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요? 당신에게 처음으로 내가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며 시작했던 블로거.
먹는것을 좋아하던 당신을 따라 다니던 내가 오히려 그 일들에 행복감을 느끼며 시작했던 맛집 블로거.
작은 똑딱이 하나로 시작했어요. 당신이 가지고 있던 작은 그 카메라.
[망고식스/압구정점/라즈베리 와플] - 블로그 시작 첫 사진.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툴툴거리던 날보며 자그마하게 웃어주던 당신. 그때부터 많은 사진을 담았어요.
무언가 음식을 먹고 그 기록을 남긴다는 것. 난 그 기념적인 흔적을 남긴게 아니었어요. 당신과의 발자취를 남긴거죠.
[강남구 삼성동/어바웃샤브]
그 당시엔 내가 하는 그 블로거 생활이 나 스스로도 신기했죠. 하루 방문자는 겨우 스무명 남짓.
하지만 그런것에 신경쓰지 않았어요. 그저 즐거웠죠. 당신과의 하루하루가.
전혀 못 먹던 파스타, 돈이 아깝다며 먹지 않던 스테이크, 고급 레스토랑만 가면 울렁증만 느끼던 나였죠.
[송파 방이동/맹씨네 황소곱창]
[강남 대치동/야자부 본점]
점점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내가 무엇을 써야 하는지, 내가 무엇을 찍어야 하는지. 확고해졌어요.
그만큼 당신이 내 옆에서 많은것을 신경써줬죠.
[강남 청담동/아이엠씨] - 첫 다음 베스트로 올라간 포스팅
언제부터인가 사진을 찍고 글을 씀에 있어 장난끼가 사라졌던것도 같아요. 그만큼 내가 하고 있는 블로거라는 다른 이름이 나에게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던 거겠죠. 하루하루 방문자가 늘어나는 것에 우린 함께 기뻐했어요.
방문자가 백명, 이벽명이 아닌 십만명 단위로 들어오던 날, 당신은 자기의 일인 마냥 기뻐하며 방방 뛰었죠.
정말 내가 즐거워 하는 무엇인지 찾아 좋다며 너무나 기뻐했어요.
[송파 잠실동/결돈부리]
[강남 삼성동/메드포갈릭]
하루하루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매일 밤12시가 넘어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 그날 쓸 글을 손보고 다른 이들에게 그 글을 보여주고... 오히려 당신은 내가 멈출까봐 더 신경쓰라며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죠.
다음날은 이런글이 어떨지 하나하나 체크해주며 날 서포트 해주었어요.
[서초 청담동/드보브에갈레]
[신촌/ 롭도프리츠]
[이태원/마카로니마켓]
그런데... 이젠 당신이 내 곁에 없네요.
평생 함께 있을것 처럼 웃어주던 당신이 내 곁에 없네요.
[명동 / 아그라]
[서초 잠원동/따뚱]
[신천/엔가와]
그렇게 찾아가던 맛집도. 맛집이 있다면 해외도 가리지 않고 떠났던 우리의 여정은.
당신이 사라짐으로 인해 멈춰 버리네요.
[강남 삼성동/제주네더덕밥] - 당신과 함께한 내 마지막 생일
난 결코 먹으러 다니는게 즐거웠던게 아니에요.
그 옆에 당신이 함께여서 행복했던거죠.
당신도 그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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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다 확인 한건데 보니 오늘 하루에 베오베에 글이 3개가 갔네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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