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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돌연변이의 꿈(8)
게시물ID : readers_121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ox
추천 : 2
조회수 : 2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3/05 02:21:21
[제성]고민

 돌연변이에게 메일을 보내고 싶지만, 비용을 낼 돈이 없었다. 개인재산을 소유하지 않았으며, 종교의 돈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다. 신은 내가 한 결정을 용서해 주겠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는 비용이 생긴다면 의심을 사게 될 것이다. 지금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이에게 이 문제를 꺼내보기로 했다. 불안감을 더욱 가증시킬 수 있겠지만, 좋은 방법을 생각할 수 없다면 함께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머리를 맞대면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를 수도 있으며,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모든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방사능이 세상을 뒤덮고 혼란스러워지자 사람들을 책임을 물을 존재가 필요했다. 섬나라는 그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고, 그것을 빌미로 강대국은 전쟁을 일으켰다. 전쟁은 강대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돌연변이가 등장하면서 전쟁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섬나라는 돌연변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전쟁을 장기전으로 이끄는 데 성공했다. 전 세계는 이 모습을 주시하고 있었다. 평소 강대국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나라들이 서서히 표면으로 올라왔고, 전쟁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커지게 되었다.

 전쟁의 규모가 커지고 길어지자 강대국은 동맹국의 힘을 빌렸다. 우리나라도 강대국을 지원하기 위해 전쟁에 참여했다. 돌연변이들을 이용한 게릴라가 많아졌고, 전국 어디에도 안전지대는 존재하지 않았다. 인구가 줄어들고 고아가 늘어났다. 종교는 고아들을 데려다가 돌보는 역할을 맡았다. 종교의 지지자가 많아질수록 종교의 영향력은 강해졌고, 미리 돌연변이를 파악하려는 이유도 있었다.

 이곳에서도 많은 고아가 함께 지내고 있다. 하지만 아이처럼 성인이 될 때까지 남아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보통은 스스로 독립하기 위해 여기를 나간다. 작별인사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독립할 수 있게 되면 소리도 없이 사라진다. 좋지 않은 길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막을 수가 없었다.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둘 뿐이다. 간혹 종교인이 되기 위해 본교로 교육을 받으러 가는 경우도 있다. 아이는 그 어느 것도 아니다. 내 눈에는 아직도 불안해 보이지만 이곳에서는 가장 큰 아이다.

 아이를 만나기 위해 방으로 갔다. 문 앞에 [보라의 방]이라고 적혀있는 작은 팻말이 보인다.

 [똑똑]

 아이들의 수가 방의 수보다 많아서 다른 아이들은 모두 방을 함께 쓰지만 이 아이는 독방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두었다. 본인은 부담스러워하지만, 아이가 돌연변이라는 사실이 새어나가지 않게 하려고 그렇게 했다.
노크에 대한 대답을 들려오지 않았지만, 곧 문이 열렸다. 보라는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

 “별일 없었니?”

 보라는 고개를 끄덕인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구나.”

 보라는 미소를 띠며 자리를 안내한다. 자기는 책상 의자를 마주 보게 옮긴 후 나를 바라보며 앉았다. 매번 느끼지만, 앞을 보지 못하고, 소리를 듣지 못하면서 이렇게 정확하게 모든 것을 인지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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