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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의 버튼 누르기...
게시물ID : sisa_5005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Van
추천 : 2
조회수 : 41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4/17 14:50:18
지금 당장 내 목에 칼이 이미 반쯤 들어와 있고,
 
내 앞에 두 개의 버튼이 있어서,
 
빨간 버튼을 누르면 내가 개인적으로 모르는 300여명을 죽이고 칼을 치워주겠다...
파란 버튼을 누르면 그대로 내 목에 칼을 그어 죽이겠다...
5분안에 안눌러도 죽는다...
 
라는 영화에서나 보는 상황에 갑자기 놓이게 된다면,
앞뒤 정황과 나의 책임을 떠나, 당장 빨간 버튼을 눌러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유혹이 얼마나 강할지 확신이 안되네요...
 
일단 내 죽음은 피하는 수준에서 최대한 노력해보자.......라는 외부에서 보면 어이없지만, 본인에겐 절박한 스스로에 대한 설득에 내가 그 5분안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을 지.......
 
...
 
오해하지 말길 바라며,
 
저 역시 이탈리아의 선장에게 그랬던 것 처럼, 이번 세월호 선장에 대해서도 매우 강한 처벌과 비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선장으로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지시하고, 자기는 일단 빠져나가는 등 용서 받기 어려운 판단을 했구요...
 
하지만 저 늙은 선장을 저런 극단의 선택 상황에 몰고가게 한 총체적인 배경이 참으로 안타깝고 애잔하여 글 올려봅니다.
 
아직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배를 개조한 선주라던가, 나쁜 기상에도 출발하게 된 상황이라던가....
생각해보면 저 지경은 방지할 수 있었던 보이지 않는 수많은 기회가 있었을 텐데,
그런 기회를 누구도 막지 못했던
그야말로 후진국형 사고라고 밖에 할 수 없네요.
 
다시 한번 이글이 결코 선장을 지지하는 글이 아니고, 정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글이며,
다만, 선장이 희대의 살인마라기 보단,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안전불감증에 걸린 수많은 나쁜 결정들이 모여서
결국 선장이 긴박한 상황에서 목숨을 버린 영웅과 아이들을 버린 쓰레기 중에 골라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까워 글을 썼습니다...
 
유가족분들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말길 바라며,
부디 구조요원들도 조심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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