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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메일이 하나 왔는데..
게시물ID : freeboard_3412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이
추천 : 2
조회수 : 80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9/05/20 11:49:14
스팸인가....아리까리해서..사실이라면 도와 주고 싶은 맘도 조금 있고..
혹시 이런 메일 받으신분 계신가요?


From: [email protected]
Date: Tue, 19 May 2009 15:18:40 +0900
Subject: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분께.. 간절히 도움을 요청합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분께.. 간절히 도움을 요청합니다.


제가 한국으로 돌아 갈 수 있게 제발 도와주세요.


먼저 누군지도 모르는 분께 이런 메일을 보내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하지만 너무 힘든 사정에 죄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메일을 보냅니다.


이런 메일을 보면 이거 사기구나 하는 생각 하시리라 봅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믿어 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제가 겪는 상황이고

확인하고 도움을 주시겠다고 하시는분 계신다면 제 메일로 연락주시면 제 연락처를 알려드려서 어떻게든 제 신분을 밝히겠습니다.

제가 여기서 신분을 밝히지 않는 이유는 혹시나 저를 아는 분이 이 메일을 받을까봐 걱정도 되고 

그로인해 마음아파 하실분이 혹시 계실지도 몰라서 입니다.



저는 외국에서 살고 있는 남자입니다.

외국에서 일하면서 성공해 보려고 몇년전에 넘어 왔습니다.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일자리도 그런대로 있었고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직장생활 하면서 그럭저럭 먹고 살았습니다.

비싼 방세와 높은 물가에 허덕이긴 했지만 조금씩 모은 돈으로 일년에 한두번 정도는 한국도 다녀오고.... 그래도 그때는 꿈이라도 있었는데...

하지만 언제부턴가 여기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계약직으로 일하게 된 저는 작년 여름부터는 일이 끊겨 버렸습니다.

현지 소개업체도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소개업체도 일이 없어져 버렸고 한인 사이트에 올라오는 일도 거의 사라져버렸습니다.



원래 계약직이라는 것이 일이 없어서 쉴때도 있기 때문에 다시 구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잠깐씩 비자를 따지지 않는 당일치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계속해서 일자리를 찾아 다니며 생활 해 왔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되자 그런 일자리 마저 없어져 버리고 조금만 더기다리면 일거리가 생길 거라는 소개업체의 말을 믿고 버텼지만 이제 한계에 다달았나 봅니다.



그나마 하루이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라도 작년엔 있었지만 올해는 그런 일자리 마저 줄어들고 

아르바이트 못구해서 힘들어하는 유학생도 많은데 

그런 유학생에 비해서는 나이도 많고 게다가 제가 가진 비자로는 원래 하던 업종 이외의 일을 하면 불법이 되기 때문에 

겨울부터는 좀처럼 아르바이트 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래 하던 일을 소개해주는 곳은 정말 안가본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작년만 해도 전화를 하면 직접와서 상담이라도 하라면서 불렀지만 이제는 전화나 메일을 보내도 대부분의 업체들이 일자리가 없으니 다음에 연락주겠다면서 끊어버립니다.



남들이 불경기라고 해도 무슨짓이라도 하면 나 하나 살아갈수 있을거라는 무모한 믿음에 이를 악물고 버텼지만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방세랑 전기세, 가스, 수도 이런것들이 워낙 비싸서 돈도 빌리고 한달에 1~2만엔 버는거랑 그동안 모은 돈으로 내고 나니 

지금 제 수중엔 8천엔 정도하고 한국돈 5만원 정도가 전부 입니다. 한국 통장도 인터넷으로 확인해 보니 7천원 있네요...

집세도 못낼 형편이라 좀 있으면 쫓겨날지도 모릅니다. 

가스는 이미 끊겼고 전기세, 수도세 이런것도 못내서 매일같이 독촉전화가 오고..

겨우 면접을 거의 잡았다가도 외국인 말고 자국인을 뽑겠다면서 취소해버리고... 

애초부터 외국인 안뽑는다고 했으면 진작에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갔을텐데...


제가 세상 돌아가는걸 너무 몰랐던건지... 업체 소개담당들의 눈앞에서의 친절함에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일년만 전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에...

그나마 조금 모았던 돈도 근 1년을 일을 못하니 다 써버리더군요.

외국에서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으니 도움을 요청할 곳도 없고...

