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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의 병장의하루 보고 쓰는 나의 병장의 하루
게시물ID : military_408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oblige
추천 : 5
조회수 : 125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4/03 15:03:49
병장 2~4호봉시절 기억을 더듬어서 써봅니다 ㅋㅋ
제가 있던부대는 약 10여개의 정비&보급반들이 포진해있는 정비대였습니다


06:00
기상이지만 점호는 20분에 하므로 15분을 더잔다



06:20
점호
망할놈의 부분대장이 짬이 안차서 아직까지 내가 어깨에 이 무거운 녹색짐을 지고있다
도대체가 넌 언제 짬차냐고 갈구고싶지만 부분대장이 그래도 인원파악은 다 알아서 해놓았기에 용서해주기로한다
당직사관이 구보를 하란다
이래서 분대장이 싫다 내가 인솔자라니 부분대장은 좀있다가 갈구기로한다




06:40
각 처부 사무실 청소
사무실아이들을 이끌고 사무실로가서 의자 3개를 연결해서 일단 눕고본다
눈만 감았다 떴을뿐인데 벌써 밥먹으러갈시간이다




07:00
아침식사
메뉴가 영 맘에 들지 않던차 우유가 보인다. 이등병때 이놈의 우유를 먹고 몇번씩 비둘기를 날렸는지 모르겠지만 2년간 이것도 먹다보니 고소하고 맛잇다
우유만 챙겨서 내려온다




07:20~08:00
일과준비(개인정비시간과 비슷?)
아침부터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해대는 미1친 후임을 보았다. 저녀석을 보고있자니 난 인생을 왜사나싶다




08:00
작업자 차출
행보관이 작업자를 각 처부당 1명씩 보내라고한다
하지만 난 지엄하신 수리부속보급관님(준위)의 노예이자 사단의 모든 수리부속을 관리하는 방대한 업무를 보는 대대본부이므로 쿨하게 씹는다
아니나 다를까 행보관이 네놈의 처부는 사무실 안올라가면 죽는병이라도 걸렸냐며 왜 작업자를 안보내냐고 갈군다
이에 내가 관할할 부분이 아니라며 수리부속보급관님에게 직접 문의하라는 고객센터와 같은 답변을 날려주자 행보관이 조용해졌다
내가 이등병~일병때 멋모르고 군생활에 대한 열정이 넘쳐 중대작업에 지원해서 나갔다가 수리부속보급관님에게 호되게 당한적이 있는 나와 행보관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한다





08:30
일과 시작
이라고 쓰고 커피타임이다
사무실에 올라가서 나의 마스터인 보급관님과 과장님께 커피를 타드린다. 이등병때부터 내가 커피를 타준탓에 내가 타준것이 아닌 커피를 굉장히 싫어하시는분들이라 직접 타면서 유대관계를 돈독히 다진다
다행히 과장님께서 저번 훈련으로 포상이 나올거같은데 너랑 한명더 뽑아서 말해달라고한다
좀있다 한잔 더 타드려야지




09:00~12:00
일과시작
후임들이 바쁘게 일을 시작한다
이놈들을 가르치느라 내 상병의 대부분의 시간은 야근으로 보냈다
하지만 그덕에 내가 지금 이렇게 간부와 한가한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이제 막 부임해온 하사가 나에게 업무에 대해 문의하길래 답변해주고 후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분대장일지엔 무얼써야하나 고민한다
마침 후임하나가 일을 하다가 잠이오는지 고개를 세차게 젓고 뺨을 탁탁 친다
미안 후임아 넌 오늘부로 인생과 군생활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병사로 잠시 탈바꿈해줘야겠어 오늘도 분대장일지 쓸거리를 확보했다

누구나 그렇든 처음 해보는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던, 나에게 자는시간빼고 모든시간을 갈굼을 당하는 후임도 제법 나와 친해져서 이제 장난을 치면 재미있기에 화기애애하게 일과를 같이 본다.(라고 쓰고 보는척을한다)


이제 갓 들어온 나의 어여쁜 부사수가 업무중 실수를 저질렀다
처음보는 프로그램이니 나오는 실수임이 분명하렷다
하하 이놈 그런건 형에게 맡기렴
간단히 해결을 해주지
10분여의 시간이 지나 뒷수습을끝내자 부사수가 나를 존경 + 언제날라올지 모르는 갈굼에 대한 불안함의 눈빛으로 쳐다본다
이에 난
내가 니짬때 니가 한 실수를 저질렀을때 사무실 자료창고에서 영수증더미에 파묻히는 형벌에 가해졌지만 넌 나의 위대한 업무를 계승할 아이이므로 이번 한번은 특별히 너의 죄를 사면한다는 눈빛을 보내며 다독여준다
업무 수습을하고나니 할게 없다 마침 커피도 다 먹었기에 보급관님과 과장님에게 커피를 한잔씩 더 타드리기로 했다.
보급관님은 이놈이 군생활을 헛하진않았구나 커피의 양도 이제 읽을줄 아는구나 라는 격려의 말로 할일없으면 창고나 내려가서 재고나 파악해오라고하신다
아싸 기회다 동기한테 놀러가야지

창고순방
창고에 내려가자 수많은 후임이 멀리서부터 목장갑을 벗고 경례를 해댄다
누가보면 대대장이라도 온줄 알겠다며 후임에게 면박을 주지만 내심 육군 직속상관에 왜 분대장은 포함안시키냐며 갈구던 나날을 회상하자니 기분이 좋다

