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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말년에 사단장감찰나온 Ssul.txt
게시물ID : military_410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경고음
추천 : 12
조회수 : 2079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4/04/07 17:00:55
밀게에는 처음 글써보네요. ㅎㅎ
다른분들 군생활을 읽어보니 저도 가장 기억에 남던순간 하나를 써보고 싶은 마음에 글을 쓰게됬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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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2011년 5월군번 행정병. 전역일은 2013년 2월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상병 정기휴가와 병장 정기휴가, 거기에 각종 포상휴가와 보상휴가 등등
모여있는 휴가만으로 두달을 말년휴가를 나갈수있었고, 그때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2012년 12월. 말년휴가를 한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본인은 경기도 파주지역 GOP에서 중대상황대기근무를 서는 존재였고, 중대내 왕고였었다.
그날도 다른날과 다름없이 잉여스러운 나날을 보내고있었는데 갑자기 사단장님이 중대 감찰을 나온다는 것이다.

당시 근무자는 나와 10달차이나는 나의 후임병. 하지만 10달이라고해도 군생활을 그럭저럭 잘하는 녀석이었기에
사단장님의 감찰은 무난히 넘어갈거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적중하여 근무자들에게 별다른 지시사항은 없었다. 하지만...

연락이 온 뒤 얼마안되어 사단장님이 중대 상황실에 입성하시고 근무자와 CCTV병은 아무런 이상없이 잘 해내었지만,
문제는 중대장님의 실수와 상황판이었다.

중대장님은 긴장을 하셨는지 상황보고에서 실수를 연발하셨지만 다행히 사단장님은 이에 별 신경을 쓰지 않으셨다.
그러나 사단장님은 상황보고를 모두 받으신 후 상황판을 보시며 한마디 하셨다.
"상황판이 왜 이렇게 너저분한가?"

중대원들은 모두 멘붕에 빠졌지만 중대장님은 다행히 기지를 발휘해 잘 넘기셨고, 사단장님은 상황실을 벗어나셨다.

그리고 나서 사단장님이 들어가신곳은 상황실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생활관.
생활관을 들어가셔서 또다시 한마디를 하셨다.
"관물대가 왜 이렇게 낡았는가?"

이에 또다시 중대장님은
"전부터 사용해 오던거라 낡은거 같습니다."
라는 식의 말을 이용해 상황을 넘겼다.

이렇게 사단장님은 두마디의 말을 남기고 떠나셨고, 이 일은 대대를 거쳐 연대까지 보고되었다.

그러자 이 소식을 들은 대대와 연대는 난리가 났고, 연대 작전장교(당시 뛰어난 장교, 하지만 병사들에게는 악마였다.)
님이 손수 중대를 방문하시며 중대 상황을 살펴보셨고, 대대 또한 대대 작전장교를 내려보내 중대 상황을 살펴보았다.

이후 연대 작전장교는 손수 페인트와 책상 등 상황실을 대대적인 개편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하시고,
대대는 상황판을 다시만든다며 대대 교육병을 무려 일주일간 밤새 상황판을 다시만들었다.

그리고 우리중대 행정보급관님은 GOP에 들어오기 전에 있던 부대의 관물대를 공수해오기 시작하셨고,
근무에 나가지 않는 병사들은 모두 동원되어 원래있던 구식관물대를 손수 빼낸후 전 부대 관물대를 다시 채워넣기 시작했다.

관물대를 모두 바꾸는 작업이 끝나고, 본인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서게되는 야간근무를 서게되고,
아침 7시까지 근무를 모두마친 후, 샤워를 하고 침상에 누워 잠을 청했다.
하지만 8시. 행정보급관님이 본인을 깨우더니 부사수가 사고를 쳤다는 것이다.
다행이 큰 사건은 아닌지라 10분내로 빠르게 사건을 정리하고 다시 잠을 청하는데
잠에든지 30분만에 이번엔 부중대장님이 나를 깨우더니 상황판을 다시만들어야하니 1시에 나와 함께 대대로 가자는 것이다.

