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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돌연변이의 꿈(10)
게시물ID : readers_122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ox
추천 : 0
조회수 : 2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3/11 02:15:52
단체

 “여러 가지 생각해 봤단다. 우선 네 거처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구나. 고민하면서 찾아보다가 미래를 볼 수 있다는 돌연변이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단다.”

 보라는 대부분 것들을 인지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전기로 움직이는 것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의 화면이 바뀌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컴퓨터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는 듯 보인다. 컴퓨터를 사용해 본 적도 없고, 이해할 수 없으니 인터넷이라는 세상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다.

 시각과 청각을 이용하지 못하는 대신인지 알 수 없지만, 보라가 사용하는 감각은 꽤 멀리까지 느낄 수 있는 듯 보인다. 정확히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동네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이 모르는 소문이라니. 아마 소문이라는 말에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 게 보였다. 보라가 당황하지 않도록 서둘러서 부과설명을 붙여줬다.

 “아…… 그 전에 이야기했던 컴퓨터라는 것 안에 인터넷이라는 세상이 있단다. 그곳에서 꽤 유명한 돌연변이란다.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정평이 난듯하단다. 혹시 그자에게 도움을 구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단다.”

 (그런 능력도 있을 수 있군요. 그게 사실이라면 엄청나게 편리하겠어요.)

 보라는 이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서 생활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마을뿐만 아니라 이 종교 안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종교인이 돌연변이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말을 한다면 단번에 이단이라는 소리를 듣고도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돌연변이와 종교의 관계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보라는 의심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의 이런 생각을 타인과 나눠 본 적도 없었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를 할 수 있었다면 알 수 있는 상식도 전혀 알지 못했다. 다시 한번 이 아이를 사회에 내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이 찹찹했다.

 “또 하나는 전에 이야기했던 단체에 부탁을 해보는 방법이 있단다.”

 (그 단체는 전에 많이 축소돼서 의지하기 힘들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오늘 같은 일이 생길 거로 생각하고 미리 이곳을 알아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체는 규모가 작아졌다. 그들을 지지하는 세력보다 종교를 지지하는 세력이 더 컸다. 종교의 의사에 완전히 반대로 행동하는 그들을 종교도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았다. 그들을 지지하던 이들도 점점 빠져나가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작아졌다. 그 명맥만 간신히 이어가는 수준이 되자 이런 곳에 그녀를 맡길 수 없다고 여기고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저 한 명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그…… 제가 그렇게 많이 먹는 것도 아니니깐……)

 아차 싶었던 걸까? 내가 다시 그곳에 의지해야 할 만큼 상황이 안 좋다고 느낀 걸까? 만약 그렇게 느꼈다면 그건 사실이다. 더는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여기던 곳에 의지해야 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면서 실상은 아무것도 준비되어있지 않았
던 셈이다. 부끄러웠다. 보라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고 생각만 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되어있지 않았다.

 보라는 자신이 먹는 것 때문에 상황이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범한 돌연변이였다면 이렇게까지 힘들게 거처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길 것이다. 그 생각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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