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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헌트, 책임의 한계에 대하여
게시물ID : phil_79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고맨
추천 : 0
조회수 : 50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1/14 02:56:35
영화 더 헌트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체 요약이니 영화 볼 분은 보지 마시길 바란다.)
 
독일의 조그만 시골 마을에 유치원 선생을 하는 남자가 있다.
그는 얼마전 이혼했고, 떨어져 지내는 아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그런 그를 다독여준다.
사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라온 친구들이다.
서로 의지하고 때때로 사냥도 하면서 그렇게 소소히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이다.
 
어느날 유치원에 다니던 옆집 친구의 딸이 남자에게 선물을 줬다.
여자아이는 종종 부부싸움을 하는 부모 대신 그를 좋아했던 것이다.
그는 아이를 타일렀고, 아이는 자신을 나무라는 그가 싫어졌다.
여섯살 짜리 여자아이가 알면 얼마나 알까?
아이는 얼마전 남자아이들이 장난치며 보여줬던 포르노 그림을 떠올리며,
유치원 원장선생에게 그가 싫다고, 그의 성기가 뻣뻣하게 서 있었다고 말했다.
우발적인 이야기였지만, 원장선생은 이를 그냥 넘길 수 없었다.
남자의 전처에게 연락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경찰에 연락했다.
성폭행을 당한 아이들의 증상을 설명하며, 당신들의 아이들도 괜찮은지 살펴보라고 권했다.
아이들에게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증상뿐이었지만,
아이들의 부모는 혼비백산했고, 너도나도 의심스럽다는 연락을 해왔다.
 
마을사람들은 그를 아동성범죄자로 규정했고, 그와 말도 섞지 않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왜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는지 물어보지만, 아무도 그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억울한 남자는 원장선생에게 무고함을 주장하지만,
원장선생은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겠냐며 그에게 더러우니 떠나라고 했다.
마을사람들은 그를 아동성범죄자로, 인간만도 못한 놈으로 취급하며 그의 결백을 무시했다.
함께 평생을 살았지만, 마트에서 물건조차 살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마을의 누군가는 유리창에 돌을 던지고 남자가 아끼던 개마저 죽여 마당에 던져놓았다.
결국 남자는 경찰에 채포되지만, 조사결과 무혐의로 풀려난다.
아이들의 증언이 허구였던 것이다.
하지만 여자아이가 거짓말 한 것이 밝혀진 후에도 그는 사냥 중에 누군가에게 위협사격을 받고 말았다.
누군가는 여전히 그를 아동성범죄자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가지 문제거리가 있겠지만,
내가 주목하는 것은 여자아이다.
남자를 아동성범죄자로 무고한 여자아이는 영화 내내 천진난만 무사태평하게 지낸다.
오히려 증언 후에 부모와 오빠와 마을사람들의 엄청난 보호 속에서 지내게 된다.
모든 일의 원흉이 여자아이 일진데 아이에게는 일말의 책임도 지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이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잖은가?
 
그렇다면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우리는 원인과 결과를 따진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결과에 따른 책임을 지운다.
문제는 인간 개인이 질 수 있는 책임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선 중범죄자들에게 몇 백년의 형을 선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의 목숨은 잘해야 백년을 조금 넘는다.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죄를 저지른 자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우린 이런 현실을 그저 손놓고 바라보기만 해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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