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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화력시범 썰
게시물ID : military_410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왼손은탁칠뿐
추천 : 2
조회수 : 7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07 15:29:42
본인은 소위로 임관하자마자 합동화력시범이라는 어마어마하게 큰 행사를 맞이했음.
 
합동화력시범이라는 것은 군단에서 그 책임을 맡고 대통령 및 우방국 장교들을 불러서 우리 무기 짱짱쎔. 원하면 사가셈. 뭐 이런 의도로 진행되는 행사임
 
임관을 하고 맡은 소대 파악을 채 마치기도 전에 바로 행사준비에 투입되었고, 본인의 대대는 행사장 뒤쪽 산 4-5부 능선에 텐트를 치고 매일 표적지를 만드는 공사를 진행함. 참고로 보병이었는데 쌀마대자루에 흙을 넣어 적 땅크 모양을 크게 그린다고 해야하나.. 각도를 30도 정도로 먼 산에서 표적이 잘 보이도록 만드는 작업이었음.
 
약 3개월 간 산속에서 생활하였는데 그 때 있었던 몇가지 일을 풀어보고자 함.
 
1. 대대장님!! 이건 아니옵니다!!
 
행사는 모 군단 예하의 전차사격장인 승진훈련장에서 진행이 되었음. 이곳은 이미 전차 사격이 이루어 지던 곳이라 표적의 위치는 이미 정해져있었고 표적을 만들기만 하면 되었음. 그 중 7,8,9번 표적이 대박이었는데 경사가 70도 정도 되는 작은 흙동산에 표적을 박아 넣어야 했음.대략 높이는 20~30미터? 넓이는 80~100미터정도로 기억함
 
처음, 마대에 흙을 채워 계단식으로 차곡차곡 마대를 세워 땅크모양을 만드는 것으로 공사를 시작함.
진짜 어마어마했음.타는 듯한 햇빛(당시 6월의 산)과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전무한 작업 환경.
그리고 겁나게 큰 표적.. 이 표적을 도트형식으로 점점점 박아서 완성을 해야 했음.
 
일주일을 고생했던 걸로 기억함. 어설프게나마 3개의 표적을 완성하였으나..
장마가 시작됨.
경사 70도.. 깎아놓은 산은 비가 오자 표면이 와르르 무너져 내림.
엄청나게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표적을 지키고자 산 전체를 고추비닐로 덮는 거대한 공사를 시작함.(아무리 생각해도 미친거 같음)
그러나 표적을 끝끝내 지킬 수 없었고 반쯤 무너져 내린 우리의 결과물을 보고 절망하였음.
 
거대한 실패를 맛 본 대대는 이후, 마대를 찢어서 쫙 편 후 바늘질을 하여 천으로 된 땅크모양으로 작업을 진행함.
 
 
2. 공군 전투기 표적 근처에서는 항상 발 밑을 조심하라
 
공사 중간중간 화력시범 연습을 위해 사격이 실시되었음. 때문에 공사간, K-4의 유탄이라던가 공군전투기의 미사일 등이 종종 발견되었음. 사격 후 남은 탄피이거나 불발탄일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폭발의 위험이 있어 발견이 되면 경시줄을 치고 폭발물처리반이 올때까지 작업을 중단하였음.
우리 중대는 어느날, 공군표적지 작업을 갔었는데 출발전, 중대장님께서 우려의 목소리로 작업간 절대 발 밑을 조심하고 탄두가 보이면 지체없이 작업을 중단하라고 중대원들에게 얘기함.
 
설마, 별일이야 있겠냐는 생각으로 작업을 진행하는데.. 아뿔싸!! 영화에서나 보던 실제 탄두(고폭탄임)가 발견된 것임. 우리는 경시줄을 치고 복귀하려 했지만 작업시일이 촉박하여.. 경시부분마 놔두고 그대로 작업을 실시함. 하나의 탄두가 발견되었다는건.. 더 많은 탄두가 흙속에 묻혀있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었음. 그러나 중대는 상부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삽질을 하고 만들어간 표적을 펼쳤음.
 
다행히 폭발은 없었고, 작업 이후 텐트로 복귀하던 중대의 뒤에서 화룡이 솟구치는 걸 목격함. 폭발물 처리반이 불발탄을 처리하는 광경이었음.
아.. 만약에 작업도중 불발탄이 터졌더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음.
 
 
3. 얘들아.. 일어나볼래?
 
