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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지독한넘.. (글 많음...)
게시물ID : humorstory_1629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공수련중
추천 : 12
조회수 : 52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9/02/07 10:14:35
몇년을 눈팅만 해 오다가.. 글을 쓰는건 처음인것 같네요. ㅋㄷ
베오베에 간 빌 아저씨의 말라리아 모기 방출 사건을 보고.. 
문득 예전의 기억이 떠올라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반응 좋으면 이거 가지고 네이트온 톡에도 입성해 볼까 합니다만. ㅋㅋ)

올해로 30먹은 아주아주 평범하기 그지 없는 회사원입니다. 

작년 6월경 뭔 바람이 불었는지. 연휴때 필리핀으로 훌쩍 여행을 갔지요. 
3박 4일의 짧은 일정인지라 정말 책가방(배낭도 아니고. 백팩..)한 둘러메고 갔더랬습니다. 

별 천지를 둘러보고 오니.. 꿈같건 4일은 금방 잊혀지더군요.. 

그~! 런~! 데에~~~!

4개월도 더 지나서 아주 평생에 잊혀지지 않을 기억으로 다시 돌아오더군요... ㅡㅡ

때는 10월 중순.. 회사가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로 점점 바빠지기 시작한 어느때. 
사무실에서 살짝 감기가 유행을 했습죠. 
평소 지나친 건강을 과시하던 저로써도 몸살이 오는건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자취를 하는 탓에 집에 들어가는 길에 식사 대용으로 떡을 좀 사서 먹고.. 
집에 들어갔더니. 어질어질 하면서 체한것 같기도 하고.. 감기 몸살이 좀 심한것 같기도 하고.. 

일단 처음엔 날이 쌀쌀한데서 주워먹은 가래떡이 얹혔다고 생각해서 콜라와 소화제를 사들고 들어가서
소화제 먹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었습니다..만..... 
보일러를 빵빵하게 틀었음에도 불구하고 땀은 안나고 춥기만 하더군요... 

정말.. 더럽게 추웠습니다.ㅠ.ㅠ

거의 실신하기 직전에 근처에 살고있는 친구넘한테 연락을 해서 해열제좀 사오라고 했지요.. 
처음에는 친구도 별 일 아니겠거니 하면서 왔더랍니다. 
근데.. 오피스텔 문을 열어보니.. 집안은 후끈한데.. 애가 바닥에서 이불을 세겹이나 덮고 끙끙거리는걸
보더니 친구넘도 놀랐나 봅니다. 

어디서 체온계를 구해오더니 열이 39도 조금 넘더랍니다. 
그러면서 제 옷을 벗기고. (속옷은 입혔습죠. ㅋ) 찬물로 닦아주더군요. (고마운자식..ㅠ.ㅠ)
한 한시간정도 그러고 있다가.. 

친구넘을 보내고 또 끙끙거리고 있었습니다.. 
한 두시간정도 더 앓고 나니까 갑자기 식은땀이 쭉~ 흐르더군요.. 
그러면서.. 상당히 편해졌습니다.. 
다음날.. 몸은 좀 무겁지만 멀쩡히 일어나서 출근도 했고.. 
일도 나름 열심히 했지요... 
저녁땐 열도 오르지 않아서 그냥 하루 몸살로 앓았나 보다.. 했습니다. 

다음날도 여전히 몸은 무겁지만 무사히 하루를 보냈지요.. 
그리고 그 다음날..... 
(부들 부들.. )

저녁에 퇴근시간이 가까워 오자 열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야근해야 하는데.. 젠장.

별수없이 퇴근을 해서 해열제 사고.. 집에 체온계도 하나 사 놓고. 
머리에 붙이는 쿨패드도 사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희안하게 어떤것도 소용이 없더군요. 
땀은 안나고 체온은 40도가 넘어 42도까지 올랐습니다. 몸은 더럽게 추웠구요.. 
해열제도.. 쿨패드도.. 찬물에 담가 체온을 떨어뜨려도.. 보일러로 바닥을 데우고 이불을 
겹겹이 싸 메고 있어도... 

한 3~4시간 정도는 열이 올라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가끔 기절도 하고... ㅡㅡ 

그렇게 세번째 앓을때 생각했습니다.. 
"이건.. 그냥 감기 몸살같은게 아니구나.. " 

해서 약 1주일 정도가 지난후에 회사 근처 병원으로 찾아갔습니다. 
원인을 모르겠다더군요.. 해열제를 지어줬습니다. (췟!)

그때부터는 생명의 위협이 느껴지던때라 각종 자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 말라리아 증상이 90% 가량 저와 일치하더군요. 

3일열 말라리아의 특징. 격일 혹은 3일에 한번꼴로 체온이 오르며, 설사를 하고 비장이 부어 
음식물 섭취가 어렵고..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지고... 간 기능이 나빠지면서 소변이 찐~ 노래지고.. 
기타 등등.. 

저.. 설사만 빼고 다른건 다 했거든요. ㅋ 
그와중에 말라리아의 장점... (이게 장점인지는 모르겠지만.. )
비장이 부어서 위를 누르다 보니.. 식욕이 뚝~ 떨어집니다.. 물만 먹어도 배 불러요. ㅡㅡ
15일간 앓으면서 8Kg 정도는 빠졌던것 같은...데... 
물론.. 병 낫고 나면 식욕이 두배로 돌긴 해요. ㅋ

약 보름을 앓고 난 후에 큰 병원으로 가서 다시 진찰을 받았습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말라리아가 의심된다면서 피 검사를 하자 하더군요. 
1주일 정도 걸린다던 검사결과가 3일만에 나왔습니다. 
(어쩐지 의사가 차트를 쓸때 "응급" 이라고 쓰더라니.. )

그리고 보건소에서 약을 받아서 (그리 흔한 병이 아니고.. 국가에서 관리하는 전염병인지라.. 
말라리아약은 약국이나 병원에 없고.. 관할 보건소에 가셔야 합니다) 말라리아충 죽이는약 1주일
알 죽이는 약 2주일을 먹고 나서 정상적으로 나을 수 있었지요. 
(말라리아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벌레라 하더군요.)

정말.. 지랄맞은건.. 회사 출근할땐 괜찮다가... 퇴근할때 되면 열이 오르는 바람에.. 
일은 다 하고.. 입원도 못했어요...ㅠ.ㅠ

참고로..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말라리아는 치명적일 수 있으며 3일열 말라리아라 하더라도 
고열로 인한 부작용(뇌성마비 등), 혹은 사망에 이르게 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곰탱이 처럼 버티고 있으면 체력 저하와 그에따른 면역력 저하.. 
합병증 발생등으로 죽을 수 있습니다. 

오유 여러분들.. 어디 아프면.... 병원 가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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