 
 
 
 
 
그래서 긴 내용 간추리면
 
1. 12월 22일 면허증 발급받고 코란도 신나게 탐
2. 12월 24일 방학식 코란도 타고 귀가 중 사고가 났지만 멀쩡함.
3. 12월 25일 병원에 갔더니 1주 입원 물리치료 ㄱㄱ
4. 12월 24일 집에가서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크리스마스날 약속잡고 놀다가 고백하려던 계획물 물거품으로 돌아감.
 
....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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