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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S 게임을 쭉 해오면서...
게시물ID : lol_4862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orycube
추천 : 6
조회수 : 78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05/06 23:51:12
내가 어릴 때 피시방이 스타에 점령되기 전이었던 시절에
친구들과 피시방을 가면 하던 게임은 상당히 다양했다. 오토바이로 레이싱하는 게임 (거의 다 CD로 되어있었다.), 레인보우식스 등 여러 가지 게임이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게임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녹스'라는 게임이었다.
룰은 아주 간단했다. 깃발 뺏아오기 게임이랄까. 다만 3D로 되어있어서 어지럽다는 정도?
여튼 신기하고 재밌고, 컴퓨터로 이런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에 푹 빠져서 친구들하고 가면 녹스를 꽤 자주 했었다.
 
 
그 추억을 가지고 퀘이크를 하다가 카오스로 2D의 AOS를 접했는데 그 후로 LOL이 나와서 초기에 하다가 접었고... 지금은 사이퍼즈를 하고 있다.
쭉 AOS를 해오고 있는데,
하다보면 느끼는게 AOS는 다른 게임들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벌레가 많다.
 
 
전에 베스트였나 베오베에서 봤던 벌레 검증법, 그거 생각보다 잘먹힌다.
일베하냐는 말에 일베 안한다고 화내는 놈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무조건 베충이라고 한다면서 화낸다. (끝까지 일베 안한다는 소리는 없다.)
 
 
 
그런데 일반 게임에 비해서 어째서 AOS에 그렇게 많은 것인가?
사실 언어만 일베어를 쓰고 벌레가 아닌 건 아닐까? 그냥 쓰는 게임용어처럼 되 버려서 헷갈려서 쓰는 거 아닌가?
 
꽤 오랫동안 게임을 하면서 느낀 건 그건 아니라는 거다.
물론 피시방에 가보면 롤 하는 초딩들이 언어가 아름답긴 하지만 일베가 쓰는 말이랑은 좀 차이가 있다.
결국 사퍼든 롤이든 하다보면 느끼는 게 꽤나 벌레가 많다는 거다. 없는 판도 많지만 몇판에 한두명씩 심심치 않게 보인다는 게 문제 아닌가? 보통 게임에서는 맵을 이잡듯 뒤져야 몇명 볼까말까 일텐데.
 
 
 
여러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본 결과, 이유가 있다.
그건 초딩들이 좋아하는 게임과 베충이가 좋아하는 게임의 공통분모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똥'을 쌀 수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생 때는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 즐거운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장난의 범위와 정도를 잘못 설정하는 경우가 교정되지 않으면 그렇게 되는데, 초등학생한테 눈물이 핑돌게 맞아본 사람이 의외로 많을 거라는 점이 그것을 증명한다. 심지어 선생님이라는 명함이 붙어있어도 조금만 간격이 가까워지면 정도를 넘어서는 장난을 치곤 한다.
 
 
 
벌레들이 패드립부터 시작해서 미친 수많은 짓거리를 할 수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런 짓들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을 '재미'로 치환해 버린다는 점이다.
 
그런데 나이가 먹어갈 수록 현실에서 그런 짓을 하다가는 왕따에 무시, 비난, 등등 여러 가지 그 전과는 다른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데서 오는 쾌감, 즉 장난이라는 범위를 제한하는 것에 대하여 이유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교정되는 경우가 보통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가 바로 우리가 보는 벌레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겉으로는 교정된 척 살고 있지만, 실제로는 남한테 피해를 입히고 싶고 그게 자신의 즐거움으로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 그들의 마인드는 Online을 통하여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보통 벌레들이 걸리게 되면 천편일률 적으로 내뱉는 변명이 '장난으로 그랬습니다.' 라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게임 중에 택배라도 와서 잠시 손을 놓고 간다 해도, 남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건만은 벌레들의 의견은 보통 다르다. 또는 예비 벌레인 사람들의 의견도 다르다. 그러한 상황에서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게임에 목숨거셨어요? 그럴 수도 있는 거지."
 
왜 미안하다는 한마디면 되는 것을 자신의 상황과 자신의 우선순위만을 생각하게 되는 걸까?
 
