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베오베 일화를 보고 떠오른 내 지휘관들.
게시물ID : military_339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치아미백
추천 : 7
조회수 : 83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1/08 09:33:02
베오베에 올라간 훈훈한 군인 이야기에 
내 복무시절 겪었던 지휘관들 에피소드가 떠올라서 여기 적어봄.

본인은 지금은 사라진 군단의 의무병이었음.
당시 군단장(중장)은 말이 별3개지 백박노인이었음.
그런데 운동을 좋아해서 테니스, 등산을 수시로함.

등산가면 군단장 밑에 소장, 준장, 대령 급들이 우르르 몰려서 따라감. 
맨 뒤에는 의무병인 내가 붙어다니고 ㅋㅋ
테니스는 노인네가 한 경기 치고나면 지 밑에 영관급들 치는 거 구경만함ㅋㅋㅋ(본인 자리는 군단장 뒷자리 ㅋㅋ)
그러다가 장기 훈수두는 노인네처럼 '이렇게 쳐봐라, 잘 좀 쳐봐라'라고 중얼중얼 거림 ㅋㅋ

어쩔 때는 경기가 과열되서 선수끼리 막 흥분하는 상황이 올때가 있음
그럼 별들이랑 대령들끼리 목소리 커지는가 싶으면(뭐 응원이라던가 심판한테 항의를 한다던가) 
군단장이 조용하게 '쟤들 좀 시끄럽다.'이 한마디 하면 그 밑에 비서격인 중위가 후다닥 그 테니스장으로 달려가서
'군단장님이 조용히 하시랍니다!'이렇게 외침 ㅋㅋㅋ
그러면 순식간에 조용해지고 공치는 소리만 들림 ㅋㅋㅋ
그런데 잠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시끄러워지면
군단장이 '쟤 좀 데려와봐!'라고 짜증섞인 목소리를 냄
그럼 또 중위가 뛰어나가서 '군단장님이 잠깐 오시랍니다!'라고 외침.
그러면 정말 거짓말 안하고 대령이 이등병처럼 뛰어와서 각잡힌 차렷자세로 서있음 ㅋㅋㅋ

군단장 : 너 내가 시끄럽다고 했어? 안했어?
대령 :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병장이 이등병 갈구는 상황이랑 거의 비슷함 ㅋㅋㅋ
그런데 더 웃긴건 이 대령도 어느 부서 소속일꺼 잖아? 그러면 그 대령 지휘관인 준장도 졸라 뛰어와서 옆에 서는거야 ㅋㅋ

준장 : 죄송합니다! 제가 주의시키겠습니다!

난 군단장 뒤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웃겨 죽을뻔ㅋㅋㅋ
장교들한테 별3개는 거의 신이더라 ㅋㅋ

테니스는 보통 이런식으로 흘러가고 등산같은 경우에는... 
노인네 등산가는게 뭔 큰일이라고 중장 밑으로 소장, 준장 대령급들이 항상 따라다님.
군단장은 괜찮다고 하는데 이 밑에 새끼들이 노인네 걱정하는척 행여나 다치시면 안된다고 하면서
의무병인 날 항상 맨뒤에 따라오게함 .......
그러다보니 주말 새벽에 일어나서 노인네 뒤꽁무니 따라서 이산저산 다니게되는데
이 노인네들은 고작 동네 뒷산가는건데 존나멋진 등산복으로 산을 타고 
난 활동복(주황색)입고 따라다녀서 민간인이 볼까봐 존나 쪽팔리면서 산을 올라감.
늘 구급배낭을 메고 다녔지만 써본적은 없었어...

가을에는 단풍도 들고하니 노인네 산행이 겁나 많아 지거든?
그런데 주말에 쳐가는것도 모잘라서 평일에도 가고 싶은거야 ㅋㅋㅋ
그런데 평일 업무시간에 군인이 어떻게 등산을 가겠어?
휴가공문 만들다보니까 부군단장이 공문하나를 만들어서 군단장 결재를 받아서 육본에 보낸게 있었어
이게 뭐지 싶어서 보니까
'작전 지역 탐사'  
'장소 : 내장산' 

ㅋㅋㅋㅋ 말은 존나 멋있지 않음? 작전 지역 탐사 ㅋㅋㅋㅋㅋ
이딴 식으로 업무시간에 단풍 놀이 가고 막걸리 마시고 ㅋㅋㅋ
내가 이런 비리 때문에 나름 학군의 전설이라는 군단장을 밝힐 수가 없다.ㅋㅋ

크 아련히 떠오른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