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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써 보는 가위체험.SSUL
게시물ID : panic_600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과마루
추천 : 0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1/07 21:06:57
저는 가위에 굉장히 잘 눌리는 편입니다
십 년 이상 자주 눌리다보니 이제 익숙해질 정도가 됐죠
처음 가위 눌린 것부터 몇 가지 적어봅니다ㅎㅎ

1. 
가장 처음 눌린 건 초등학교 5,6학년 때
그 날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워 있는데 왠지 모르게 활개 치고 싶었습니다
남자답게 大자로 자고 싶었죠
그래서 진짜 사지를 쭉 뻗고 침대 한 가운데에 누워서 잠을 청하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눈이 떠져 있더라구요
난 분명히 자고 있었는데 눈꺼풀이 사라진 듯한 느낌?
그런데 몸은 움직이지 않고,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마주보고 있는 천장이 일그러지기 시작합니다
아무 소리도 없이 천장이 보라색으로 변하면서 나선형으로 비틀리는데 고개는 안 돌아가고 미치겠더군요
그 빙빙 돌던 천장에서 순식간에 천장만큼 거대한 귀신얼굴이 생겨납니다
진짜 기절하는 줄;;
천장만한 귀신얼굴이 녹아내리듯 얼굴로 줄줄 흘러내리는데 몸은 진짜 꿈쩍도 안하더군요
그 때 티비에서 본 가위 푸는 법이 기억났습니다
새끼손가락인가 발가락을 움직이면 된다는 거였는데 진짜 낑낑 거리면서 막 힘을 줬죠
그러다 새끼손가락이 꿈틀! 하는 순간 팟! 하고 빨려들어가듯이 귀신은 사라졌습니다
식은땀이 얼마나 났던지...
아직도 생생하네요

2. 
그 후 종종 가위에 눌리다가 대학교 2학년 때 엄청 심해졌습니다
그 때 자취하고 있었는데 2학기 개강하고 나서 한 두 달 정도 계속 눌렸죠
근데 좀 자주 눌리는 게 아니라 하룻밤에 대여섯번씩 눌립니다 ;;
자다가 눌려서 깨고 잠들면 또 눌리고 진짜 지옥이 따로 없더군요 ㅠ
근데 계속 겪다보니까 가위도 익숙해집니다
잘려고 누워 있으면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끼이이잉... 이런 소린데 소리만 나는 게 아니라 귀가 아픕니다
마치 청소기를 귀에 대고 빨아당기는 것처럼 아파와요
그럴 때 고개를 막 휘저으면 순식간에 소리는 없어집니다
다시 누워서 잠이 들라치면~ 또 그 소리가 납니다!
어휴 진짜...

한 번은 그 소리가 언제까지 들리나 궁금해서 참아봤습니다
귀가 점점 아파지고 소리도 엄청 커져서 정신이 이상해질 것 같았는데
그 때 느낌이 어땠냐면 귀랑 지옥이랑 연결되는 통로가 있어서
지옥에서 제 영혼을 귓구멍을 통해 빨아들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더 이상 있다가는 혼이라도 빨려 나갈 것 같아서 또 고개를 흔들어 겨우 끊었습니다

3. 
역시 2학년 때 심하게 눌릴 때 이야깁니다
하루는 꿈을 꿨습니다
루시드 드림이라고 하죠, 스스로 꿈이라는 걸 알고 어느 정도 의지를 행할 수 있는 꿈이었습니다
무슨 술래잡기 하듯이 누군가한테서 도망을 치고 있었는데
쫓기다가 어느 공사하는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귀신이 갑자기 나타나서 엄청 깜짝 놀라 잠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진짜 무서웠던 건...
꿈에서 깨어나기 전에 "니가 이리로 들어올 줄 알았어. 속았지?"라는 말을 들었던 겁니다...

4. 
한 번은 목도 졸려 봤습니다
자다 보니 가슴이 엄청 답답하고 숨쉬기가 힘들어서 눈을 떴는데
가슴 위에 허연게 올라앉아서 목을 조르고 있더군요

진짜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것처럼 하얀 소복을 입었고 푸르스름하게 어둠 속에서 빛이 납니다
그리고 머리가 엄청 지저분하고 길었는데 그 때문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두 손으로 목을 조르는데, 진짜 무서운 게 ;; 손이 사람 손이 아니라 호랑이 발 같더라구요
엄지손가락만한 발톱이 줄줄 달려있고 솥뚜껑같은 손이 제 목을 꽉 조르고 있었습니다
털도 수북수북 나 있구요

막 발버둥을 치면서 얼굴을 봤는데 눈코가 없었던 것 같네요
입은 있었던가?
여튼 얼굴에 거의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은 기억이 납니다
몸부림 끝에 가위가 풀렸는데 잠에서 깬 뒤에도 계속 그 부위가 시뻘겋고 아파서 식겁했었네요...

5. 
자주 가위에 눌리다보니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할 때가 있습니다
아 물론 대낮에 말구요 자다 깨다 하니까 밤에 내가 꿈을 꾼 건지 진짜 뭘 본 건지 애매해지죠
그런데 가위를 하루에 대여섯번씩 두 달 정도 눌리니까 막 투시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잘려고 눈을 감고 있는데 막 방에 있는 천장-벽, 벽-벽, 벽-바닥, 벽-옷장 이런 경계선이 보입니다
적외선 이런 걸로 보는 것 같은데 색깔은 그런 거랑 다르구요
여튼 물체의 경계가 눈을 감은 채로 보이더라구요

그 땐 진짜 이러다 내가 투시능력 생기는 거 아냐? 했었는데
요즘은 가위도 잘 안 눌리고 좀 안정이 되어서 그런지 그 때 헛생각 했던 거 같네요ㅎㅎ
당시엔 진짜 심각해서 친한 친구한테 내가 너무 가위에 눌리다보니 이제 막 투시가 된다면서
이야기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막상 적고 보니 그렇게 쓸 말도 없었네요
언제 공게에 제 가위 이야기를 한 번 써 보고 싶었습니다ㅎㅎ
다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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