이 부분이 위에서 언급한 초등학교 시절에 교정되지 못한 "공감능력"의 부재라고 볼 수 있다.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초딩들이 좋아하는 게임이 몇가지 있는데, 예전에는 메이플 스토리, 던파, 등이었고, 지금은 롤과 카스, 서든 등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요 서든과 롤 등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 중의 하나가 "팀플레이"에 관한 부분이다.
 
메이플이나 던파가 "과시욕"의 결과물이었다면, 현재의 서든이나 롤은 캐릭을 키워서 과시하는 부분에서는 훨씬 부족하다. 리플레이성은 강하지만 캐릭에 이어지는 보상의 누적이 약한 "옴니버스"같은 느낌의 플레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요 팀플레이에서 바로 "똥"이 등장한다.
 
그리고 요 "똥"들이 커서 대학생 조별과제에 등장하고, 더 나중에는 회사의 "암적존재"들로 등극하게 된다.
그리고 진짜 문제는 "똥"을 쌀 수 있는 구조에서만 싼다는 것이다. (보통때는 철저히 일코를 하는 경우가 많다.)
 
심심해서 그냥 이상한 거 들고 이상한 짓 하고... 다른 4명의 시간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낭비하게 만드는 것.
나의 재미를 위해서 남들이야 그들이 기대했던 정상적인 스포츠같은 플레이가 불가능 하게 하는 것.
이런 것에 대해서 거리낌이 없다면 공감능력에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공감능력 얘기를 하면 대부분 "나도 내친구들이랑은 잘 통해"라는 말을 하거나 "동물은 잘 키워" 라든지 이상한 예시를 드는 경우가 많은데, 공감능력이 모든 부분에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초등학생들도 마찬가지지만 착한 마음이나 정상적인 생각도 가지고 있으면서 장난 이라는 부분에서만 공감능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들도 다른 부분에서 정상적인 것으로 보일만한 사고가 있다 하더라도, 일부에서 그러한 공감능력의 부족이 나타나고, 그런 것들은 이번에 보게 된 유족들 모욕사태나 광주민주화운동 비하, 패륜적 사고 등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관된 탈출구를 일베가 제시하고 그들은 안도한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많다고 느끼면 느낄 수록 자신은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offline에 얼굴을 못내미는 것 역시 마찬가지. 일베를 제외한 보통의 세상에서는 자신이 이해받지 못하고 자신과 공감을 못하는 이상한 놈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왜 내가 다른 사람생각에 맞춰야 하냐? 그게 공감이야?" 라고 말할 그런 것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벌레들이 능력적으로 약자인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게임에서도 드러난다.
 
그런 미친짓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기가 정말 잘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거다. 정상적으로 하면 정말 잘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못한다는 욕을 먹기 전에 익명성에 기대서 남을 욕하거나, 일부러 즐기는 척 하면서 똥을 싸는 거다. 열심히 해서 실력을 늘리는 것보다는 말이다.
 
정말 잘하는 사람들은 벌레가 되지 않는다. 진중권이, 조국이, 손석희가 벌레가 될 거 같은가? 변희재, 한 때 유명했던 간결, 이런 사람들이 보통 벌레가 된다. 그곳도 뭔가 인증 이런 게 있다고 하는데, 어떠한 직위가 그 사람의 대단함을 보여주진 않는다. 같은 교수라도 똥싸는 교수들도 많고, 심지어 우리나라 정치인들을 보면 그걸 입증하다 못해 맨 위부터 싹 이상하게 되어있다.
 
 
 
요새 공감능력 교육 공감능력 교육... 세월호 터지고 나서도 잠깐 스물스물 나오다 말던데, 원래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던 공감과 커뮤니케이션교육은 어느 새 그 방향을 잃었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한데, 아이들이 하루 중 하는 이야기들의 종류와 언어는 너무 짧고 한정되어있다. 대부분의 시간은 선생님과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교육이고...
 
 
글이 점점 산으로 가는데.
 
여튼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오늘 몇 판이나 벌레를 만나서 만나는 놈들마다 똥을 싸고 입으로도 똥같은 욕을 하고 나가서 쓴 것이
 
절대 아님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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