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12시간의 눈물...
게시물ID : freeboard_3418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짱구ㅅㅂㄹㅁ
추천 : 12
조회수 : 29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9/05/23 22:21:16


희끄무리한 아침녁에 어제 들이킨 소주의 향이 입가를 맴돌고 있었습니다.
벌컥 들이킨 냉수에는 희안하게 모텔의 향기가 남아있더군요.
직원들과의 회식 후 전 오랜만에 혼자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취기에.
갑작스래 인천까지 가서 모텔에 투숙을 했습니다.
희안한 말이지만 모텔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취향에 취해, 동료들과 떠들었던 기운에 취해.
그냥 들어가자마자 히죽 웃고는 털썩 쓰러져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

6시 기상이 몸에 익었는지 벌떡 몸을 일으켰습니다.
티비에서는 꼬맹이들이 웃고떠드는 만화채널로 돌아가있더군요.
그냥 창밖을 보았더니 하늘이 울고 있었습니다. 희미한 하늘에서는 어떤 파란색도 찾을 수 없었죠.
다 어두웠습니다.
그냥 다 회색빛갈이었습니다.
아무일 없다는 듯 담배를 한 대 태우고 다시금 눈을 감았습니다. 
독특한 그 모텔의 향은 저를 다시 잠으로 인도하고는 사라져갔습니다.

아침.

다시 한 번 깨어났을때, 시간은 멈춰버렸습니다.
그냥 무심코 돌아본 티비의 자막에는 뉴스 속보가 울리고 있었고 말도 안되는 말이 말이라고 써져있더군요.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눈과 코와 귀와 머리가 동시에 아프기는 몇개월 전 살아보겠다고 면접에 집중할 때를 빼곤 오랜만이더군요.
힘이 빠지기 시작하더군요.
어깨에 들어가있던 긴장감은 뉴스를 시청하는 동안 점차 사실이라는 관념에 묶여 아래로 땡겨졌습니다.

얼마만인가요.

참 우스운 광경입니다.
건장한 청년이 희안한 느낌으로 모텔에 와서 하룻밤 거나하게 잠들고는
팬티바람에 아침 댓바람에 침대에 엎드려 오열을 합니다.
이게 무슨 장면일까요.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제 눈물은 염치도 없이 계속 흐릅니다.
다음 아고라에 헌화를 하나 했습니다.
'희미한 아침녁에 흩날리던 빗방울이, 이제는 제 눈으로 들어와 하루종일 소낙비를 흘리웁니다. 아픔과 다툼이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사랑합니다.'
이 글로 된 헌화를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껏 흘리운 눈물이 꽤나 무거울 듯 합니다.
그 무거움은 단순한 책임감이나 혹은 슬픔따위로 표현되기 어렵겠지요.
오늘이라는 날. 오늘이라는 시간. 오늘이라는 공간.
그저 몸으로 기억하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날이 되겠습니다.

힘드셨죠?
보는 내내 저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노짱의 검찰 출두 화면을 보면서 나이많은 어르신과의 말다툼은 아직도 죄송하네요.
그러나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이끌지 못한 저희 세대가 더 죄송한 부분이네요.

그냥.
아픔과 다툼없는 가신 김에 조금 편안하셨으면 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아직도 그 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믿습니다.
초석에 도움되는 사람이 되야겠습니다.

이제 더 울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더 슬픔으로 점철될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와 다 사랑하고 살고 싶습니다.
누구나와 다 웃으면서 살고 싶습니다.

초석을 주셨으니, 이제 밟고 일어나야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편히 쉬십시요. 잊지 않겠습니다.






- 그냥 마음이라도 풀고 싶어 적은 글입니다. 괜한 내용으로 왈가왈부는 없었으면 하네요. 답답했던게 조금은 풀리고 흘리던 눈물도 조금은 적어지는 기분이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