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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오늘 쉴드가 결승 진출한다면 벌어질 일.txt
게시물ID : lol_4306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는이다
추천 : 4
조회수 : 80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1/10 17:04:29
롤챔스 윈터 결승이 다가왔다. 페이커의 인터뷰가 방송되었다. 그는 3:0 압승을 자신했다. 자신을 상대로 경기를 하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그는 조소했다. 만인은 그의 말에 동의했다. skt t1을 상대전적에서 압도했던 팀은 단 한 팀, 삼성 오존 뿐이었다. 그마저도 서머 시즌 준결승에서 완벽하게 꺾어버리지 않았던가. 삼성 블루도 kt bullets도 그를 꺾지 못했다. 페이커의 인터뷰는 아무런 반론의 여지도 없는 진리였다.

skt t1이 이길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한입으로 말했다. 롤인벤도 디시도 입을 모아 단정했다. 페이커도 그리 될 것이라 했다. 그들이 지는 방법은 단 하나, 마우스에서 손을 떼버리는 경우였다. 

그런데 상대 팀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롤판이 들끓었다. 그 팀은 감히 skt t1을 상대로 3:0의 승리를 자신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그들이 이미 푸켓으로 떠났다는 것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경악했다. 결승전을 포기했단 말인가? skt t1을 추앙하던 자도 그들의 능력에 시기하여 그들의 몰락을 바라 마지않던 자도 입을 모아 탄식했다. 사흘밤낮을 연습해도 채 이기지 못할 절대강자를 앞에 두고 휴가를 가다니, 정녕 이기기를 포기했나? 

누군가? 사람들은 외쳤다. 저 건방진 팀은 누구기에 감히 롤판의 최강자에게 3:0의 승리를 자신했단 말인가? 그 팀의 이름을 보았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어렴풋이 그의 반반한 개인기량과 그리 특출나지 않은 지휘를 상기했다. 얼굴쉴드, 보통쉴드, 이번 인터뷰로 그의 별명은 막 하나 늘어난 참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입만 산 팀, 입롤라며 비웃으며 조롱했다.

그들이 푸켓에서 돌아왔다. 웃고 있었다. 누군가 그들에게 물었다. 이번에도 승리를 자신하는가. 그들은 다시 대답했다. 3:0으로 승리하리라고. 그 웃음이 skt t1에게는 불쾌했다. 

"자신감이 너무 넘치는 팀이다."

kt bullets를 공포에 몰아넣던 그날처럼, 플레이 하나하나로 상대를 전율케 하는 절대강자의 권위로 페이커는 상대를 향해 그런 말을 내뱉었다. 상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이끄는 반 skt t1 연합 역시 워포그에 감싸여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었다. 

결승이 다가왔다. 페이커가 무대 위로 걸어나왔다. 전장을 지배하는 신의 눈을 들어 그는 오만하게 웃었다. 사람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이어 상대 미드가 걸어나왔다. 그의 싸하도록 말끔한 얼굴로 엷은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두 사람은 지휘석에 자리했다. 페이커는 지휘봉을 들고, 전장 위에 예술을 펼치기 앞서 흘끗 상대 미드의 아이디를 눈짓했다. 

꿍. 

코웃음을 치고 그들은 전장에 강림했다. 누구도 행방을 의심치 않는 이상한 경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감히 skt t1을 상대로 3:0의 승리를 장담한 그 사람. 나진 쉴드라는 이름의 롤팀은 나지막이 비수를 들어 겨눴다. 

정글러가 느닷없이 skt t1의 미드로 난입했다. 한번 스윽 미드를 찔러보던 노페의 눈으로 새파란 웃음이 맺히고 있었다. 쉴드 문도의 텔포가 봇에 소환되었다. 해설진들의 호흡이 가빠지며 비명과 고함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skt t1의 봇라인이 흔들리고 있었다. 타워가 미친듯이 공략당해가고 있었다.

하나, 둘, Zefa의 킬수를 세는 피글렛의 눈으로 핏줄이 올랐다. 셋, 넷. 저만치에서는 사람들의 경악성이 터져나왔다. 삼위일체가 벌써 나왔다. 루시안 삼위일체! 사람들의 입으로 그 이름이 비명처럼 튀어나왔다. 쉴드가 용싸움에서 대승을 거두고 루시안이 춤을 추자 사방천지가 경악과 공포가 뒤덮였다. 