본인은 '금방 끝나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을 하고 잠을 청했다.
잠시후 나의 후임이 "허XX병장님 대대 가셔야 합니다." 라며 나를 깨웠다.
시간을 확인하니 11시 30분.

"왜 이렇게 일찍깨웠냐" 라고 물어보자 나의 후임은 "대대에서 1시간 일찍 오라고 지시사항이 내려왔습니다."
라고 말하였다.

나는 어쩔수없이 준비하여 레토나에 탑승, 부중대장님과 함께 대대로 이동하였고,
그 곳에서는 작전과장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다른중대의 모든 인원이 모이고 상황판을 보여주는데, 이게 웬일인가?
상황판은 크기가 약 150x250쯤 되어보이는 거대한 상황판에 무려 7장이나 되는 무시무시한 위용을 뽐내는 것이다.

이 상황판을 본 후 본인은 '아 이거 하루로 될일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을 하였고, 그 생각은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졌다.
상황판을 이리저리 둘러보니 수많은 띠지와 각종 네임펜으로 그어져있는 선들.
앞길이 막막하였다.

어찌어찌하여 각 중대 인원들은 1시부터 상황판 제작 작업에 착수하였다.
상황판은 순조롭게 작업되고 있었고, 저녁시간에는 밥을먹은 후 다시 상황판 작업을 시작하였다.

밤 9시가 되자 우리는 '잠을 재워주고 다음날 계속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큰 오산이었다.

밤 10시가 되어도, 12시가 되어도 작업은 계속되었고, 마침내 아침 7시까지 작업을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러자 작전과장이 작업장에 들어와 아침밥을 먹은후 12시까지 취침을 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아침밥을 먹은후 타중대원 생활관에 들어가 취침을 시작하였고, 12시가 되자 작전과장은 칼같이 우리를 깨웠다.
나와 타 중대의 나의 동기는 "말년휴가가 15일남았는데 이게 뭐하는 짓이야. 시X"를 연발하며
무려 5일간 이 생활을 반복하였다.
물론 작업 중간중간 대대 작전장교, 작전과장, 부대대장, 대대장, 부연대장, 연대장까지
다이아 2개부터 시작하여 대나무꽃 2개까지 5일만에 모두보는 일개 중대원으로서는 신기원을 이룩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무사히 상황판을 모두 만들었고, 모두 해방감에 제작한 상황판을 들고 중대로 복귀하였다.
중대로 복귀하자 우리의 부중대장님은 나를 보자 "XX야 미안하다"를 연발하셨고,
중대원들은 "아, 형 진짜 불쌍하다... 이제 푹 쉬다 말년이나 나가" 라고 하였다.
(본인은 상병중순까지 분대 후임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중대 후임들은 모두 나를 불쌍히 여겼다.)
하지만 상황판을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었으니...

상황판 제작이 끝난 후 나는 일주일간 매우 평화로운 일상을 보냈다.
이쯤되니 후임들도 나를 더이상 근무를 넣어주지도 않고 하루하루 매우 잉여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판을 부착하여야 한다며 대대 교지관님이 직접 중대로 내려와 상황판 부착방법을 알려주었고,
교지관님은 이미 많은 안면이 있던 본인을 지목하여 상황판 부착방법을 알려주고, 꼭 직접하라고 지시까지 내려주었다.

그렇게 본인은 말년출발 2일전에(!) 상황판을 부착하였고, 다행히 아무런 이상없이 말년출발을 하게되었다.

이후 휴가 대기기간동안 부대에 돌아와 상황판을 가끔씩 살펴보는데 조금씩 본인이 만든거와 다른점이 있는게 발견되기에
후임들에게 물어보니, 휴가나간동안 대대에서 추가사항이 내려와 부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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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쓰다보니 엄청나게 길어진데다 재미까지 없네요...ㅠ
아마 반응은 별로일거라 생각되지만 반응이 좋다면 일병때 대대 현관 게시판만든 썰을 풀어보도록할게요.

음.... 끝을 어떻게 내지...

끝?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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