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7월...
일본 도쿄 신주쿠 거주중일 때였을겁니다.
8월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일본 친구들에게 인사도 할 겸
오사카에 계신 이모할머니도 뵐 겸
주말을 이용해 JR선을 타고 오사카로 향했죠.
상당히 비싼 가격탓에
일본 JR 가차를 처음 타본 저는
별 생각 없이 그냥 앉아 수면을 즐기던 중
갑자기 마려워진 급똥으로 인해
급히 일어나 호ㅏ장실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매우 신기한 것을 발견했죠.
기차 내부가 꽤 넓어 좋다 생각했었는데
화장실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버튼을 눌러 자동으로 열리는 문에
넓은 공간, 대.소변을 볼수 있는 변기도 매우 깔끔했고
손 닿는 곳마다 손잡이에 깔끔하게 개어져 있는 수건까지...
역시...성진국...아니
선진국이라 생각하며 볼 일을 보고 나오는데...
제 앞에 휠채어를 탄 아저씨 한분이 서 계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여긴....
장애우 전용 화장실이었죠.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한 저는
한 쪽 다리를 절룩이며 아저씨를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자리에 돌아와 앉았는데...
잠시 후 아까 봤던 휠채어 아저씨의 좌석이 하필 제 자리 건너편 창가였습니다.
거기다 그 옆엔 와이프로 짐작되는 아주머니께서
휠채어를 접고 아저씨가 자리에 앉도록 돕고 있었죠.
생각해보니 첨 출발할때는 보지 못했었고,
화장실 갈 때 '나고야' 라는 방송이 들렸던 것, 그리고 열차가 잠시 멈췄던 것으로 생각하니
화장실 갈 때는 제 모습을 보지 못했을 거란 확신이 들었죠.
그리고 안심하며 계속 앉아 있었는데...
아니 이런!
오사카역에 도착하자 휠채어 아저씨 부부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릴 준비를 하는겁니다!
덕분에 전 계속 절뚝거리며 걷고, 열차가 멈출때까지
항상 근처 손잡이를 잡고 걸었죠.
그리고 지하철을 타러 가면서도 계속 절뚝거리며 걷다
휠채어 아저씨 부부가 멀어지는 듯 하자 천천히 정상걸음으로 걸었답니다.
저 뒤에서 휠채어 아저씨의
'카이저 소제다!'
하는 외침이 들렸던 것 같던데...
제 착각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