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순기능 아닌 순기능은 다름아닌 사람을 베는 병기로서 존재하는 것.
갑옷의 틈을 파고들고, 날을 이용해서 살갗과 뼈를 베어버린다.
검의 역할은 이 정도면 충분했다.
하지만 생명을 사물로 바꿔버리는 부정적 존재를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검을 본래의 기능으로서 생각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미술품, 즉, 장인과 대장장이의 작품으로서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 살벌한 날붙이에는 아름다움이 깃들었다.
어떤 검은 마치 눈 앞의 적을 죽이기 위해 탄생했음을 증명하려는 듯 마치 짐승의 이빨처럼 날카로우며 울퉁불퉁한 모양새를 띄기도 하며,
어떤 검은 옳은 것을 옳다고,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좋게 말하면 강직한, 나쁘게 말하자면 융통성 없는 오로지 올곧은 직선의 모양새를 띄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수 없이 많은 검이 제각각의 미를 지니고 있으며 사람들의 미의 기준은 제각각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바닥에 드러누워서 인장셔틀이 되어가고있는 것도 전부 다 검이 못나서 그런거야. 무기만 제대로 된 걸로 바꾸면 나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이것은! 개소리를 지껄이는 맛이구나, 잉여놈!"
...그래. 그냥 반격 한번 제대로 못하는 내 무능함이 너무 서글퍼서 변명처럼 지껄여 본 것이다. 제기랄!