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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안녕
게시물ID : gomin_8754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왼손은탁칠뿐
추천 : 0
조회수 : 22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0/21 13:43:33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해. 대학교2학년 예비대 모임 때였구나. 집에 가는 방향이 같아서 같은 버스를 탔던 우리였지. 뻘쭘한 분위기에 MP3 같이
 
들을래? 라며 인사치레 말을 건냈을 때 당연히 아니요 라고 할줄 알았던 기대와는 다르게 네!하는 너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어.
 
그렇게 내 사랑은 서서히 시작되었고 결국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병아리 같은 애를 도둑놈처럼 업어가버렸지.
 
그때 들었던 비난도, 혹은 폭력도 나는 좋았어. 예비역들이 자기들이 찍은 애 꼬셨다며 억지로 술을 먹이고 주먹으로 칠때도 나는 승리자라는 우월
 
감에 행복했어. 너를 얻었다는 기쁨에 마냥 좋았어.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횟수로 5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내 추억속에는 좋았던 기억보다 미안했던 기억이 더 많다. 그만큼 못된 남자였겠지 나..
 
오랜 시간 날 기다려준 너에게 난 이별이라는 최악의 선택만을 선물해주고 말았어.
 
더이상 널 사랑하지 않아. 너도 날 사랑하지 않아. 우린 어떤 노래가사처럼 그 어떤 불필요한 감정의 낭비없이 약간은 섭섭할 만큼 깔끔하게 헤어졌어.
 
하지만 돌아서서 흘렸던 내 눈물, 떠나가면서 흘렸던 니 눈물 아직 기억해..
 
 
어찌되었건 우리는 끝난 사이고 너에게는 너의 새로운 남자가, 나에게는 나의 새로운 여자가 생겨서 각자의 인생을 잘 살았지.
 
그런데 얼마전 들려온 너의 결혼 소식에 나는 혼란스러웠어.
 
 
나의 너였는데 이젠 우리 완전히 서로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되는구나. 언제고 이런 날이 올줄 알았는데 막상 앞에 닥치니까 내 감정을 글로 표현할 수가 없을 만큼 이상하더라.
 
 
나같은 못난놈 때문에 너의 찬란했어야할 대학생활 4년이 고스란히 말할 수 없는 어떤 추억의 한 조각으로 남겨질 수 밖에 없음이 미안하다.
 
 
잘살아, 행복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말뿐인데 그 말조차 너에게 닿을 길이 없구나.
 
 
 
지난 토요일 결혼식 했다며? 아마 지금은 신혼여행 중이겠네? 있지, 나도 토요일에 결혼식 갔었다? 지금 사귀는 애 절친이 결혼을 한대서 거기 다녀왔어. 근데 그 친구 이름이 뭔줄 알아? 너랑 똑같더라. 웃기지? 난 정말 웃겼어. 이런 우연이 다 있구나. 비록 니 결혼식장엔 못가지만 너랑 같은 이름은 한어떤 이의 결혼식장엔 갈 수 있었구나.
 
사귈 때 야 너 자기 이런 말 보다 항상 이름을 불러줘서 좋았다 던 너였는데.. 영원히 잊지 못할 니 이름.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여자친구를 부를 때 한번씩 툭 튀어나오려고 해서 놀라게 되는 니 이름. 이제 꿈에서 니 얼굴은 흐릿하지만 여전히 또렷한 니 이름. 나에게는 이제 그런 이름이 되버렸다.
 
 
 
저기.. 있잖아 나도 아마 1, 2년 안에 결혼할 거 같아.
 
내가 과거의 너를 사랑했듯 지금은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해. 과거에 너에게 받았던 사랑이 컸던 만큼 지금 내 사람에게 큰 사랑을 주려고 해. 고마워 너무 고마워.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사람.
 
지난 내 후회와 안타까움으로 헤어진 이후 나홀로 완벽하지 못했던 이별이라 항상 지금 여자친구에게 미안했는데 이제는 널 완전히 보낼 수 있을 거 같아. 아니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거겠지.
 
너와의 추억을 곱씹으며 진한 후회와 안타까움으로 눈물을 흘릴 때마다 지금 사랑하는 이에게 죄짓는 기분이었는데 이젠 널 추억이라는 상자안에 곱게 접어 저 깊숙한 곳에 보관하려고 해.  
 
 
 
넌 이미 현실의 저 멀리 가고 있는데 나혼자 추억속의 이자리에 서 있었나봐. 이제 나도 정말 널 보내려해.
 
 
내 청춘의 반을 함께 보낸 내 지난 사랑아. 이젠 웃으며 보낼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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