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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개발자가 보는 게임중독법
게시물ID : gametalk_1228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꿀마왕
추천 : 15
조회수 : 1198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3/11/08 16:31:10

글이 쪼금 깁니다.



안녕하세요?
얼마전에 오유분들 덕분에 작성글이 베오베도 가고 게임도 좋은 성적을 냈던 1세대 게임 개발자입니다.

지난 글 보기

글 올릴 땐 기대도 안했다가, 뜻밖에도 게임을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큰 감동 받았습니다.
댓글 보면서 타임머신 타고 옛날 유저분들과 대화하는 기분?
잠깐 썰 풀면 당시 '피와기티'게임 유저의 99%가 초등학교 4~6학년 남자였습니다.
당시 게임 패키지에 들어있던 엽서가 회사로 4백 통 가깝게 왔었거든요. (학교와 성별 기입항목이 있었음)

인터넷이나 휴대폰 없던 시절 연필로 쓴 엽서 보면서 흐믓해하던 기억이 남아있네요.
몇 분은 개발자로 만났고요. 이거슨 어렸을 적 까까주던 꼬마에게 고백받는 느낌?

암튼 얼마전 출시한 게임으로 크진 않지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내일이면 회사 사무실도 더 큰 곳으로 이사합니다.
아직 수익은 안정적이지 못해서 또 달려야 하지만... 그래도 성장하는 것 같아 좋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게임중독법에 대한 글을 보게 됐습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이런 말을 했죠.
1_1.jpg
(사진출처:게임동아)

"이 나라에 만연된 이른바 4대 중독, 즉 알콜, 마약 그리고 도박, 게임중독에서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의 고통을 이해, 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이 사회를 에서 구하여야 한다"

...
어.. 술과 도박, 그리고 마약 옆에 있는게 혹시 게임?
게임이 술 도박 마약과 동급??
???


'중독'에 한한다고 쳐도 게임중독이 알콜중독이나 도박, 마약중독만큼 심각하다고?
안먹으면 의지와 상관없이 금단증상 벌어지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들과 동급이라고?

기사 본 순간부터 밀려드는 좌절감에 한동안 우울하고 분노 조절하느라 한동안 힘들었습니다.
술김에 모니터에 대놓고 쌍욕한 게 한 두번이 아닙니다.
왠만하면 인터넷에서 격한 표현 안쓰는데 진짜 갈아마시고 싶더군요.
그저 게임이 좋아서 게임 불모지인 대한민국에 20년간 개발자로 걸어왔는데 한순간에 마약업자로 취급당하는 느낌. 이해되시나요?



사실 게임 규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셧다운제는 시행중 (자정~오전6시까지 청소년 게임 제한)
쿨링오프제도는 검토중 (게임 하루 4시간으로 제한. 2시간 지나면 강제종료하고 10분 후 2시간 더 플레이)

여기에 새누리당에서 추가로 준비중입니다.
-셧다운제는 밤 12시~오전 6시에서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7시로 연장
-청소년 게임할 때 보호자 동의 필요, 청소년이 하는 게임을 보호자와 선생님한테 통보할 것
-위 규정을 이행못하면 연간매출액 5% 또는 5억이하 과징금
-인터넷게임중독 치유부담금 연 매출액의 1%이하에서 부과



또 얼마전 신의진의원(비례대표 당선, 정신과의사 출신)이 게임중독법을 내놨죠.
201304301829121770.jpg
사진출처:인벤

내용은 게임중독에 걸린 사람들을 국가가 관리한다는 겁니다.
"게임업계가 게임을 마약 취급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피해의식이다”라는 발언으로 유명하죠.
아니 그럼 술 마약 도박하고 엮질 말든갘ㅋㅋㅋㅋㅋㅋ 황우여랑 대사 맞추든가... 비례대표라 짬밥이 안될라나?
암튼 난 이제 피해의식 가진 마약제조업장 홍 홍 홍



위 내용들을 파볼까요?

먼저 셧다운제. 게임에 정말 빠진 청소년들은 어른들 주민번호 빌려서 합니다.
중학생 프로게이머가 셧다운제로 대회를 포기하는 일도 있었고요.
정부 부처간 통일이 안되니 아래같은 코메디도 벌어집니다. (정통부는 이명박전대통령이 분해시킴)

게임메카 기사 보러가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간략 설명 드리면 '리그오브레전드(LOL)' 개발사 라이엇이 셧다운제를 준수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했더니 국감위에서 개인정보노출 위험이 있다고 까는 겁니다. 뭐야 누구 말에 맞추라는 거야 무서워

셧다운제 그냥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만약 모바일로 확대되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1) 국산게임만 셧다운되는 역차별이 발생함 (해외개발사는 컨트롤 안됨)
2) 해외게임이 서비스되지 않음
3) 구글플레이나 아이폰 게임카테고리가 폐쇄 (안그럴 것 같지만 그런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과거에 안드로이드 게임카테고리 안열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부담금으로 매출액의 1%를 부과한다고요?
순이익 아니라 매출액 기준입니다.
1%라니까 감이 잘 안잡히실 것 같네요.
주류는 0.05%. 도박은 0.03%의 부담금을 냅니다.
게임업계는 주류의 20배, 도박의 30배 내라는 겁니다.

매출이 발생했는데 순이익이 마이너스라도 내야됩니다. ㅎㄷㄷ
그럼 그 돈을 가져가서 이렇게 하겠지요.

[국감]'도박관리센터, 중독자 치료예산 인건비로 펑펑'▶기사보러가기

이게 국가가 관리하는 방법인가봅니다. 중독은 관리않고 자리 앉은 사람들 통장 관리한 것 같네욬ㅋㅋㅋㅋㅋ



아래 기사는 더 웃깁니다.

JTBC 뉴스9 ▶게임은 마약? "금지 아닌 예방 차원" vs "중독은 개인 문제" 중에서
(중략)
청소년과 어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1차적으로 국가와 지자체가 예산을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단지 다른 곳에서 기부금을 거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벤기사 ▶[취재] "게임중독" 국정감사 소환된 라이엇 오진호 대표, 이슈 포인트는? 중에서
(중략)
김현숙 의원은 게임문화재단 운용 기금과 더불어 금일 증인으로 출석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오진호 대표에게 기부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국내 게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장기간 차지하고 있는 게임인만큼 기부금을 내는 것이 올바르지 않겠냐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오진호 대표는 해당 질문에 대해 "게임문화재단의 활동에 대해서는 존중하고 있다. 기부금 지급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현숙 의원은 "라이엇은 이제 내년부터 상당 수의 기부금을 낼 예정이라고 알고 있어도 되냐?"며 확답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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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데일리e스포츠

가운데가 김현숙 의원. 참고로 김현숙의원은 여가위 국감에서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일으킨 존속살인, 자살, 폭행, 방화 등의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대한민국이 GTA의 산안드레아스냐?



게임을 술이나 도박보다 더한 존재로 보지만 정작 게임 자체의 접근에는 무지한 사람들.
관리도 제대로 안되면서 산업이 크다니까 돈 뜯어낼 생각부터 하는 사람들.
그래서 항의하면 오해 너님 오해

업계사람이라면 우울증 올것 같지 않습니까?



휴...
제 글에 공감하신다면
게임중독법 반대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세요.
그리고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도록 추천 부탁드립니다. (베오베가 목표가 아니라 많은 분들이 보기 위함입니다)

▶게임중독법 반대 서명운동 하러가기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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