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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구를 탓하랴...
게시물ID : sewol_133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인칭주어
추천 : 2
조회수 : 18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22 18:48:11
내가 저 배 위에 있었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다.
 
나 역시, 12 주파수를 쓰고, 화물결박도 제대로 안했을 것이며
 
신참에게 배 운항을 맡겨놓고 잠을 잤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전부터 그렇게 해오던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잘못되었다고, 바꾸어야한다고 소리높여 이야기 할 용기가 나한테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FM으로 하자고 했을 때, 그것이 옳기 때문에 바꾸어야 한다고 말햇을때
 
'넌 왜 그렇게 답답하냐. 융통성이 없냐.' 라는 말들을 감수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나 또한 군생활 할 때, 야간 근무 때 초소에서 자곤 했다.
 
분명 초병은 잠을 자면 안된다.
 
하지만 '자도 뭔 일 있겠어?' '남들도 다 자는데 나만 안 잘 수는 없잖아?' '걸리지 않으면 돼지'
 
만약 걸려서 영창을 가는 사람이 있어도. '운이 나빴던거야.'
 
그리고 간부나 고참들도 '걸리지만 말아라'
 
이런 말들을 했다. 그리고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만약 곧 죽어도 잠을 안자겠다는 사람 있으면
 
'뭐 저리 잘난척이야.' '쟤는 너무 답답한 놈이야.' '혼자 깨끗한척 하고 있어' 라고 씹어대고는 했다....
 
 
이런식으로 FM으로 하고 정직하고 원리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은
 
언제나 우리 사회에서는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이 사회에서는 소위 '융통성 있는 사람들'이 인정을 받고 권력을 잡는다.
 
우리 또한 그런 상황들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비약하자면 나는 융통성이라는 것이 결국 부정부패로 가는 지름길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놈의 융통성있는 사람들이 친일을 하고,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죽였다
 
그리고 그놈의 융통성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원리 원칙대로 처벌받지 않고 지금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이라는 저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장 미천한 지위의 인간이 부패를 통해 부와 권력에 올라서는 모습을 늘 보게 되는 곳에서는,
부패를 묵인하다가 급기야 부패를 부러워하게 된다.
부패한 민주 정부는 결국 국민을 부패시키며, 국민이 부패한 나라는 되살아날 길이 없다.
생명은 죽고 송장만 남으며, 나라는 운명이라는 이름의 삽에 의해 땅에 묻혀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우리는 '융통성 있는 것(부패)'을 부러워하며 '원리 원칙을 지키는 것'을 부끄럽고 답답하게 생각한다.
 
이것은 일부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나라 전체에 만연해 있는 국민성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서)
 
그러한 것들이 권력을 잡아서는 안되는 사람에게 권력을 주고, 착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절망으로 몰아 넣고 있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모습은,
 
이번 사건에서 우리들이  어느 '일부만을' 가루가 되도록 공격하는 것이다.
 
그렇게 공격하면. 공격하는 사람은 일단의 면죄부를 얻기 때문이다
 
사실 그 일부야 말로 우리 사회의 모습, 우리 자신의 모습 그대로인데도...
 
그 일부만 사라지고 나면, 도대체 달라지는 게 무얼까?
 
그걸로 우리 사회가 바뀔까?
 
 
이번에 스러져간 무고한 목숨들을 위해서라도...
 
변해야하는 것은 일부가 아닌 전체며
 
바로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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