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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세트 나오셨습니다.
게시물ID : phil_80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고맨
추천 : 5
조회수 : 58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1/29 03:53:04
요즘 대학생들은 알바하느라 정신이 없다.
어찌어찌 대학에 들어갔다해도 대학등록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수많은 대학생들이 공부와는 담을 쌓고 있다.
 
그래서인가?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곳에서 일하는 대학생 알바들의 말을 들어보면 가관이다.
(결코 고등학생 알바가 아니다. 얼굴로 보나 말투로 보나 대학생이다.)
 
"00번 손님, 빅맥세트 나오셨습니다."
 
빅맥세트가 나오셨다니...
우리말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손님에 대한 존칭을 우선하다보면 그렇게 사용될 수도 있겠다 싶다.
말할 때 문법 따지는 사람 봤나? 들을 때도 문법 따지며 듣는 사람 별로 없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울 나라 토익 평균이 요즘 600~700에, 900넘는 사람도 많은데... 영어권 국가 원어민들은 보통 700~800 나온다.
원어민보다 영어는 더 잘하려고 노력하면서 정작 울 나라 말에는 신경 안 쓰는거... 이거 문제 아닐까?
 
물론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어느 강사가 이런 문제를 지적하자, 학생이 요렇게 반박했다고 한다.
 
"제 시급이 4천5백원인데, 빅맥세트는 5천원부터 시작이거든요? 빅맥세트에 존칭 붙이는게 당연하죠."
 
할 말이 없다.
어느덧 우리는 우리 자신보다 우리가 다루는 물건들이 더 귀한 세상에 살고 있다.
마치 아프리카의 어느 커피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처럼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암울한 대학생들...
말이 안통하네뜨가 약속했던 반값등록금마저 이제는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져가고 있다.
줄줄이 대선공약 파기하는, 그것도 대놓고 뻔뻔하게 파기하는 대통령 앞에서 대선공약 지키라는 말은 입만 아플 뿐이다.
 
왠지 명박이 때가 떠오른다.
명박이가 BBK로 수세에 몰렸을 때, 나경원이 나서서 했던 말...
 
"이명박 대통령은 '내가' 설립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 '설립했다'라고만 했다. 주어가 없으니 무효다."
 
난 이 때가 분수령이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우리들...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형, 언니들이 이 말에 손을 들어주었다.
그들이라고 진실을 몰랐던 게 아니다. 이미 알고 있지만 눈 앞의 이익을 위해 외면했던 것이다.
내가, 내 가족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면... 이밥에 소고기국을 먹을 수 있다면 경제가 좋아진다면...
간이든 쓸개든 빼줘도 상관없다고 결정했던 것이다.
결국 돈을 위해 스스로 정의를 내팽개치던 날, 진실을 외면하던 날, '나 만 아니면 돼'를 외치던 날...
우리는 우리 스스로 우리의 가치를 빅맥세트보다 못하게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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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면 경제가 좋아졌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본질적으로는 같은 놈들이니까...
다만 민주당이 정권을 유지했다면 지금과 같은 공안정국이 펼쳐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본적인 상식만큼은 지켜졌을 거라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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