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겪은 일이구요.

미스터리 게시판으로 가려다가 모바일에서 안보이길래

공개로 왔어요. 이것 때문에 잠이 잘 안 오네요.

집에 가려고 역곡역에서 다른 쪽 출구로 향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맞은 편에서 여자아이 두명이 오더라구요. 둘다 패딩 같은거였고

보라색옷 입은 아이가 앞서서 오고 뒤에는 하얀색 옷입은 아이

앞쪽 아이는 약간 홀쭉하고 귀엽고 새침한 상이고

뒤쪽 아이는 동글동글한 얼굴이었어요.

제가 180조금 안되는데 어림짐작으로 155 정도의

중학교 1-2년생 정도로 보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상하잖아요.

새벽 네시가 넘은 시간에 그런 꼬마 여자아이들이 다니는건..

그래서 마주 오는 아이들을 조금 관심있게 쳐다보면서 지나쳤어요.

앞쪽아이가 제 중학교때 친구를 닮아서 앞쪽 아이만 바라보다가

그 아이들과 제가 서로 지나치는 타이밍.

딱 그타이밍에 손만 잡고 뒤쳐져서 따라가던 뒤쪽아이가

입모양으로 제 얼굴을 보면서 뭐라고 하는 거에요.

소리는 안 내고 입모양만.

보라색 아이는 제 뒤에 있고 흰옷 아이는 제 앞에있는 그 타이밍에

입모양만 빠르게 지나갔으니 제대로 보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힌옷 아이가 워낙 급한 표정을 지어서 제가 올라온 계단으로

막 내려가려하는 아이들을 쳐다봤어요.

멈춰있는 에스컬레이터에 그 아이들이 딱 내려가려는 그 순간

또 흰옷 여자아이가 저를 쳐다보던니 입모양만으로 뭐라고 말을 하는 거에요.

입을 크게 벌렸다가 '~세요'로 끝나는 문장이었어요.

두번이나 절 보고 그런 식으로 말했다는 건 뭔가가 있는거잖아요

그래서 바로든 생각이 '살려주세요' 었어요.

바로 그 여자 아이들을 따라갔죠.

에스컬레이터가 멈춘곳으로 내려가는 중이었는데

세계단 정도 내려갔을 때 제가 바로 뒤에 붙었어요.

보라색 아이가 "하나, 둘"하면서 흰옷 아이랑 내려가더라구요.

진짜 멍청한게 뭐라고 말하먼서 흰옷 아이를 불러세울지

모르겠는 거에요.

뭐 아는 척을 하면서 불러세워야 할텐데..

그래서 보라색 여자아이 손을 잡고 있는 흰옷 여자아이의 팔을 잡고 

"저기요... 혹시 예전에 저한테 돈 빌리시고 도망치신분..."

이렇게 말했어요.

진짜 저말을 하면서도 참 바보같이 보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진짜 생각나는 게 저 말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보라색 아이가 "참 나 뭔데, 아니거든요!"라면서

쏘아붙이고.

하얀색 아이도 머뭇머뭇 거리다가 '아.. 아닌데..'

이런식으로 말하는 거에요. 거기다가 팔도 슬슬 뒤로 빼고..

처음엔 보라색 옷 아이가 흰옷 아이 손 잡은 채로 뒤로 뺐는데

그냥 잡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흰옷 아이도 팔꿈치가 움직이면서

제 손을 뿌리치려는 행동을 보이는 거에요..

그렇게 하얀색 옷 아이가 호응을 안 해주니 머리가 멍하데요.

그래서 그냥 다시 계단 올라왔어요.

장난쳤나보다 하는 생각도 들고 구조 요청을 한 거였으면

그런식으로 반응하지도 않았을 것 같아서요.

에스컬레터 다 올라와서 여자애들 내려가는거 지켜보는데

여자애들도 다 내려가고 제 시야각 밖으로 사라지려는 그 때

또 흰옷 여자아이가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도 입모양으로 "살려주세요"를 했던 것

같아요. 역시 보라색 아이가 앞서고 흰옷 아이가 뒤에서 따라가던

상태였고... 그러고는 바로 제 눈 밖으로 사라졌어요.

진짜 마지막으로 한번 좇아가볼까 하다가 이미 보이지도 않고

한번 물먹기도 해서 그냥 집으로 왔네요.

그런데 계속 그 흰옷 여자아이 얼굴이 생각나요.

둘다 어린 여자아이고 또래로 보이던데 별일 없겠죠?

꼭 꿈 꾼 것 같은 기분이에요.

여자아이들이 내려간 쪽은 역곡역 모텔가에 역곡 시장있는쪽이었어요.

정말 너무 찝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