텐트는 분대별로 B형 텐트 2-3개동을 설치하였음. 솔직히 보병학교에서도, 학군교에서도 A형 텐트만 쳐봤지 B형 텐트는 처음이었고.. 숙영지 편성 당시 소대본부에 짬되는 애들은 휴가를 가버리고.. 일병, 이병으로 구성된 맴버가 텐트를 치게됨.
장마가 시작된 어느날 새벽.
중대본부 텐트에서 두시간씩 배정된 불침번(간부1명, 병사1명)근무를 서고난 후 몹시 피곤하여 소대본부 텐트에 들어가자마자 잠이듬. 이때 시간이 4시 정도였던걸로기억함.
한참 자고있는데.. 누가 코를 간지럽히는 느낌이 듬.
아~뭐야 어떤놈이야 생각하며 눈을 떴는데...
상상이나 감? 텐트 천장이 바로 내 코앞에 있는 것임.
뭐...뭐야! 나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텐트 천장때문에 일어나지도 못하고 옆에 자고있던 애들을 깨움.
얘들아.. 일어나볼래?
세상에.. 새벽간에 떨어진 빗물로 천장이 물 무게때문에 무너진거임. 텐트 안에 있던 인원 4명이 안쪽에서 이로 텐트를 들어올림. 머리로 ㅋㅋ
 
촤아아~
 
고였던 빗물이 쏟아지고.. 아침해가 뜰때까지 우린 수재민마냥 오들오들 떨며 언제 빗물이 잦아드나 기다릴 수 밖에 없었음.
일이 있은 그날, 휴가복귀한 소대본부장이 텐트 꼬라지를 보더니 애들을 데려가 갈궈대기 시작함. 얘들아.. 텐트하나 제대로 못치던 초임간부라 미안해ㅠ
 
 
4. 우리애들을 욕할 수 있는 건 소대장인 나만 할 수 있는거야!!
 
주말이 되면 대대는 본래 막사로 복귀를 하여 주말동안 휴식을 취한 후 월요일 새벽, 다시 산으로 돌아와야 했음. 그나마도 천사같은 대대장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진 꿀같은 휴식이었음.
대대가 휴식을 취하는 사이, 숙영지 관리? 경계를 위해 소대 하나가 남아서 지켜야했음.
그날은 우리 소대가 숙영지 관리를 해야했던 주말이었고 그 동안 타 부대에서 사격훈련을 하러 훈련장에 들어오게 됨. 빤쓰브라자 사단 전차대였음.
일은 점심시간에 벌어짐. 소대 하나만 남아있었기 때문에 육공차량에 음식을 추진시켜 훈련상황에서 식사하듯, 거지같이 비닐에 음식을 받아 식사를 하고 있었음.
식사를 하고 애들이랑 담배한대 피고 있는데 저쪽에서 쌍욕 소리가 들림. 가서 보니 소대원 중 가장 짬이 되던 병장놈이 식사 후 비닐을 땅속에 짬시키고 있었음. 밥을 먹었던 그 곳은 우리 대대 섹터가 아니었고.. 귀찮기도 했었고.. 뭐 여러가지 이유로 그랬던거같음. 그것을 본 빤쓰브라자 부대의 행정보급관이 빡쳐서 엄청 뭐라하는 거임.
가만히 그 모습을 보던 나는. 그 병장에게. 야이 씨발새끼야@#$@#$% 그 행정보급관보다 더한 쌍욕을 시전, 그 양반의 입을 닫음. 
#$%^#$%#$%따라와이새꺄 
뒤로 돌아가 담배한대 물려주며 얌마 그런거는 좀 안걸리게 해라 짬을 똥구녕으로 처먹었냐 ㅋㅋㅋ
네 죄송함돠 소대장님 ㅋㅋ구해주셔서 감사함돠 ㅋㅋㅋ
 
내새끼는 나만 욕할 수 있는거야 시발
 
 
 
5.어느 젊은 병사의 죽음.
 
2008년 포천의 여름은 정말 비가 많이 왔던 걸로 기억함. 사건이 있었던 그날도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었음.
 
비가 내리는 날은 표적지 작업을 할 수가 없어 각자 텐트에서 마대 바느질을 해야했음. 장맛비 꿀꿀!
 
소대원들과 농담따먹기를 하며 바느질을 하다가 점심식사를 하러 산 아래로 내려감(산 아래에 샤워장과 식당, 화장실을 만들어놓았음 우린 공병부대도 아니었고,, 보병이었으므로 당신이 뭘 상상하던 그 이하의 건축이었음) 판초우의를 뒤집어 쓰고 식사를 하러 내려간 식당 주변에는 앰뷸, 그리고 주위를 서성이는 타 부대 사람들이 있었음. 뭔가 심각한 상황.
 
지나가던 타부대 병사애를 잡고 물어보니... 전기작업중이던 공병부대 상병 애가 감전되어 전봇대에서 떨어졌다는 거임.
소대가 내려간 그 시간, 시체를 막 수습하고 주변을 정리하던 때였음.
사망사고를 눈앞에서 본건 처음이었고 본인 또한 당황했지만 소대원들이 보면 동요할까봐 사고현장을 보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식사를 한 후 텐트로 복귀하였음.
 
비가 오면 감전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작업을 하면 안되건만, 경험이 없던 공병부대 부사관이 전봇대 전기작업을 시켰고 까라면 까야했던 그 젊은 병사는 그렇게.. 먼 곳으로 가야했음.
 
사건은 유야무야 빠르게 수습, 정리되었고 이후 그 부대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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