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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녀
게시물ID : freeboard_7266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romet
추천 : 3
조회수 : 82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1/11 23:43:58
"에일리 사진 봤냐? 이래서 김치년들은 안돼, 다 걸레라니까?"

고등학교 동창 카톡방에 일베하는 놈이 요란스레 떠들었다. 맘만 같아선 카톡방을 나가고 싶었다.
일베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입에 달고 다니는 말로 '김치녀'란게 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김치녀는 돈을 지나치게 밝히고, 성적으로 문란하며, 능력없으면서 남자에게 빌붙으려하는 한국 여자의 전형이다.
그렇다면 한국여자를 업신여기는 잘난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은 어떠한 여자일까?

1bug.jpg


최근 목격한 사진이다. 출처가 일베인 듯 하다. 
수십개에 달하는 비현실적인 조건 속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성에 개방적'과 '성경험 0~1회'다.
아이러니한 말이다. 성에 개방적이면서, 동시에 성경험은 하지 말아야한다? 즉 이 말은, 다른 남자들에게는 순결을 지키면서 자신들에게는 망설임 없이 몸을 바치는 여자를 원한다는 소리다. 성형 없이도 이쁘며, 경제적으로 생활력 강하고, 순결과 정절을 지키나 정작 자신에게는 온 몸을 바치는 여자를 원하다니. 조선시대의 첩이라도 바라는 것일까? 지독히 남성중심적인 여성상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 세상에 이런 여자가 어디에 존재하며, 설령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이런 여자를 사귈 능력이 있을까? 그들은 '완벽한' 여인이 아닌, 그 하찮은 '김치녀'라도 사귈 능력이 있을까? 이솝우화가 하나 떠오른다.

2.png


저 (가질 수 없는) 포도는 분명 시고 맛없을꺼야. 그러니 안 먹는거야, 못 먹는게 아니라.
저 (사귈 수 없는) 여인은 분명 문란하고 성격이 더러울꺼야. 그러니 안 사귀는거야, 못 사귀는게 아니라.

자신의 능력으로 여자을 사귈 수 없으니 역으로 주변의 여자들을 폄하하면서 체면을 지키고, 비현실적인 여인들만 추구하느라 눈은 더 높아져만 가는 악순환. 내게 일베의 '김치녀' 발언은 선택받지 못한 남성들의 발악으로 밖에 안보인다.

그리고 '김치녀'라는 단어가 더욱 추잡하게 들리는 이유는, 여성 비하에 '김치'라는 민족 비하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래서 안 돼'라는 패배주의. 정작 자기 학교 혹은 직장의 여성들에게 호감을 얻을 능력도 없으면서, 먼 나라의 '스시녀'나 서양녀들을 무작정 동경하는 인간들. 탈아입구라도 꿈꾸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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