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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비군이야기 많이 올라오던데..
게시물ID : military_402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길가던미대남
추천 : 3
조회수 : 77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03/22 14:11:37

안녕하세요 군지원 6번 낙방하고 7수 준비중인 21살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육군 소령으로 20년이 넘게 근무하시다 진급시험에서 떨어지셔서 소령에서 예편하시고 예비군중대장 시험을 보셔서 지금은 한 지방의 예비군중대장을 하시고 계십니다. 아버지께서 예비군 중대장 시험을 준비하실때 집에도 들어오시지 못하고 아버지께서 얼마나 고되고 힘들게 준비하시다 스트레스가 심하셔서 위염, 간염을 얻어가며 겨우 합격하셨던 자리였습니다. 아버지가 합격소식을 받은날 저희 가족은 1년만에 같은 식탁에 앉아 웃으며 밥을 먹을수 있었습니다. 1년간 집에 거의 들어오시지 못하고 들어오셔도 세벽에 잠깐 주무시고 다시 나가시곤 해서 얼구로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예비군 중대장이 되시고 나서 받는 대우는 토나올정도로 역겨웠습니다. 한참어린 소위새끼는 자신들의 아버지 뻘인 사람한테 반말로 명령이나 하고, 동원훈련때는 아버지가 교육하시는 모습을 보고 예비군분들이 야유하고 짜증내기도 하시더라구요. 아버지 사무실에 3명의 상근예비역들이 있습니다. 정말 가끔 머리좋고 정상적인 상근예비역들을 제외하고는 열에 아홉은 소위 말하는 고문관들이었습니다. 퇴근하고 저녁때 집에있다 말하고는 술쳐먹고 깽판치다 아버지 짤리실뻔한적도 있고, 전역 하루 남겨두고 아버지께서 특별히 외출해서 다른 동대에 동대장님들께 인사드리고 오랬더니 집가서 퍼질러 자고 있고..
그런 사람들을 대리고 매달 매주 감사다 훈련이다 해서 밤을 새고 들어오신 아버지가 쇼파위에서 주무실땐 정말 눈물이 납니다. 아버진 오늘도 곧 있을 감사때문에 혼자 사무실에 나가셔서 지친 몸으로 파일을 정리하고 보고서를 쓰고 계십니다.

가끔 포털에서 예비군 이야기가 나오고 어떻게 해서 누굴 엿먹였냐느니 어떻게 해서 조기퇴소를 했다느니..그런 이야기를 들을때면 아버지 생각이 나서 괜히 화가나고 또 슬퍼집니다. 예비군 분들도 예비군님들의 기준이 있고 사회에 나와서 까지 훈련을 받는게 어찌보면 짜증나고 귀찮을 수있습니다. 저도 아직 미필이라 잘 모르지만, 그런 사소한것들에서 피해를 입는 분들도 있다는 사실을 조금만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쓸대없이 진지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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