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운전 10년 넘도록 하면서 그 사람처럼 이기적인 사람 처음 봤습니다.
퇴근하면서 오는 길에 구형 아반떼 뒤에 렉스턴 한대, 그리고 제가 1차선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아반떼가 2차선 차와 나란히 달리니까 렉스턴이 좀 답답했는지 차선을 물고 어쩌고 하면서 강력하게 항의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뭐 사실 아반떼가 잘못한 건 없습니다. 80도로에 80 딱 밟아주고 있었고, 엄연히 고속도로가 아닌 이상 추월할 수 있게 비켜줘야 한다는 강제규정은 없었으니까요.
잘못한 게 있다면 렉스턴이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차선을 물고 똥침을 놓으면서 그러면 되나요.
전 사실 뒤가 급한 상황이라 속으로는 욕이 나왔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렉스턴이 이기길 바라면서 그 뒤를 조용히 따라갔지요.
렉스턴은 그저 뒤에서 강력히 시위를 하는 중이었지만, 크랙션을 울리거나 쌍라이트를 깜박거리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다 신호에 걸렸어요.
아반떼 앞에 모닝이 한대 먼저 와 서있었지요.
산 넘어 산이었습니다. 모닝이 신호를 받고 출발을 하는데 80도로에서 무려 60을 밟고는 더 이상 가속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렉스턴과 저는 빡이쳤고, 2차선의 상황을 예의 주시한 뒤 차선변경을 시도, 나란히 아반떼와 모닝을 추월하는데 글쎄...
아반떼가 모닝에게 쌍라이트를 쏘고 있는 겁니다. 그것도 똥침을 찌르면서요.
1차선 부심 부리는 사람 많이 봤는데 그런 사람은 정말 처음봤습니다. 자기는 뒤에 다른 차 다 막아놓고, 2차선에 충분한 공간이 있음에도 모닝더러 비키라고 쌍라이트 켜대는 꼴을 보니 정말 역겹더군요.
자기가 80도로에서 80 딱 지켰으니 아무 잘못없다는 식이면 모닝도 80도로에서 60이상 밟았으니 아무 잘못없는 거거든요. 게다가 자동차전용도로나 고속도로도 아니구요.
정말 이기의 끝판왕을 보고 온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경차 무시...라고 하기엔 구형 아반떼가 딱히 다른 차를 무시할 수 있는 클래스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참 어이없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