푸만두의 눈이 미친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용은 뺏기고 타워는 공략됐다. 쉴드가 바론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안된다. 그의 머리로 그런 생각이 스쳤다. 바론을 먹히면 경기는 끝이다. 이것만은 막아야 한다. 푸만두의 오더가 떨어짐과 동시에 모든 플레이어가 바론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스틸할 수 있을까. 정신없이 바론쪽으로 집결하는 skt t1의 챔프들 위로, 무언가가 가슴에 꽃혔다. 이블린 궁!!!! 사람들의 입에서 다시 한 번 탄식이 터졌다. 쉴드의 모든 챔프가 skt t1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순식간에 피글렛을 삭제해버린 이블린은 전장을 휩쓸기 시작했다. 반대편에서 협공을 한 문도는 나머지 딜을 견뎌내며 skt t1의 챔프들에게 몸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결국 페이커 이외에 모든 챔프가 순삭당했다. 한타에서 대승을 한 즉시 쉴드의 병력이 이제는 skt t1의 쌍둥이 포탑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항복과 함께 푸만두는 멍하니, 키보드에서 손을 내려버렸다. 

1경기 직후 사람들은 이미 얼이 빠져 있었다. 쉴드가? 그들은 반문했다. 배부른 류가 있는 kt도 아니고 임프갓이 있는 삼성 오존도 아닌 쉴드가, 설마 스크를? 2경기를 위해 경기석에 앉은 페이커의 표정은 변해있었다. 하품을 하며 여유롭던 그의 얼굴은 흙빛이었다.

Nofe의 울라프가 페이커의 오리아나에 도끼를 맞추고 미드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skt t1의 멘탈이 또다시 흔들렸다. 캐스터들은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빠르게 날아든 쉬바나가 용 앞 한타를 장악한 동시에 skt t1의 한타는 초토화되고 있었다. 더블킬, 트리플킬. 캐스터는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쿼드라킬, 펜타킬. 

Zefa 루시안의 총성이 멈췄다. 이미 적은 모두 죽어있었다. skt t1이 전멸한 것이다. 이제 쉴드는 또다시 바론에 달라붙었다. 바론이 무력하게 먹히자마자 사람들의 입으로는 아주 기인, 탄식이 터져나왔다.

승패는 기울어 있었다. 쉴드의 챔피언들이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었다. 페이커의 오리아나가 뛰쳐나오자마자 페이커의 머리위로 그라가스의 궁이 꽂혔다. 술통 폭발. 페이커가 순식간에 당해버렸다. 쌍둥이타워를 비집고 들어오는 쉴드의 챔피언들을 보며 페이커는 헤드폰을 벗어버렸다. 항복. skt t1 모두의 입에서 울음 같은 한숨이 터지고 있었다.

2:0의 스코어. 믿을 수 없지만 앞선 것은 쉴드였다. 방송과 관중과 모든 롤 커뮤니티는 이제 거의 공포에 젖어있었다. skt t1이, 전장의 지배자 페이커가 그들 눈 앞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결전의 3경기가 시작되었다.

루시안 질리언. 그리고 미드 그라가스. 페이커의 눈이 워포그를 꿰뚫고 쉴드의 진영을 응시했다. 미드에서 탑과 정글이 만나 3대3 싸움이 벌어졌다. 서로 미드 정글을 줬지만 아직 괜찮았다. 페이커의 신들린 컨트롤이 전장을 휘졌기 시작했다. 미드 압박으로 인해 쉴드는 번번히 용을 뺐겼다.

용을 가져갔어? 쉴드 팀원 모두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럼 다른 이득을 가져가볼까? 

빠른 스플릿 푸쉬로 봇타워와 탑타워를 파괴했다. 승천의 부적을 산 질리언은 루시안과 편대를 이루어가며 전장을 휘져었다. 미드 1차에서 페이커 르블랑을 3대1로 협공하여 잡아냈으며, 미드 1차 타워는 허무하게 부서지고 말았다.

사람들의 심장이 차갑게 식어갔다. 전장은 고요했고 이블린은 상대의 정글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반대편에 있던 이블린이 적을 보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5인궁. 순식간에 skt t1은 몰살당하고 말았다. 

카메라가 페이커의 얼굴을 잡았다. 전승 우승, 2회 연속 우승을 꿈꾸던 그는 하얗게 질려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쌍둥이 타워가 터졌다. 툭, 하고 누군가의 심장이 멈추는 소리가 울려펴졌다. 사람들은 숨을 삼켰다. 스크린으로는 항복투표가 수락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었다. 항복.

skt t1이 패배한 것이다. 

경악의 탄성이 사방천지를 뒤흔들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쉴드 팀원들은 씩 웃어보였다. 혁명이었다. 사람들은 탄식했다. 혁명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팀, 혁명의 쉴드는 엷은 웃음과 함께 우승컵을 받아들었다. 입을 맞추는 그의 모습은 전율과 경악, 공포와 환희의 믿을 수 없는 총합으로 다가왔다. 페이커는 말을 잇지 못했다. 꿈결처럼 그는 비어버린 자신의 왕좌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위로, skt t1의 지휘봉을 꺾어버린 혁명가는 왕좌에 비수를 꽂아넣었다.

쉴드는 선언했다. skt t1의 독주는 끝났노라고 말이다.

(디시 kidovel님의 3.3 혁명 글을 롤게에 맞게 재구성해보았습니다. 멋진 글 써주신 kido님에게는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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