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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백하기 위해 편지를 썼습니다
게시물ID : gomin_9414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진리론자
추천 : 1
조회수 : 37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2/16 07:29:07
곧 24살이 될 모쏠 오징남이에요...
너무나도 착하고 귀여운 두살 아래 아이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항상 짝사랑으로 고통받는 삶이었는데
이젠 더이상 그러기가 싫네요
솔직히 잘 될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정말 차일 각오하고 고백할 생각입니다
응원해 주세요
 
 
ㅇㄴ야 안녕?
 
조금 당황스러울 거라 생각해.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말보다는 글로 전하는 게 좀 더 솔직하고 충분하게 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이렇게 편지를 쓴다.
 
재미없고 지겹기만 했던 1학년 때에 비해, 이번 학기는 내 대학 생활 중에 최고로 행복했던 시간이었어. 동아리가 정말 내게 많은 것을 줬거든. 고민이나 슬픔도 쉽게 나눌 수 있는 형, 동생들을 얻었고, 즐거운 추억도 많이 쌓았어. 멋지고 착한 선 후배들도 많이 알게 됐지. 머물 수 있는 곳이 생기고, 같이 밥을 먹고 웃고 떠들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이렇게 동아리가 내게 좋은 것들을 많이 주었는데, 너도 그중 하나야. ㅇㄴ처럼 항상 해맑게 잘 웃고, 다른 사람들 생각할 줄 아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아이가 우리 과 후배라는 게 너무 반갑고 기뻤어. 그래서 학기 초부터 너랑 참 친해지고 싶었는데... 알고 있니?
 
근데 혹시 그날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내가 예전에 소개팅 했던 사람하고 잘 안돼서... 거지몰골로 동방에 왔었잖아. 밥 먹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위로해 줬었는데, 그때 유난히도 너의 오빠 힘내요라는 목소리가 내 마음속에서 제일 크게 울려왔어. 이유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는데.... 아마 그때 부터였던 것 같아. 네가 나에게 좀 더 중요한 사람이 된 게...
언제 부터인가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네 생각이 났어. 네가 해맑게 웃는 모습, 너의 행동, 목소리가 머릿속에 멤돌았어. 동방의 공강 시간표를 보면서 네가 언제 올까 기다리고, 너랑 조금이라도 가까이 있고 싶어 하는 나를 알게 됐어. ㄷㅇ이 형이 내 핸드폰으로 너에게 장난칠 때마다 하지 말라고는 했지만 내심 너와 연락 할 수 있는 게 좋았어. 페이스북에 가끔 글 같은 걸 올릴 때에도 너의 좋아요나 댓글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그랬지. 처음에는 많이 혼란스러웠어. 당황스럽기도 했고. 서로를 알게 된 건 저번 학기 부터였는데 어떻게 이제 와서 이렇게 느닷없이 감정이 생기는지 말이야. 내가 그냥 외로워서 이러는 건 아닐까, 그냥 단순히 친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인건데 스스로 착각 하는 건 아닐까...... 그래서 이렇게 기다려 온 거야. 마음에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기다렸어. 이젠 거의 두 달 정도가 다 되어가네.
 
ㅇㄴ
나 아무래도 네가 좋은 것 같아.
 
네 옆에 있으면 심장이 더 크게 뛰고, 너랑 카톡하면 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아. 나 알바하던 중일 때 아침에 너에게서 온 카톡을 보고 좋아서 편의점 안을 방방 뛰어다녔던 걸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온다. 너랑 카톡했던 목록을 한번 씩 읽어보면 너의 문자 하나하나에서 너의 표정이 보이고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네가 너무나도 즐거운 표정으로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여워서 참을 수가 없어. 너랑 같은 자리에 앉아 먹는 게 무엇보다 제일 맛있고, 너랑 같이 듣는 과목이 있다는 게 너무 기뻐.
사실 요즘은 조금 우울했어. 나는 널 이렇게 좋아하는데 너도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싶고, 너 때문에 맘고생하고 잠 설치는 거 조금이라도 알아 줬으면 좋겠어서 은근슬쩍 드러내기도 했는데... 이젠 시험이 다가오면서 자연스럽게 널 보기도 쉽지 않고, 어떻게 얼굴 마주칠 방법이 없을까 이 궁리 저 궁리 해보기도 했어. 카톡을 하기 에는 네 시험공부에 방해될까봐 선뜻 누르지도 못하겠고... 내가 공부를 잘했다면, 좀 더 학점도 좋고 똑똑한 사람이었다면 너에게 모르는 거 알려주면서 같이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며 자책도 하고... 이런 내가 너에 비해 한심하게 느껴져서... 그냥 포기할까 하는 마음도 먹었어. 이렇게 혼자서만 마음앓이 하는 게 너무 힘들었었는데...
 
이젠 마음 굳혔어.
ㅇㄴ야 나 너 좋아해. 정말로 좋아해. 아마 네가 생각하는 거 이상으로 좋아해.
지금이 되어서야 네가 좋아진 이유도 너를 좀 더 알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아. 너를 아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너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갈수록 네가 더 좋아질 것 같아.
요즘 좀 외로워서,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낼 사람이 필요해서같은 한심한 이유 아니야. ‘이젠 학기 끝나니까, 교환학생가면 다음 학기 안 보니까 차여도 상관없지처럼 한 번 던져보는 그런 가벼운 행동도 아니야. 다만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걸 깨닫는 데에, 너에게 말하기 위한 용기를 내는 데에 너무 오래 걸렸다는 게 아쉬울 뿐이야.
나 경험도 없고 아는 것도 많이 부족해서 서툴거야. 답답하게 느껴지고 모자라 보일 수도 있어. 그렇지만 이건 장담할게. 항상 웃게 해주진 못해도 절대 눈물 흘리게 하진 않을게. 원하는 걸 다 해주진 못해도 싫어하는 짓 하진 않을게. 절대 한눈 안 팔고 너만 바라볼게. 넘치는 건 네게 주고 모자란 건 채워나갈게. 노력 많이 할게.
 
요즘 날씨 많이 춥지? 길도 미끄럽고. 옷 두껍게 입고 다니고, 신발도 잘 안 미끄러지는 걸로 신어. 너 힘들어 할 때나 피곤해 하는 모습 볼 때 면 나도 기분 별로 안 좋으니깐. 이거 다 읽으면 나한테 연락 해줄래?
 
기다리고 있을게.
 
12... 시험공부 중에
ㅇㅁ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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