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글 "1+2+3+4+5+ ... = -1/12"에 대하여
게시물ID : science_295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AM훈남
추천 : 6
조회수 : 1101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4/01/17 10:19:51
현재 수학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으로써 글을 남겨 봅니다.

그 영상은 일반일을 놀려먹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오류를 몇가지 지적해 보도록 하죠.

일단 제가 원서로 배워서 용어들의 한글 번역이 힘들다는 점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주어진 수열의 합에 대해서, "수렴한다"라는 개념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 개념을 일단 명확히 하도록 하죠.

1. Absolute convergence
  이는 말그대로 절대로 수렴하는 것입니다. 정의는 그 수열에 절대값을 씌웠을 때 수렴하는 가 입니다.
  예를 들어, 1/(n^2)라는 수열은 수렴합니다. 양수이기 때문에 절대값을 씌워도 상관이 없죠.
  이런 수열의 성질로는, 순서를 바꾸더라도 그 합이 변하지 않는다 입니다.
2. Conditional convergence
  이도 말그대로 조건적으로 수렴한다는 뜻입니다. 주어진 순서로는 수렴하지만, 순서를 바꿀 경우 아닐수도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1)^n(1/n)을 생각해 볼 수 있겠군요.
  -1 1/2 -1/3 1/4 ... 입니다.
  이 값은 분명히 수렵합니다. 하지만, 절대값을 씌울 경우 수렴하지 않죠.
  이런 수열의 성질로는 순서를 바꿀 경우 수렴값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궁금하시면 더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Absolutely converge하는 수열에 대해서만 순서를 바꿀 수 있습니다. 즉, conditionally converge하거나 converge하지 않는 수열은 순서를 바꿀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럼 이제 오류를 지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처음 수열, S1의 합이 1/2이다?
  영상에서도 말하고 있습니다. 홀수번째에서는 합이 1이고 짝수번째는 0이라고.  그러니까 합이 1/2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수학적인 증명이 아니죠.
  댓글에서 어떤분이 1-S1 = S1이기 때문에 S1이 1/2이라고 하십니다. 수열의 합에 대해서, 같다 혹은 다르다는 말을 하려면 수렴성이 일단 증명이 되어야 합니다. S1은 진동하는(수렴하는값이 없고, 값이 무한대도 아닌) 수열의 합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2. S1, S2, S3의 합과 차를 이용한다?
  수열의 합과 차를 이용하는 과정이 여러번 등장합니다. 하지만 질문을 하나 해 보죠.
  무한개의 숫자의 열이 있습니다. 그 합은 무한대입니다. 그 값에 뭔가를 더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무한대+무한대=무한대 이고 무한대+상수=무한대 입니다. 무한대-무한대는 정의되지 않습니다. 이는 수학논리에서 쓰이는 것이고, 일반적인 수학에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이죠. 수열의 경우 무한대로 발산하는 수열끼리는 합과 차를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수열끼리 합과 차를 생각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에서 정의한 Absolutely converge하는 경우 인데, 이 경우에는 순서를 바꿔도 상관없기에 합과 차를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Conditionally converge 하는 수열의 경우에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주의해야 하죠. 두 경우 다  무한급수의 극한 수렴에 대한 정의에도 부합하게 됩니다.

그럼 물리책이 잘못되었느냐?

이에 대해서는 설명이 좀 필요할 듯 합니다.

얼마 전에 Fermat의 마지막 정리라고 불리는 것이 풀렸습니다. 저명한 수학자 Andrew Wiles와 그의 제자 Richard Taylor가 풀었죠.

그에 대해 필요했던 것이 있습니다. Analytic continuation이라는 것인데 다음과 같습니다.

Riemann zeta 함수라고 들어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zeta(s) 은 1/n^s의 무한급수를 나타냅니다. 여기서 s는 모든 복소수 값을 가질 수 있구요. 이 함수는 s의 실수부분이 1보다 클 때만 수렴합니다. 하지만 이 함수를 복소적으로 analytic하게(매끄럽게) 확장시켜 모든 복소평면에 확장할 수 있지요. 이렇게 확장한 함수는 s의 실수부분이 1보다 클 때는 원래 정의대로 가지만, 실수부분이 1보다 작은 부분에서는 다르게 정의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예로 든 Riemann zeta 함수처럼 1-1+1-1+1.. 과 같은 영상에서 보여진 S1의 값이 1/2 라는 물리책의 서술은 continuation을 사용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혹은, 수학적인 접근이 아니고 양자역학적인 접근일 수 도 있겠구요. 이 부분은 제가 물리쪽에는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군요.

결론은, 제가보기에 이 영상은 그냥 사람들을 놀려먹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세 줄 요약해볼게요.

1. 특정한 수렴조건을 만족시키는 수열만 순서를 바꿀 수 있다.
2. 수렴하지 않는 수열의 합과 차는 생각할 수 없다.
3. 물리책에서 서술된 S1의 값이 1/2라는 것은 그 수열 자체로 생각한 것이 아니거나, 수학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다.

그럼 더 질문있으시거나 잘못된 부분 있으면 댓글달아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