다른 일을 구해서 집세라도 마련하려고 오늘도 한인타운의 소개소에 찾아갔는데 

대부분의 소개소에서 자국인들도 실업자가 넘쳐나는 마당에 비자도 맞지 않는 외국인 일거리가 어디있냐며 쫓겨나듯 나왔습니다.

한군데 일자리가 있다고 해서 물어보니 불법적인 일이더군요. 

도저히 그런일은 못할거 같아서 그냥 생각해보고 연락하겠다고 하고 나왔는데.. 저녁에 그렇게라도 살아야겠단 생각에 전화 했더니 다른 사람 소개해줬다고 하고..


한국에 돌아가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일거라며 이왕 외국에 온거 죽든 살든 이 악물고 버텨보자는 생각에

살림 살이 까지 처분해 가며 버텼지만 이젠 방법이 없습니다.

지나가는 전철만 보면 차라리 죽어버리자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버티고 있습니다. 

요즘은 생활고에 자살했다는 사람들 이야기가 이해가 가더군요.


얼마전... 일자리 알아보러 한인타운 소개소에 갔다가 한국텔레비젼에서 1박2일 집으로를 방송하는걸 잠깐 보고 그리운 한국 생각이 나서 소개소에서 나와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요즘 거의 한달넘게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습니다. 

하루에 라면한개만 먹고 살고 있습니다. 어떨때는 이틀동안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고...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온갖 걱정이 앞서니 배고픈 줄도 모르겠네요.

조금 있는 빚도 갚고 비행기표라도 구해서 한국으로 돌아 갈 수 있도록 제발 도와주십시오.

1000원도 좋고 100원도 좋습니다. 구걸하는 주제에 가릴게 뭐가 있겠습니까..

외국생활 정리하고 한국으로 갈 여비만 마련이 된다면 당장이라도 한국으로 가서 노가다라도 하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솔직히 예전에 이런 글을 써서 절망에서 벗어났다는 외국 뉴스와 한국에선 거짓내용으로 돈을 받아내서 구속된 뉴스를 봤을땐 세상에 별놈이 다 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이런 짓을 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정말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고 싶은 마음에 이런 메일을 보냅니다.


마지막으로...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지금 제가 처한 내용은 사실이고 믿을 수 없다고 하시는 분께는 저에게 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제 이곳 연락처라도 알려드리고 어떻게 해서든 제 신분을 밝히겠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는 이유는 혹시나 이 메일이 저를 아는분께 들어갈까봐 이러는 겁니다. 

지금 제 머리속엔 나쁜짓이라도 해서 돈을 구할까 아니면 누군지 알려지더라도 밝히고 도움을 청할까.. 그런 생각도 자꾸 듭니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마지막 한가닥의 자존심이 남아 있는건지... 이런 식으로 도움을 청하네요.

아침에 일자리 구하러 나설때 출근하는 사람만 봐도 눈물이 나고 조금만 있으면 길거리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조금 남은 비자라도 끊겨버리면 정말 국제미아 신세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죽어버리고 싶습니다.

한국이라면 뭐라도 하면서 살아가겠지만... 외국에서 일자리를 구하는게 이렇게 힘든일인지 비자와 불경기가 발목을 이런식으로 잡을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르바이트 면접 보러 갔다가도 비자 이야기만 나오면 그자리에서 안된다고 해버리니 

아무리 임금이 적은 일이라도 도저히 구할 수가 없습니다.

차라리 술집에서 몸팔고 있는 한국여자들이나 중국 여자들이 부러워 보일 지경입니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조차 제게는 불가능한 일이라는게....

어떻게 해서든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더이상 바랄게 없을거 같습니다.

겨우 한국 돌아 올 여비가 없어서 이런짓을 하냐고 욕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런짓을 한다고 제 문제가 해결 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만 

너무 불안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고 싶어서 이런짓을 합니다.

제 한국 계좌에 100원이라도 돈을 보내주신다면 인터넷으로 이 나라로 송금해서 외국생활 정리하고 한국으로 가서 뭐라도 하면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도와주신다면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신세한탄을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지금까지 읽어주신것 감사드리고 다시 한번 허락도 없이 이런 메일을 보냈다는거 사과드립니다.

이런 글을 쓰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한심해서 죽어버리고 싶지만... 그래도... 내가 죽으면 슬퍼할 사람이 있을거란 생각에 이런짓을 합니다.

제발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계좌번호 : 외환은행 620-176419-166
XX민



이름을 안밝혀서 죄송합니다. 확인을 해야겠다고 하시는 분 계시면 제 메일로 연락주시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email protected]

제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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