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출처 : [Battle of the Rose]
유튜브에서 퍼온 BGM(영상)입니다. [유튜브 브금 넣는 법]
*주의사항: 로젠메이든 오베르튜레, 신편의 스포일러가 약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시 살던 집은 5층 아파트의 1층.
알바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입구에 들어서니 어디선가 많이 듣던 노래가 들려서 나도 모르게 흥얼거렸다.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서니 아주 편한 자세로 컴퓨터를 하시는 어머님의 모습이 보였다.
"엄마, 고스톱 치는거야?"
"아니 너 바탕화면에 있는 만화 보는데 재미있네."
"?????"
입구에 들어섰을 때 들려온 음악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금지된 장난(1기 OP)
속으로 OMG 를 연신 외치며 어머니에게 뭐라고 변명을 늘어놔야 좋을지 고민하던 찰나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네. 완결 났어?"
이때가 07년이니 완결나고도 한참이 지난 뒤.
"어.. 응, 그거 완결 났을거야. 왜?"
"재미있어서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네방에서 잘게. 이거 보면서 자야지."
아...!! 어머니!!!!
저희 어머니는 예전부터 만화를 꽤 좋아하시던 분입니다.
제가 중, 고등학교 시절에 알바비로 산 세일러문을 더 재미있게 읽으셨을 뿐만 아니라 소녀틱한 아이들이 나오기만 하면
엄청 좋아하시는 그런 분이죠.
"알았어. 그럼 그거만 보고 다른 건 건드리지 말아줘. 중요한 파일들 있어."
"네 과제 안날릴테니까 걱정마."
어머니.. 과제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다른 영상들이...ㅠㅠ
결국 그날, 전 새벽 2시가 되도록 들려오는 로젠메이든 소리를 들으며 거실의 쇼파에서 잤습니다.
그렇게 어머니는 1기, 2기를 다 보시고 오베르튜레까지 보게 됐습니다.
이 당시 어머니는 신쿠를 엄청 좋아하셨습니다.
전 스이긴토.
덕분에 만년 검은 바탕화면을 벗어나지 못하던 제 컴퓨터의 바탕화면이 한동안 신쿠가 됐어요...
1기는 하루, 2기는 대충 한달 정도 시간이 걸렸는데 용케 내용을 다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아들은 기억 못하는데-_-;;
그날 따라 맥주를 싫어하시는 어머니가 치맥이나 하면서 보자는 의견을 내셨고 저도 땡기던 터라 어머니와 맥주 한잔 치킨 한쪽을
먹으며 오베르튜레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당시에는 이게 사건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오베르튜레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금까지 악역으로 나오던 스이긴토의 과거가 나오죠.
이 장면을 보면서 신쿠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스이긴토에 대한 연민을 잔뜩 느끼던 저는
"신쿠 저런 나쁜년.."
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작스럽게 옆에서
"신쿠가 나쁜년이 아니라 스이긴토가 모자라서 그런거 아냐?"
"헐.."
그저 아버님을 찾기 위해 미완성 몸체를 이끌고 옷까지 입고 온 아이를 모자라다고 표현하다니!! ㅠㅠ
이때부터 서로의 최애캐(?)를 변호하기 위한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상대방을 무시하고 싸구려 동정을 헀을 뿐만 아니라 스이긴토를 로젠메이든으로써 인정해주지 않은 신쿠가 나쁜년이지!"
"기껏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려 했더니 기어오른게 잘못아냐? 더군다나 신쿠는 이후에 쓰레기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잖아. 그럼 됐지."
등등.. 약 30분간 꽤나 격한(?) 말이 오갔던 것 같은데 더 이상은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렇게 신나게 말싸움을 벌이다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로젠이라는 놈이 나쁜놈 아냐? 딸이랍시고 만들어놓고 이런 게임을 하게 해서
귀여운 아이들을 싸우게 하다니."
"그러게 그자식이 나쁜놈이네."
이렇게 합의를 본 어머니와 전 최근에 방영한 로젠메이든 신 시리즈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히 준네 집에서 얹혀사는 신쿠와 스이긴토를 보고 어머니에게 '전에 엄마랑 나랑 신쿠, 스이긴토 서로 누가 잘못했냐' 라고 했던 것
기억나시냐고 물어봤더니 다 기억난다고 하시더군요.
이때는 딱히 싸울 것도 없이 공동의 적 키라키쇼가 나온 덕분에 어머니와 둘이
"저런 @%!@#$@#%$@#$!@#$!"
을 외치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아..
로젠메이든 시리즈 또 나왔으면 좋겠네요 ㅠㅠ
어머니랑 애니메이션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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