동기는 여전히 창고 뒤편에 으슥한 공간에 마련된 라꾸라꾸침대에 누워서 호접지몽이라도 꾸는모양이다
이등병때 알동기와 같은 처부에 배정됨을 기뻐했고 같이 걸레를 빨던사이지만 이럴때보면 참 부러울정도다
왜 내가 이등병때 선임이 동기와 날 앉혀놓고 컴퓨터 할줄아는사람 이라는 질문에 손을 번쩍들며 컴퓨터자격증을 열거했을까 그때가 후회스럽다
동기에게 재고를 물어보고 잠시 미래에 대한 진지한 토론으로 오늘저녁 메뉴는 뽀글이로 할지 PX냉동으로 할지 열정적인 토론을 하고보니 벌써 점심시간이 다되간다 얼른 사무실로 올라가서 재고에 대해 보고했다






12:00
점심
점심 메뉴는 감자탕이나왔다
내 한달선임인 취사병은 감자탕집 아들이랬다. 그는 군에 대한 열정이 뛰어났는지 평소에 도와주지도 않던 가게일을 휴가나가서 도와주면서 감자탕수련을 했다고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부대에서 아주 맛있는 감자탕을 즐길수있다




12:20~13:00
오침





13:00
오후 일과 시작
오후가되니 더욱 할것이 없다
그래서 일을 하기로했다
후임들이 오전내내 끙끙앓던 업무를 내가 잡기 시작하자 황송하다며 뭐 도울게 없냐는 말에 얼음 4개반을 넣은 김연아가CF를찍는 맥심모카골드커피를 타오라고 시켰다
보급관님은 내가 업무를 제대로 잡기 시작하자 맘이 놓이셨는지 그래 후임들에게 그런 모범을 보여야한다며 칭찬해주시면서 마실을 나가신다
한참 업무를보다보니 대대장님과 같이 들어오신다
근무중이상무를 외치고 대대장님과 보급관님은 서로 수리부속보급에 관한 토론을 하신다
뭐 자주 있는일인지라 그저그러려니 하고 난 내 업무를 본다
역시 시간안갈땐 업무가 최고인듯하다
벌써 일과가 끝나는시간이 다가온다






17:00
일과종료
라고 쓰지만 나와 몇몇병사들만 내려가고 소수인원은 못다한 업무로 남게된다
근데 갑자기 후임이 자기가 남아서 업무를하겠다고한다
짜식 니가 남으면 나도 남으라고 보급관님이 말하실테니 그냥 좋은말로 할때 내려가자 라는 눈빛을 주지만 후임은 업무욕구가 충실한지 나에게 자기가 남아야하는 이유를 열심히 설명한다
이를 듣고 계신 보급관님은 그래 둘이 남아서 그거하고 가 내가 중대엔 인원보고 열외 시켜놓을게라고 하신다
어차피 이등병때부터 해오던 추가업무인지라 별로 불만은 없다
귀찮은 근무자신고 인원보고 안하게 되었으니 더 좋은거 같기도하다
더군다나 병장까지되서 개인정비시간을 침해당할수 없다는 일념인지 몰라도 이시간 나의 업무 추진력은 내가봐도 놀랄정도다
역시나 1시간만에 모든 업무를 마무리지었고 후임은 나의 속도에 따라오기 벅차했다. 그래도 처음들어왓을때 단축키안쓴다고 욕먹던놈치고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거 같다. 나와 비슷하게 업무 마무리를 시킬수준까지올라오다니




18:00
저녁식사
동기와 저녁은 가볍게 라면과 냉동으로 때우기로했지만 동기도 나도 2년간 군생활로 머리가 빠가가되었나보다. 둘이 같이 즐겁게 담소를 나누며 식당으로 갔다
한참 밥을먹고나서야 동기가 우리 저녁은 PX에서 먹기로 하지않았냐며 고개를 갸우뚱댄다
이놈이 나보다 똑똑한가보다





19:00
개인정비
내무실에 누워서 판타지소설과 TV를 본다
이마저 재미없어서 후임에게 어서 날 즐겁게 하지않으면 옆내무실까지 집합시키겠다는 말도안되는 말을 하고있으니 동기가 애 그만괴롭히라면서 사지방에 가자고 한다
사지방에가보니 뭐 할게 없다
그냥 싸이월드나 몇번 들락날락하다가 내려와서 관물대에 뭐 먹을거없나 뒤지는데 보지도 못한 라면이 있었다
심지어 PX에서 팔지도않는 라면이다
라면의 출처를 후임들에게 물어보니 이번달말에 병장을 진급하는 상말이 날보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우리부대의 전통인(이자 악습인) 병장의 말년인정식을 대비함이 분명한 뇌물이였다
우리 부대에선 물병장들은 진급한다고해서 바로 병장라이프를 즐길수있는게 아니였다
선임 병장들이 너네 병장인정ㅋ 이라고 만천하에 공표를 해줘야 진정한 병장라이프를 즐길수있었기에 나온 풍습이다
뽀글이를 해먹으려고 물을 받고 으슥한곳으로 가니 상말이 따라오면서 집게를 가져다주며 뽀글이가 익는 시간동안 입이 심심하지않냐며 담배를 입에 물려준다 무려 양담배다
이에 나는 니가 아무리 이런거한다고 내가 널 인정해줄수있을거같아라며 후임과 같이 뽀글이를 나눈다





20:30
청소
애들이 청소를 분주하게 한다 아 나 또 인원보고해야되지
아침에 부분대장 갈구려고했던걸 깜박했다
청소 지시하는 부분대장을 불러다가 갈구기 시작했다
넌 왜 밥은 많이 먹는데 짬이 안차냐며 징징대다보니 어느덧 보고시간이다





21:00
뉴스시청
이지만 쿨하게 케이블에서 나오는 걸그룹등을 감상하다 불현듯 놀라며 분대장일지를쓴다




22:00
취침
동기와 함께 열심히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덧 11시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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