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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게시물ID : phil_79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고맨
추천 : 0
조회수 : 36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1/14 16:02:18
죽음에 대한 주제가 많길래 생각난건데...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후 뤼순감옥에 갇혀 재판을 기다리실 때
아들에게 이런 편지를 쓰셨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안중근 의사의 아들이 일제의 강압에 억눌려 친일행각을 벌인 것 때문인지 몰라도
이 편지는 좀 색안경을 쓰고 보게 된다.
죽으라는 것도 그렇고
(그의 재판은 일본의 조선침략이 정당한가 아닌가를 법정에서 다투는 사상논쟁이었다.
살아서 무죄를 주장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는데 무조건 죽으라는 것도 그렇고...
결과적으로 일본으로선 안중근 의사가 죽는게 재판을 길게 끄는 것보다 데미지가 적어진다는 점도 그렇고...)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라는 것도 그렇고,
왠지 일제의 강압에 못이겨 쓴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건 주제와 상관없는 내 음모론이니 넘어가자.
 
문제는... 안중근은 간접적으로 죽음을 각오하고 이토 히로부미를 죽였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죽으라고 강요하는게 칭송할만한 일일까?
내용이야 국가를 위해 죽으라는 거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죽음만이 능사가 아닐진데 말이다.
 
죽음이라는 문제만 보자면
남도 죽이고 나도 죽으니 이는 잘못된 일이라 할 수도 있다.
또는 이토 히로부미로 인해 수만이 피해를 보고 죽었으니, 한 명을 죽여 여럿을 살리는게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다.
우린 안중근 의사의 죽음을 칭송하고 이토 히로부미의 죽음에 기뻐하지만,
일본에서는 반대로 이토 히로부미의 죽음에 애도하고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몰아 죽였다.
죽음의 문제는 죽음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린 죽음의 본질만 파해치려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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