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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써봤어요.
게시물ID : sewol_117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괴란과자
추천 : 0
조회수 : 2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21 19:54:28
인천에서 해경으로 복무를 했고, 외국에 나와서 살고있는 지금은 저런 소식 접하지 않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아니 그런 생각조차 하고 살지 않았지.
그러나 이역만리 타국에서 이렇게 또다시 슬픈 소식 듣게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사고의 피해규모가 워낙 큰 바람에 잠시 한순간일지 모르겠지만 해양사고에 전 국민이 관심을 가져주고 경각심을 갖는 교훈이 될거라는 생각도 해본다.

차가운 말이지만..나쁜 사람같을 지 모르지만..
해경시절의 나는 어선 침몰로, 상선침몰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나오면 뉴스에는 단신으로 혹은 그냥 자막으로나 보도되는 일들이고 그 보도를 접한 사람들도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도 없이 드라마 보고 쇼 프로그램 보고 그랬을거라 생각했다.
아니다. 애초에 그런 단신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 어떤 실수로 인한 것이든, 아니면 부지불식간에 닥친 상황이든 사고로 죽은 사람들인데도 가족친지를 제외하면 교통사고 사망자보다도 보도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사망자들을 보고..
정말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굳이 하인리히 법칙같은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거의 매 한두달간격으로 침몰사고는 있어왔던 것 같다.
누구는 운이 좋아 구조가 되기도 하고.. 대게 실종-사망 처리되지만..
관심은 커녕 눈길조차 없는 바깥 사람들과 괴리감마저 느껴졌다. 다른 세상 사람들 같아서 때로는 야속했다.
단 여덟 명이 죽은 이전의 어떤 침몰사고에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었다면 이런 적어도 이런 혼잡과 분노는 없었을지 모른다.

당시의 내 자신은 몇번인가는 안쓰럽고 슬퍼지지만 그런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보고는 이내 한숨한 번 쉬어주고, 혀나 몇 번 차주는 수준으로 무덤덤해지기도 했던 것 같다.
사고자에 대한 내 관심과 우리의 걱정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번 사고는 관심을 가져준다.
걱정을 해준다. 같이 화도 내주고, 같이 슬퍼해준다. 
문득.. 이 관심과 걱정들이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사고의 규모가 워낙 커서 관심을 주고 걱정을 해주는 것일까?
피해자가 대부분 어린 아이들이라서?
선장이하 몇몇 선원들의 보기드문 무책임함에 화를 내는 건가?

사실 지금의 나는 다른 일반 국민들처럼 한 없이 안타깝고 걱정되고 슬프지만,
소식들을 지켜보며 몇년 전의 나로 돌아가 생각해보니 궁금하다.. 조금 밉기도 하다.
왜 이전에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는지..
애초에 본인들 생활과 관계가 별로 없다는 이유로 관심조차 없었으니 언론이 만들어 던져 준 관심에 자극받아 행동하는 마치 수십년전 소비자같다.
(그러니 당연히 기초적인 이해 없이 페북에서 인터넷 젖문가들이 올려 놓은 자료에 좋아요 클릭이나 하고 있을 수 밨에 없었겠지...)

어떻게 보면 오보를 낸 언론사나 단순히 공유누르고 좋아요 누른 사람들이나 각자의 오보를 낸 건데... 그것이 피해가족들에게 주었을 혼란과 상처는 어루만져줄 수 있을까?
홍모 여인이 거짓 인터뷰를 하고 그것이 사실이되어 보도되고 공유되어지는 동안..
방송사 못 믿겠다며 인터넷으로 정보를 접하고 있었을 피해자가족들에게 좋아요 누른 사람들은 마음 속으로나마 사과를 할까?

또 하나, 아직도 언론사 타이틀은 '구조 총력', '구조작업 중' 등 '구조'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현장을 보도 하는데.. 걱정이다.
나 역시 꼭 기적적 생존자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이제는 '수색'이라는 단어로 바꾸어 써주어야 하지 않을지
솔직히 걱정이다.
만약 생존자가 단 한명도 없다면...
그 가족들이나 걱정하고 기대를 놓지않던 사람들이 받게 될 절망감과 박탈감은 또 어떡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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